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준비한 한양의 제도와 행사
한양의 이름으로 바다와 대륙을 건너온 외국인 유학생들
바다와 대륙을 건너온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008학년도 2학기 외국인 신입생 사전교육’이 서울캠퍼스에서는 지난 8월 20일과 9월 3일, 안산캠퍼스에서는 8월 26일과 9월 3일에 각각 실시됐다. 서울캠퍼스에서는 학부 신입생 166명과 대학원 신입생 105명, 안산캠퍼스에서는 학부 신입생 34명과 대학원 신입생 38명이 한양의 새로운 가족이 됐다. 이로써, 현재 본교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 수는 총 1084여명이 됐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40여 개 국가에서 왔으며 이 중 중국,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학생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이들 중 본국의 국비 유학생 자격으로 본교에서 수학 중인 학생들이 있다.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국비 유학생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각 정부에서 한국의 문화와 학문을 배우게 하기 위해 전액 국비로 유학을 보낸 학생들이다. 이들의 입학이 주목 받는 이유는 외국인 학생이 한국에 자비로 공부하러 오거나 국내 대학 초청으로 유학을 온 것이 아니라, 외국 정부가 국비 유학생을 선발해 집단으로 보냈기 때문이다. 현재 말레이시아 학생 70여명, 파키스탄 학생 70여 명, 사우디아라비아 학생 7명이 본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한국어 교육 과정을 밟고 있는 칼리드(공과대·전전컴 입학 예정) 군은 “한양의 우수한 선진 교육을 받기 위해 한국에 오게 됐다”며 “학교 생활을 도와주는 좋은 친구들이 많아 어려움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는 이들의 생활을 도와주는 도우미 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유학생들의 한국어 공부를 도와주며 한국의 여러 가지 전통 문화행사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도우미 한승범(공과대·기계 1) 군은 사우디아라비아 유학생 도우미 활동에 대해 “처음에는 이슬람 문화에 대해 잘 몰라서 걱정이 많았다”며 “그러나 이제는 서로 문화도 교류하고 한국어 공부도 도와주면서 진정한 친구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준비된 다양한 행사와 제도들
국제협력실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제도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해마다 외국인 유학생 사전 교육, 체육대회, 한국문화탐방, 졸업생 환송회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행사들을 통해 한양 가족이 된 외국인 유학생들은 학업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국제협력실 신우영 직원은 “유학생들이 새로운 환경에 낯설어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외국인 유학생들이 이국땅에서의 어려움을 착실히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와 제도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본교가 외국인 유학생에게 제공하는 행사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먼저, 매년 2월 말과 8월 말에 ‘외국인 유학생 사전교육’이 열린다. 사전교육에서는 3월(1학기)과 9월(2학기), 본교에 입학하는 외국인 신·편입생들을 환영하고 학교 생활 및 한국 체류에 필요한 사항을 안내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돕고 있다. 또한, 한국 학생들과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선배들과의 만남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체육대회’는 매년 10월 중에 진행한다. 2학기 중간고사 이후인 10월 중에 본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이 다양한 종목의 체육활동과 놀이를 통해 화합과 체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이는 유학생만이 아니라 한국인 학생도 참여해 체육을 통한 문화 교류 및 친목을 다지고 있다. 이어 매년 11월 중순에는 ‘외국인 유학생 한국문화 탐방’ 행사가 있다. 한국의 문화 유적지 및 문화 행사에 직접 방문·참여해 한국 문화와 예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체험해 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2백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안동을 찾았다. 이 행사에 참여했던 왕뢰(사회대·신방 2) 양은 “그 동안 책에서만 보던 한국의 문화 유적지 및 문화 행사에 직접 참여해 한국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는 매년 12월 말에 ‘외국인 졸업생 환송회’가 진행된다. 이는 본교에서 학업을 마치고 학위를 취득한 외국인 유학생들을 축하·송별하고,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유학생들 간의 화합과 우애를 다지는 자리다. 