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작품전 및 각종 전시회 잇따라

가을의 가장 큰 명절 추석. 올해는 예년보다 조금 이르게 추석을 맞았다. 봄부터 가꾼 곡식과 과일들을 수확하며 조상과 하늘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추석. 풍족하게 거둬들인 햇곡식과 햇과일을 친척들과 나누며, 즐겁고 넉넉한 마음을 나누는 우리의 명절이다. 학문을 갈고 닦는 대학에도 수확의 계절이 찾아왔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 학기를 시작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끝자락에 와 있다. 학생들은 그 동안 쌓은 자신의 실력을 각종 학술제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결실의 계절인 가을, 위클리한양은 교내 이곳저곳에서 열리는 학술제를 찾아보고, 학술제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마련했다.

재학생들의 실력 발휘, 학술제


지난 달 매 주마다 제 2법학관 7층 모의 법정실에서는 모의재판이 열렸다. 법학의 여러 주제를 토대로 다양한 재판이 모의 법정실에서 펼쳐졌다. 재학생들은 모의법정을 통해 법정 절차를 익히고 법학적 지식을 실제에 활용하는 능력을 키웠다. 법대에서 모의재판이 열린다면, 사회대 정외과에서는 모의국회가, 행정학과에서는 모의국무회의가 열린다. 다음 달 초로 예정된 모의국회는 지난 82년 처음 시행된 이래 정외과의 가장 큰 행사이자 학술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치, 사회의 논쟁거리를 함께 토론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함으로써 정치학도로서의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 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안산캠퍼스에서는 ‘2008 공학대 학술제’가 개최됐다. 제 1공학관 앞 거리에는 여러 학회의 작품 전시와 활동 보고,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렸다. 전시회에 총 12개 학회가 참가해 경쟁을 펼쳤으며 특히, 취업에 관련된 강연회가 열려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공학대 학생회장 심태섭(공학대·전자정보 3) 군은 “학생들이 다양한 행사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학술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도록 유도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학술제는 새내기 공학도들의 열정과 노력을 엿볼 수 있었던 자리이자, 다양하고 알찬 부대행사로 어느 때보다 풍성한 학술제가 됐다.

지난 2일과 3일에는 한양종합기술연구원(HIT)에서 16번째 사범대 교육공학과 전시회가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도전 2008 - 당신을 위한 설계’라는 주제로 4개의 학회가 작품을 선보였다. 교육학회, 방송학회, 사진학회, 컴퓨터학회는 주제에 맞춰 피교육자 맞춤형 교육을 위한 교육 자료를 전시했다. 이어 2일에는 교육공학세미나가 열렸다. 본교 교육공학과 학생들은 물론 이화여대, 안동대 교육공학과 학생들이 참가했다. 각 학교 학생들은 교육공학적 주제에 대한 발표와 토의, 질의응답을 통해 학문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이끌었다.

졸업을 앞둔 마지막 결실, 각종 졸업작품전 선보여

대학이라는 안락한 울타리에서 벗어나 설레임과 두려움 속에 사회를 향한 첫발을 내딛으려는 예비 졸업생들. 4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동안 자신의 자리에서 차근차근 쌓아 올린 결실을 선보이는 졸업작품전시회가 열렸다. 디자인대 시각패키지디자인과, 사범대 응용미술교육과, 생과대 실내디자인과, 의류학과 등에서 예비 졸업생들이 마지막 힘을 다해 준비한 졸업작품전이 열렸다.

지난 달 26일부터 5일간 열린 시각패키지디자인학과 졸업작품전시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전시회는 지하철 3호선 경복궁 역내에 위치한 지하철미술관에서 ‘끓는점(boiling point)'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물이 끓는점을 거쳐 세상을 향한 수증기로 피어오르듯, 예비 졸업생들에게는 이번 전시회가 사회에 진출하기 위한 마지막 끓는점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지하철 역사에서 열린 전시회는 학생, 교수, 디자인업계 종사자들은 물론 지하철을 이용하는 일반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학교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또한 네이버, 다음 등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를 통한 홍보도 진행하며 기존 전시회와는 다른 색다른 시도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시회를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지난 달 29일부터 일주일간 박물관 3층 전시실에서 총 28명이 참여한 응용미술교육과 졸업작품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는 4년 동안 쌓은 실력을 바탕으로 졸업논문을 대신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뜻 깊은 자리였다. 주제는 ‘29개의 색(29 layers)’이었다. 28명의 졸업생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정성이 더해져 29라는 숫자가 만들어졌다. 졸업생 자신뿐만 아니라 교수님, 친구, 가족들의 도움으로 졸업을 맞이한다는 의미다. 전시회에는 도자기, 회화, 웹디자인, 편집디자인, 그래픽디자인, 광고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이 출품됐다. 각각의 개성이 돋보이는 출품작들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생과대 실내디자인학과는 ‘점(DoT)’이라는 주제로 8개월간 준비해온 졸업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학생회관 콘서트홀에서 열린 전시회는 많은 학생들의 호응으로 이어졌다. 작은 점 하나가 모여 하나의 뜻을 전달하듯, 4년 전 작은 점이었던 학생들이 이제는 졸업을 앞두고 하나가 되어 꿈을 이야기 한다는 의미로 ‘DoT’이란 주제를 붙였다. 졸업 작품 준비 위원회 부위원장인 조은혜(생과대·실내디자인 4) 양은 “지난 8개월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고 극적인 순간이었던 것 같다”며, “하지만 이런 시간들을 밑거름으로 미래에 우리가 서 있을 분야에서 성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학인의 학술적 열정의 집합체인 학술제

지금 열심히 학술제를 준비하고 있는 과도 많다. 우선 무용학과는 오는 12월 10일 한양예술극장에서 졸업작품전을 가질 예정이다. 연극학과와 영화학과도 각각 워크숍과 졸업작품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7일 졸업연주회를 가진 작곡과를 제외한 피아노과, 관현악과, 성악과, 국악과는 이 달과 다음 달에 걸쳐 각각 백남음악관에서 졸업연주회를 개최한다. 생체대 생활무용예술학과는 다음 달 13일 졸업 작품회 및 정기공연에서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를 시연한다. 디자인대 영상디자인학과도 오는 30일 대학로 이앙 전시관에서 졸업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렇듯 예비 졸업생들은 학교에서의 마지막 작품전을, 재학생들은 지난 일 년의 성과물을 준비하느라 아름다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 해의 결실을 맺기 위해 학생들 스스로 참여해 만들어 나가는 학술제.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땀을 흘리고 열정을 쏟아가며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마 그 동안의 활동과 성과를 자랑스럽게 내보이는 자리가 학술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가을, 농촌에선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맛볼 때, 최고(最高) 교육기관인 대학에선 아주 달콤하고 보람찬 기쁨을 맛볼 수 있다. 그것은 학생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빚어낸 학술제가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이끌어나가는 학술제는 대학생활에 의미를 더해주는 뜻 깊은 행사다.

권희선 학생기자grazia1@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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