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우들의 적극적인 참여"

선거의 계절이다. 학교 곳곳에서는 각 학과와 단과대 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각 단과대 건물들 앞에는 후보들의 간단한 약력과 공약이 적힌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더 많은 학우들에게 자신을 알리고자 강의실과 거리 유세에 나선 후보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위클리한양은 선거철을 맞아 본교 내 각 단위에서 진행하고 있는 선거철 풍경을 살펴보았다.

선거 - 함께 할 동반자를 뽑는 즐거운 활동


학교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여러 학내 단체와 관련을 맺는다. 학교 내 각종 행정부서뿐만 아니라 학생회와도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갖는다. 학생회는 각 학과나 단과대별로 진행하는 새내기 새로 배움터(새터)를 비롯해 농활, 체육대회, 축제, 학술제와 같은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한다. 또 소속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해 교육환경이나 학내 정책적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더 나은 학교생활을 위해 학생복지 부분에 힘을 싣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이렇게 우리들의 학교생활 전반을 함께 이끌어 갈 동반자를 뽑는 선거가 진행 중이다. 특히 각 학과나 단과대 학생회는 그 어떤 조직보다 학생들의 생활 가까이 존재하기에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

선거의 다양한 볼거리 - 신선한 공약, 경선 체제, '마지막' 학생회 선거


선거 과정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무엇보다 각 후보자들이 내놓은 공약이다. 공약을 통해 각 단위의 한 해 살림살이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단위별 후보자들이 내놓은 공약 중에서 신선하고 눈에 띄는 것들을 살펴봤다.

먼저 서울캠퍼스의 공약들을 소개한다. 더 많은 학우들과의 소통을 위해 공과대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 공학용 학생회가 내놓은 ‘공다방’과 사회대 레인보우 오케스트라 선본이 내놓은 ‘티-타임(tea-time)’, 법대 오색오감 선본의 ‘차와 함께 하는 오후’ 등이 눈길을 끈다. 단순히 차 한잔을 함께 마시는 걸 떠나 학우들의 의견을 보다 가까이에서 경청하고 이를 적극 반영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이는 공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보다 단단한 인적 관계망을 형성하기 위한 공약들도 볼 수 있다. 경영대 올드앤뉴(Old&New) 선본은 교수님과의 점심 식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학생들과 교수님과의 단란한 식사 시간을 통해 함께 하는 경영대를 만들고자 노력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또 법대 오색오감 선본도 매달 등산이나 문화생활을 통해 교수님과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학생복지와 관련해서는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공약들이 많았다. 인문대 스케치북 선본은 중앙도서관 책 반납 대행 공약을, 경영대 올드앤뉴 선본은 예비군 훈련일 아침에 김밥이나 샌드위치 등을 배부하겠다는 공약을 선보였다. 이밖에도 각 단과대의 학문적 특성을 살린 공약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인문대 스케치북 선본은 158계단에 위치한 목월 공원의 개축, 경금대 나인-업(Nine-up) 선본은 금융고시반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안산캠퍼스에서도 여러 가지 특이한 공약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공학대 액션 공대 패밀리 선본은 모바일 투표를 통해 학우들의 주요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또 언정대 파워 액션 선본은 언정인들이 직접 하고 싶은 말을 현수막을 통해 알리는 1주일 1현수막 공약을 내새웠다. 이렇게 다양하고 신선한 공약들이 학우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선거의 또 다른 묘미는 여러 후보들이 벌이는 경합 과정을 지켜보는 데 있다. 현재 각 단위 선거는 대부분 단독 후보 출마로 찬반 형태의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후보 이상이 출마해 경합을 벌이고 있는 학과나 단과대를 찾아 그 풍경을 살펴봤다. 먼저 단과대 단위에서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 의대를 찾아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생회장으로 출마한 기호 1번 이욱용(의대·의학 1) 군은 “경선을 진행하면서 기존에 안일했던 점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말하며 “이전에 부학생회장으로 일하면서 느꼈던 점을 잘 녹여,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 부학생회장 후보에 출마한 기호 2번 정현진(의대·의학 1) 양은 “두 후보 진영이 경쟁하면서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가져다 준 것 같다”고 말하며 “더 좋은 공약에 대해 고민하고 발전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 같다”고 경선 과정을 평가했다. 학과 단위에서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 건축공학과를 찾아갔다. 건축공학과 학생회장 후보 마선영(건축대·건축공학 1) 군은 “경선을 통해 회장으로 뽑히는 경우 단선의 경우보다 더욱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고 인정 받을 수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학생회장 후보 공유선(건축대·건축공학 1) 양은 “단선의 경우 나태해지기 쉬운 면이 있는데 경선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 끝까지 긴장하고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선거 참여 소감을 전했다. 현재 경선으로 선거에 참여하고 있는 후보들은 경선이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자칫 학과나 단과대 내부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점을 단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캠퍼스의 경우 현 공과대 체계가 내년부터 공학원 체계로 개편되면서 학과 통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내년부터는 제1공대 학생회, 제2공대 학생회 등 지금과는 다른 체계로 학생회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래서 정통대와 건축대 선거는 올해가 자체적으로 시행되는 ‘마지막’ 학생회 선거다. 정통대 학생회장 후보로 출마한 안석민(정통대?컴퓨터 2) 군은 “현재 정통대는 전자통신컴퓨터공학부, 전기제어생체공학부와의 통합을 앞두고 여러 가지 합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 혼란스러운 점이 많다”고 밝히며 “이런 상황 속에서 조금이나마 학우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싶은 마음에 학생회장에 출마했다”고 밝혔다.

한편 안산캠퍼스의 경우 지난 11월 25일과 26일 양일간의 투표를 거쳐 대부분의 학과와 단대 학생회의 윤곽이 드러났다. 단선으로 진행된 총학생회장 선거에서는 파워 액션 선본의 황정욱(언정대·신방 4) 군이 선출됐고, 역시 단선으로 진행된 총여학생회의 선거에서도 50%가 넘는 투표율을 기록한 ‘떴다 그녀’ 선본의 유예슬(공학대·화공 3) 양이 총여학생회장으로 선출됐다.

더 많은 학우들의 참여로 축제로서의 즐거운 선거를


선거가 진행되고 있지만 학생들 중에는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지, 또 어떤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한 학생은 “평소 학생회 활동이나 선거에 관심이 없어서 강의실에서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저들이 학생회 선거에 나오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하며, 투표 의사 여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입 모아 당부하는 점은 학우들의 참여였다. 의대 학생회장 선거에 부후보로 출마한 배준일(의대?의예 2) 군은 “학생들의 여러 가지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민주적인 기회가 되는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사범대 학생회장 후보로 출마한 강상규(사범대· 수학교육 2) 군 또한 “학생회는 학생들과 동떨어진 조직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사범대인이라는 이름 아래 선거 이후에도 많은 학우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각 후보 진영에서는 다양한 활동으로 학우들의 주목을 끌고자 노력하고 있다. 수업시간 전·후를 이용해 강의실을 찾아 직접 인사를 건내는 전통적인 방법만 있는 게 아니다. 공과대 학생회 선본은 제1 공학관 1층 현관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마련해 공약을 걸어두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사범대 비빔밥 선본은 사범대 앞에서 선거 유세용으로 개사한 최신 가요를 부르면서 학생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이번 선거는 아직 많은 학우들 사이에서 ‘그들만의 축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다. 앞으로 이런 과제들을 해결해 더 많은 학생들의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학생회, 다양한 목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학생회가 되길 바란다.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모두 다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유쾌한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장지은 학생기자 ptjje@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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