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대, 초등학생 대상 과학캠프 개최
일상생활 접목된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
평소 조용하던 서울캠퍼스 자연대는 병아리같이 귀여운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 부산하다. 여러 교사들이 아이들을 지도하러 바쁘게 움직이고, 수업에 들어간 교실 문 사이로 웃음소리와 선생님의 설명 소리가 새어나온다. 한 반은 봉을 이용하여 플롯을 만들고 있고, 다른 반에서는 색종이를 잘라 만화경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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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경 수업을 들은 이미란(성신초등교 2) 양은 "만화경을 보니까 내가 잘랐던 종이가 안에 들어가서 예쁘게 변신했다."며 신나게 설명한다. 소풍 온 것 같다며 좋아하는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에는 여러 가지 과학 도구가 장난감처럼 들려져 있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신나는 과학놀이 마당' 과학캠프가 자연대에서 열렸다. 본교는 서울·경기 지역의 중·고등학교 교사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이하 신과람)이 주최한 이번 행사를 98년부터 공식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의 원리를 재미있고 신나게 배울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실험과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금도끼 은도끼', '힘좋다! 전기그라' 등 제목도 재미있는 수업은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뉘어 한 반에 12명의 아이들로 구성되었으며 서너명의 교사들이 담당하여 세심하게 가르쳐준다. 프로그램으로는 스프링으로 전화기를 만들어보는 '우리 팅할까?', DNA구조를 공부하고 그 구조로 예쁜 팔찌를 만들어보는 'DNA팔찌' 등 일상생활과 과학이 접목된 총 21가지 수업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위해서 '신과람' 회원들인 과학교사들은 매주 모임을 갖고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과학연구 방법을 개발해 왔다. 선생님을 따라와서 자원봉사를 하는 중고등학생들도 '신나는 과학놀이 마당'의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그들은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보조 교사 역할을 하며, 각 프로그램에 쓰이는 여러 도구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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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나누어줄 전지와 전선을 준비하고 있던 신현경(서울사대부여중 3) 양은 "과학이 좋아서 과학선생님의 권유로 참여하게 되었다."며 "초등학교 3, 4학년이라서 전기부분에 대해 어렵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재미있는 실험으로 아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의젓하게 말한다.
'신과람'의 대표인 류성철(태릉고) 교사는 "기초과학이 소홀하게 다루어지는 현시대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실제로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벽에 자주 부딪치게 되고, 기초 과학교육의 절실함을 몸소 깨닫는다."며 "과학이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과학에 대해 친숙하게 느끼고 기초과학지식을 쌓으면 국가기술을 좌우하는 인재양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교사들의 과학에 대한 애정과 제자들의 자원봉사, 선생님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우는 아이들의 호기심으로 3일간의 과학으로의 탐험이 끝이 났다. "건전지를 연결해서 전동기가 움직이는 '더 작고 더 빠르게' 수업이 가장 재밌었어요. 과학자가 꿈이에요!"라고 말하는 박수준(낙민초등교 3) 군의 해맑은 표정에서 과학교사들의 뜻 있는 고민과 노력이 벌써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처럼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