졸업생 환송회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노래와 춤, 연극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 지난 해 졸업생 환송회에 참여했던 후메이라(사범대·영어교육 2) 양은 졸업생 환송회에서 터키 전통의상을 선보여 ‘베스트 드레서’상을 수상하며 학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후메이라 양은 “졸업생 환송회는 그동안 한양에서의 추억을 뒤로 한 채 다시 새로운 세계로 나가는 자리”라고 말하며 졸업생 환송회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임을 강조했다.한편, 국제협력실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국제협력실은 외국인 유학생들의 입학서류접수, 자격심사, 학사관리, 장학관리, 생활상담, 행사지원에서 취업알선까지 외국인 유학생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일괄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 부서에서 입학부터 보험, 장학, 기숙사 등의 생활 부분까지 모두 상담 받을 수 있어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들의 학사 및 생활지도를 위해 주 1회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업 또는 생활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상담 지도교수의 적절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토고에서 온 블레자(공과대·전전컴 입학 예정) 군은 “국제협력실에서 소개해 준 동아리에 가입해 한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어 학교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협력실은 외국인 유학생들의 학사 적응을 위해 매학기 출석률 확인 및 휴·복학 전산관리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교육과정이 달라 학과에 적응하기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기초과목 무료강의도 제공하고 있다. 해당 과목은 영어, 기초경영학, 물리, 수학, 중국어로 강사들은 해당과목을 전공하고 있는 석·박사 자원봉사자들이다. 수업 운영은 학생들의 필요에 따라 과목 개설·변경이 자유로워 유동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밀레, “그들의 따뜻한 친구가 되겠습니다”
이 밖에도 본교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및 교환학생들이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이들을 위한 학사, 생활 전반에 관한 정책적 지원 제도를 따로 마련했다. 바로 국제협력실과 국제봉사동아리 하이바(HIVA)가 야심차게 준비한 유학생 지원 제도 ‘한밀레’다. 이제 한밀레는 어느 덧 3회를 맞이하고 있다. 한밀레는 ‘한양’과 영원한 친구를 뜻하는 순우리말 ‘씨밀레’의 줄임말로 외국인 유학생의 따뜻한 친구가 되고자 하는 시행 의도를 담고 있다.
한밀레는 매학기 본교를 찾는 외국인 신·편입생 및 초청교환학생을 맞아 개강 전인 8월과 2월 중 본교 학생을 대상으로 도우미를 공개 모집한다. 도우미는 4학년 마지막 학기 등록자를 제외한 본교에 재학·휴학 중인 학부생 및 대학원생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도우미 활동은 외국인 학생이 입국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공항에서 외국인 학생 마중, 외국인 학생 사전 교육 동반 참가, 수강신청 및 학생증 발급 등 온라인 학사제도 관련 지원 등을 수행해야 한다.한 학기 동안의 도우미 활동을 마치면 사회봉사학점 인정(대학원생의 경우 수료증 발급), 학점 미신청자에게는 순수봉사활동 시간 인정, 국제협력실 프로그램 지원 시 가산점 부여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는 의무사항을 준수하고 성실하게 활동한 자에게만 한해 부여된다.
한밀레 관리팀장을 맡고 있는 윤유상(공대·전전컴 2) 군은 “한밀레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의 대학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한편, 국경을 초월한 문화교류를 통해 본교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군은 “한밀레가 생기기 전에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사소한 것조차 국제협력실에 문의해 이들을 도울 제도 마련이 절실했다”며 “한밀레를 통해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단순한 학사 도우미가 아닌 국경을 뛰어넘는 진정한 친구가 되고자 했다”고 말했다.
세계 속의 한양을 만들어나가다
지난 학기 국제봉사동아리 하이바(HIVA) 단장을 맡은 외국인 유학생, 장호성(경영대·경영 2)군은 “처음 한국에 와서는 친구가 없어 많이 외로웠다. 그러나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많은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내가 꿈꾸던 대학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한국인 친구들이 나를 도와줬던 것처럼 이제는 그 친구들과 함께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장 군은 “한양에서의 배움을 토대로, 세계 도처에서 한양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자랑스런 동문이 되겠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유연경 학생기자 eyonkyong@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