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환자와 교감 나누며 위로할 수 있는 시간 가져"

얼마 전 모차르트(Mozart)의 음악이 혈압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는 흥미로운 실험결과가 발표됐다. 이 실험을 진행한 미국 시애틀대(Seattle University)에선 모차르트의 음악을 고혈압 환자의 치료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음악은 환자 치료의 보조적 수단으로 점차 각광받고 있다. 굳이 치료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음악이 환자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2일, 본교 의료원 본관 1층에서 환자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가 마련됐다.

‘사랑 나눔 의료인 음악회(이하 음악회)’라는 주제로 열린 이 날 행사는 환자와 의료진이 음악으로 하나 되는 시간이었다. 특히 음악회의 출연진이 본교 의대 출신 의료진들이라 그 의미가 남달랐다. 병원장 안유헌(의대·의학) 교수는 “생명을 향한 겸손한 마음으로 환자와 의료진이 사랑을 나누고자 한다”며 “아름다운 음악의 세계에서 고통을 잊고 함께 마음의 평안을 가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음악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음악회는 박기봉 성동구 보건소장, 지태섭 성동구 상공회장 등 지역사회 인사들과 더불어 의대 동문, 학부형 등 4백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번 음악회에선 가곡, 영화 주제곡, 클래식 등 다양한 종류의 음악이 연주됐다. 특히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오재원(의대·의학) 교수의 바이올린과 서울병원 신경정신과 이규정 음악치료사의 피아노, 김윤호 내과 의원 원장의 첼로 삼중주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본교 설립자인 고(故)김연준 박사가 작곡한 ‘청산에 살리라’를 연주해 음악회 참석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수엽 소아 청소년과 의원 원장은 가곡 ‘보리밭’과 ‘뱃노래’를 독창해 전문 성악가 못지않은 실력을 자랑했다. 과거 독창 CD를 발매할 정도의 실력자인 이 원장은 구성진 가곡의 특성을 잘 살려 많은 박수를 이끌었다. 의대 클래식기타반을 창설한 강춘식 예일 성형외과 원장은 기타 독주로 ‘아라비아 기상곡’을 연주했다. 이는 깊어가는 가을밤의 정취와 어울러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환자와 함께 보호자로 음악회에 참석한 김용순(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 씨는 “흰 가운을 입은 의사들의 연주회가 낯설지만 음악을 통해 한층 가까워지는 기분이다”며 “평소 지루한 시간을 보내오던 환자에게 좋은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김 씨는 “앞으로 이런 자리가 자주 마련돼 환자들을 위로해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음악회에선 어려운 환자를 돕기 위한 모금함도 마련됐다. 더불어 10월에 생일을 맞은 환자에겐 축하 연주와 생일 선물이 전달됐다. 바이올린을 연주했던 오 교수는 “질병 이야기가 아닌 음악을 통해 환자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며 “이러한 기회를 자주 만들어 환자들과 교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준범 학생기자 thisplus@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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