기업 경영 중심에 서다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은 지난 7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 국내 30대 그룹의 회장, 부회장, 사장 등 CEO 231명의 최종 학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본교 출신 최고경영자 비율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이어 4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교는 전체 최고경영자의 6.9%를 차지해 35.1%를 차지한 서울대와 고려대(14.7%), 연세대(11.7%)의 뒤를 이었다. 본교 다음으로는 성균관대(4.8%), 한국외대(3.9%), 인하대(2.6%) 등이 뒤를 따랐다.이번 조사에서 본교는 6.9%의 출신 점유율을 차지하는데 그쳤지만 이는 최고경영자에 한정된 것으로 일반 임원에까지 조사를 확대할 경우 본교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5대 그룹 207개 계열사의 이사 이상 임원 3,500 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본교는 출신임원의 9%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10대, 30대 그룹으로 확대된 조사에서는 더욱 많은 임원 점유율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본교는 공과대학을 중심으로 성장한 만큼 공대 출신 기업인들이 유독 많이 포진해 있다. 지난 1970년대 건설 붐 당시 ‘한양공대 출신 기술자가 없으면 경부고속도로가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독려하기 위해 여러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온통 한양대 판이구먼”이라며 본교 출신 인사들의 활약상을 극찬했던 건 유명한 일화다. 또한 지난 1980년대 초 중동 건설 붐을 타고 달러벌이에 나섰던 현장 소장의 절반 가까이도 본교 출신이었다.
재계 내 본교 출신 최고경영자의 중심축은 현대그룹이 맡고 있다. 10대 기업 최고경영자에 속하는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구(공업경영 67년 졸) 동문이 대표적이다. 정 동문을 필두로 현대차 부회장 서병기(재료공학 74년 졸) 동문, 현대차 사장 최한영(영어영문 77년 졸) 동문,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 정몽근(토목 64년 졸) 동문이 있다. 삼성그룹 현직 최고경영자 가운데는 삼성전자 LCD 총괄 사장 이상완(전자공학 70학번) 동문을 비롯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 윤부근(전자공학 74학번) 동문, 삼성SDI 디스플레이부문장 김재욱(전자 79년 졸) 동문, 삼성SDS 부사장 윤석호(전산학 70학번) 동문이 있다.
삼성에 이어 LG그룹에는 (주)LG 고문 김쌍수(기계 69년 졸) 동문을 포함, LG전자 중국지주회사 사장 손진방(기계 64학번) 동문, LG화학 사장 노기호(화공 72년 졸) 동문이 전자, 화학 분야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밖에 주요 최고경영자로는 성호그룹 회장 송재성(토목 54년 졸) 동문, 다이소아성산업 대표이사 박정부(공업경영 69학번) 동문이 있다.
앞서 언급한 인사들 외에도 많은 동문들이 100대 기업, 코스닥 상장사 등에 포진해 있다. 이는 최근 수년간 발표된 각종 자료를 참고하면 알 수 있다. 지난 해 7월 매일경제신문사가 조사한 상장사 최고경영자 출신 대학과 6월 한국경제신문이 발표한 코스닥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 출신 대학 순위 모두에서 본교는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해 11월 조선일보가 발표한 국내 5대 그룹의 임원 순위에서도 4위를 차지했으며 또한 현직 이공계 기업 임원 배출 순위 1위, 현직 30대 기업 임원 배출 2위라는 성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하는 상황이다.
다른 유수 대학을 따돌리고 이 같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이공계의 발전과 실용학풍이 자리 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랜 기간 사회가 요구하는 이공계 지도자 양성을 목표로 이공계를 집중 성장시키는데 주력한 한양의 계획이 들어맞았다는 뜻이다. 이를 바탕으로 본교 공대는 기술고시 합격자 수 2위, 기업의 이공계 선호도 1위, 산업계 기술직 최고경영자 2위를 차지하는 등 ‘한양공대’의 명성에 걸 맞는 활약을 하고 있다. 특히 기계공학과는 7명의 최고경영자를 배출해 단일 학과로는 전체 12위를 기록해 한양 발전을 선두하고 있다.
정 현 취재팀장 opentaiji@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