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희 교수 (법대 법학과)
대학은 학문의 장이며, 학생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길을 찾아가기 위한 스스로의 진지한 고민과 그를 뒷받침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대학생들은 사회에 나가서 무엇을 해야할지, 자신이 어떠한 것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 또한 재정의 악화 등으로 인해 학생들이 마음껏 재능을 발휘하게 하지 못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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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에서 주당 1-2시간 배우는 한문시간에 본인도 알지 못하는 어려운 한자를 많이 배우지만 막상 법과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기본적인 한자로 된 법조문 하나 제대로 읽지 못한다. 이는 우리 법대생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국 어느 법과 대학생들이나 마찬가지며, 이공계 대학은 더 심하다. 입시와 관련이 없는 과목의 경우 학생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의 경우에도 이러한 과목에는 비중을 두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때문에 학생들은 전체적인 교과과정의 이해 부족과 더불어 수학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결국 입시와 관련이 없는 과목에 재능이 있는 학생의 경우 자연 도태되고, 계속되는 스트레스로 인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재능마저도 잃어버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우수한 능력을 가진 인재라도 너무 입시위주와 암기식의 수업방식이 시험때까지만 외우기만 하면 된다는 것 때문에 대학 진학과 동시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언론은 이 책임을 모두 우리 대학들의 잘못된 지도에 있다고 이야기하는 듯 하다. 중·고등학교까지는 세계에서도 몇 번째인데, 세계 어느 나라 중고생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뒤쳐지고, 우리나라 대학은 세계 100위안에 들어가는 대학이 없다는 등의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전반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새로운 지도방법과 특화된 교육을 통해 우수한 인재들로 양성해낼 필요가 있다. 인간은 각자가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환경에서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즉 각자가 자신의 재능이 무엇이고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잘 알 수 있게 하고 그를 개발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학에서의 실질적으로 특화된 교육이 강조되어야 한다.
대학의 특화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정부의 역할 또한 중요시된다. 특히 가정에서는 자기 자식의 능력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통해 자식의 삶의 목표수립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정부는 정형적이고 획일적인 교육정책에서 탈피하여 특화를 저해하는 요소를 없애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출생인구의 감소로 중고생들의 수가 감소하게 되고 또한 대학생의 숫자가 줄어들 것이지만, 대학의 정원이 입학생수보다 많아 대학은 정원 채우기에 급급하게 될 것이다. 이에 각 대학은 등록금만으로는 상대적 빈곤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이유에서 대학은 학생들이 그들의 길을 찾아가는 환경조성에 조금은 소홀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학생들은 자체생존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대학교수의 연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학교수의 연구는 학회지와 학술대회에 발표하는 것만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많은 연구를 통한 결실이 그 빛을 제대로 보기도 전에 사장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은 대학교수의 업적을 대외적으로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대학교수도 자신의 연구성과가 빛을 볼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즉 연구성과물을 상품화시키는 것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결국 학생은 자신의 진로와 삶의 목표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만 될 것이고, 대학과 가정 그리고 정부는 그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그 방법으로 가정과 학교의 경우 학생의 진로를 선택하기에 앞서 많은 정보를 제공하여 학생이 심사숙고할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하며, 함께 논의해 결정하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며, 정부는 재정적인 지원과 함께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