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ㆍ가치관 고려없는 공문원 진출은 문제"
행정고시반ㆍ여학생 시험준비반 등 지원 확대
유재원 교수 (사회대 행정과)
대학가에 '공직열풍'이 불고 있다. 고시촌으로 불리는 신림동에는 행정고시를 중심으로 한 각종 공무원 시험생들로 붐비고, 본교를 비롯한 많은 대학에서도 행정고시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직열풍. 사실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법정계열과 상경계열 전공의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중 하나는 행정고시 합격을 통한 고위 공직자였다. 그러나 공직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는 최근 몇 년전부터 부쩍 커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이러한 열풍에 따라 '공무원이나 해야겠다'라는 식의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공직진출 준비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이러한 태도는 위험천만한 것이다. 공직진출을 원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과 가치관이 공직에 적합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고, 공직에 들어간 이후의 생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또한 효율적으로 공직진출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행정고시반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유재원(사회대·행정과) 교수로부터 바람직한 공직진출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행정고시를 중심으로 '공직열풍'이 불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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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이 가지는 매력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정적이며, 사회적으로 지위를 보장받고, 인정받는 직업 중 하나가 공무원이다. 특히 행정고시의 경우 합격할 경우 사회적, 경제적 지위는 물론이고 다른 좋은 직업들이 제공해 주지 못하는 많은 혜택이 있다. 예를 들면 해외유학 같은 것을 파격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또한 국가의 정책을 만들고 집행한다는 측면에서는 그 어떤 직업보다 매력이 있다고 본다. 경우에 따라서는 과장급 공직자들이 1년에 천억 단위의 예산을 운영하는 권한이 있을 정도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우리 사회의 'Decision Maker'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요즘은 여학생들도 공직에 관심이 많은데, 행시의 경우 전체 합격자의 20%를 여성으로 배정하는 할당제 때문에 여학생들이 유리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또 공직사회가 전반적으로 일반 기업체에 비해 여성들이 활동하는 데 수월하고 법적·복지적 혜택도 많은 편이다. 따라서 공직열풍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현재 학교에서 학생들의 공직진출을 위해 지원하고 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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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관련 설명회나 간담회 같은 자리에서도 공직에 관련된 설명을 많이 하고 있으며, 잘 알다시피 행정고시반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본교는 행정고시반을 통해 오래전부터 많은 수의 행시 합격자들을 꾸준히 배출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학교측에서 학생들의 공직진출에 대한 관심에 부응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합격자의 배출을 통한 학교의 발전을 위해 행정고시반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행정고시반이 예전보다 훨씬 더 좋은 시스템과 교육여건을 갖췄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공직에 관심있는 학생들은 행정고시반을 적극 이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행정고시반의 경우 입반시험에서 영어만을 평가한다. 영어능력과 공직에 대한 열정과 노력만 있다면 행정고시반의 커리큘럼을 통해 얼마든지 행시에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혼자서 고민하며 공부하는 것보다는 체계적인 학교의 시스템을 이용하는 게 훨씬 더 합격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알다시피 행정고시는 개인의 힘만으로 공부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지 않은가?
우리나라 공무원 선발제도인 고시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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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입식문제 중심의 시험과목 등 고시제도에 어느 정도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틀에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 고시제도는 현실적으로 정말 우수한 인재들만이 통과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으며, 지금까지 이를 통해 유능한 공무원들을 효과적으로 많이 양성한 게 사실이다. 그런만큼 우수한 인재들을 선발하고, 공직으로 유도하는 데는 나름대로 좋은 제도가 고시제도라고 생각한다. 개방형, 특별채용 등과 같은 형태로 우수한 고급, 고위 공직자들을 선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고시를 통해 공직자를 선발하는 것도 지속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공직자들의 자질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고시제도를 문제삼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지적은 지나치게 상대적인 것이다. 외국에서는 우리나라 행정부와 공직자들의 우수성을 칭찬하는 경우도 많다. 또 아직까지는 행시를 제외하고는 우수한 공직자를 선발하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공직자들과 고시제도를 평가하는 태도가 더 잘못된 것이다.
공직에 진출하려는 학생들이 꼭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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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자신에게 '공익관'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공직자를 영어로는 'Public Servant'라고 하지 않는가? 자신은 '국민의 하인'이라는 생각으로 봉사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들이 공직자가 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도 많아야 한다. 결국에는 정책을 통해 보다 좋은 방향으로 사회와 국가를 운영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직에는 많은 분야가 있다. 행정고시의 경우 총 일반행정, 재경, 사회복지, 교육행정, 보호관찰, 법무행정 등 총 10개의 직렬이 있으며, 지방행정고시, 법원행정고시 등과 같은 형태의 고시도 있다. 자신의 적성과 전공이 어느 분야에 적합한지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참고로 일부 학생들은 행정고시가 법정계나 상경계 전공 학생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행시 사회복지직 같은 경우는 사회학과 학생, 교육행정은 교육학과 학생이 유리하다. 이런 정보들을 정확히 그리고 많이 알아야 한다.
공직에 관심이 있거나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공직진출에 보다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사회적으로 의미있고, 영향력 있는, 또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공직만큼 좋은 분야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기 전에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적성과 가치관 그리고 목표들을 냉정하게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이런 사전준비가 부족할 경우에는 공직진출을 준비하는 데 있어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세형 학생기자 sehyung@i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