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특허전략 유니버시아드, 산업부 장관상에 조수빈(재료화학공학과 4) 씨


특허기술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관련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을 가리켜 원천특허라 한다. 원천특허에 적용된 기술을 이용하되, 특허권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새로운 특허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에 우리나라에선 국내 대학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캠퍼스 특허전략 유니버시아드’가 해마다 열린다. 최근 열린 대회에서 조수빈(재료화학공학과 4) 씨가 최고상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차지했다.
 

세 번 참가해 모두 수상, 남다른 실력 인정 받아

캠퍼스 특허전략 유니버시아드는 특허 교육을 확대하고 대학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산업계에 공급하기 위해 개최하는 대회다. 특허청과 한국공학한림원이 주최하며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국내 수많은 기업이 대회를 후원한다. 대회는 '선행기술 조사'와 '특허전략 수립' 두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선행기술 조사는 주어진 산업 분야의 선행기술을 조사한 뒤, 특허의 가능성이 있는 항목을 연구하는 것이다. 특허전략 수립 부문에선 주제에 대한 기존 특허를 분석하고 구체적인 연구개발 전략 및 특허획득 방향을 설정하게 된다. 선행기술 조사는 상반기에, 특허전략 수립은 하반기에 대회가 열린다.

조수빈 씨는 벌써 3번째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그리고 3번의 참가 모두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하반기 첫 도전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올해는 상반기 선행기술 조사 부문에서 장려상과 하반기 특허전략 부문에서 최고상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았다. 특히 특허전략 수립 부문은 높은 수준의 전문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상자가 대학원생이란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더욱이 최종 심사는 자신의 연구를 PT 형식으로 발표해야 하기에 수준급의 발표 실력이 요구된다. 개인 참가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을 위해 3인 이내의 팀 참가도 허용하지만, 조 씨는 개인 참가로 당당히 1등의 자리에 올랐다.
 

▲ 지난 12월 9일 조수빈(재료화학공학과 4) 씨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대회 준비과정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체계적인 준비가 수상의 비결
 
최고상을 받은 특허전략 수립 부문은 주어진 문제 중 하나를 선택해 관련 분야의 특허 전략을 수립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식이다. 비전문가는 특허 관련 용어가 생소하기 때문에 대회 준비가 만만치 않다. 한 페이지 가량의 문제를 분석하는 것부터 난관이다. "대회를 혼자 준비하는 거라서 체계적으로 접근하려고 했어요. 무작정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단 문제 출제 의도가 무엇인지 분석했죠.” 문제는 후원 기업이 출제하지만, 원칙상 해당 기업은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 씨는 기업이 만족할만한 특허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선 기관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판단했고, 사전조사를 통해 해당 기업을 유추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특허전략을 수립하기 앞서 기업 사전조사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 300개에 달하는 관련 기사와 5천 건이 넘는 특허기술을 찾아 봤다. 그제서야 어떤 방향으로 연구할 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선택한 주제에 해당하는 특허기술 데이터를 검색해 관련 정보를 모았다. 이후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만을 추출해 기술 개발 방향을 구상했다. “이 모든 것을 혼자 해내야 했기에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어요. 기술을 분석하고 엑셀과 PPT,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많게는 하루에 절반 이상을 투자하기도 했죠.”
 
조 씨가 선택한 주제는 '자동차 디스플레이'다. 디스플레이에 관심이 많아 지난해에도 LCD 디스플레이에 관한 주제를 선택했었다. 조 씨는 “최근 많은 기업들이 자율주행자동차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자동차 디스플레이에 관한 정보를 분석하면 좋을 것 같았다"고 했다. 자동차 시장에서 하드웨어보단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단 점에서 착안해 자동차 디스플레이도 소프트웨어 기술 발명에 집중했다. 조 씨는 투명 디스플레이를 자동차의 앞 유리에 넣는 방법을 제안했다. “디스플레이와 자동차의 유리창을 결합해 여러 정보를 표시하는 기술을 도입하면 편리할 거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 이영무 총장이 관련 분야 수상자를 격려하는 자리에서 조수빈 씨(오른쪽)가 이 총장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한 디딤돌
 
그는 후배들에게 대회를 적극 추천했다. 준비 과정에서 학교에선 미처 배우지 못한 지식을 얻고, 기술을 익힐 수 있음은 물론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혜택인 ‘YPL 모임'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YPL은 특허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그리고 대회에서 수상한 학생들 간의 모임이다. 정기적으로 세미나와 초청 강연을 열고 취업 멘토링을 진행하기도 한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사회에 진출한 분들과 얘기를 나눌 자리가 흔치 않잖아요. 그런데 YPL에서는 관심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특허에 관심이 있는 후배들이 YPL에 꼭 들어오면 좋겠어요."

조 씨의 최종목표도 특허와 관련이 깊다. 특허 출원의 절차를 대리하는 변리사가 되는 것이 꿈이기 때문. “이번 대회에서 그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변리사 시험 준비를 하다가 이 공모전 개최 소식을 들었어요. 변리사와 관련된 분야이기 때문에 이 직업이 적성과 맞는지 시험해보기 위해 대회를 나갔어요. 실제로 해보니깐 분석하고 보고서 쓰는 과정이 정말 재밌더라고요. 거기에 상까지 받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죠.” 앞으론 변리사가 되기 위해 고시공부에 전념할 계획이라는 그. 이번 대회는 꿈을 향해 내디딘 한 발짝이었다.
 

▲ 인터뷰를 마친 후 조수빈 씨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글/ 최연재 기자         cyj0914@hanyang.ac.kr
사진/ 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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