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을 위한 대학의 역할 중요... 혁신을 위한 상호 협력 플랫폼 구축 필요

*본 글은 2020년 1월 2일 열린 '2020 신년 인사회 및 시무식'에서 낭독된 김우승 총장의 시무식사 전문입니다.
 

 

 


사랑하는 한양 가족 여러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 뜻한바 모두 넉넉히 이루시고,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여러분 가정에도 새해의 밝은 기운이 넘쳐나기를 마음 깊이 소망합니다.

경자년은 힘세고 강인한 하얀 쥐의 해이니 더욱 강한 생명력으로 거침없는 발전과 현명한 변화를 이룰 것이라는 의지를 다지게 합니다.
 
지난해 그 어려웠던 국내외 상황 속에서도 헌신과 열정으로 우리 한양의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주신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경자년 새해에도 우리 한양 가족 모두, 하얀 쥐의 근면함과 강한 생명력으로 서로 어깨를 겯고 더 큰 희망과 열정을 나누며 기운차게 전진할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요즘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가팔라지는 상황에서도 서로 보듬고 격려하며 우리 한양은 흔들림 없는 전진과 도약으로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그러나 고등교육생태계를 보면 우리 앞에 다가 올 미래는 그 동안 어느 시대에도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출산율 변화는 굉장히 드라마틱합니다. 여성 한 분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숫자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이 1960년 6.0에서 1983년에 인구대체수준인 2.1로 낮아졌습니다. 2001년부터 1.3 미만으로 낮아져 2005년에는 1.09까지 낮아진 바 있습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가 가장 최근인 2018년에는 0.98로 낮아졌습니다. 금세기에 들어 한국의 출산율은 1.3에서 0.9 사이로 지속되어, 출산율 수준이나 지속 기간 측면에서 인류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기록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고, 2040년경부터 일본 수준을 초월하여 세계최고의 고령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학은 곧 커다란 위기를 맞이할 것입니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2020년부터 대학 신입생 규모가 대학정원에 미치지 못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326,822명인 2018년 출생아들이 대학입학 연령이 되는 18년 후에, 계속 낮아지고 있는 대학진학율이 현재의 67%에서 60%로 낮아진다고 가정하면, 2036년에 대학 신입생 규모는 196,100명으로 2018년 기준 대학입학정원인 497,218명에 비해 301,124 명이 사라지게 됩니다. 지금부터 16년 후가 되면 현재 대학입학 정원의 60% 이상이 비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요즘 모시는 신임교원들 중에는 2050년 이후에도 근무를 하게 되기 때문에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지금 현재 한양을 이끌고 계신 교직원 분들은 본인들이 소속된 단과대학, 학부, 학과 차원의 관점도 중요하지만 보다 더 큰 틀에서 향후 한양대학교를 이끌어 가실 교수님들을 위해 그리고 지속가능해야할 한양학원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개인적인 것을 넘어 한양 공동체를 위해 함께 고민하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평생학습에 관한 대학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평균수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금까지 청년기, 중장년기, 노년기 등 생애주기에 따른 학습, 일, 여가, 사회참여 활동들의 구분은 더 이상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노후가 길어지는 미래 고령사회에서는 모든 생애주기에서는 학습, 일, 여가, 사회참여 활동들을 병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는 학생의 개념을 확장하여 사회 구성원 모두를 학생으로 간주하는 체제로의 변환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될 것입니다.
 
큰 바위는 처음 움직이기가 어렵지 일단 구르기 시작하면 아무도 막을 수 없는 거침없는 전진을 이뤄냅니다. 경자년 새해, 우리 한양이 이뤄가는 모습이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 동안 우리 모두의 노력이 큰 바위를 움직였듯이 새해에는 우리 한양이 더 높이 더 멀리 갈 수 있도록 쉼 없는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존경하는 한양 가족 여러분!
 
우리 한양은 올해로 개교 81주년을 맞습니다. 저는 오늘앞으로 이뤄갈 새로운 성취와 보람을 꿈꾸자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지난 80년 동안 우리가 이루어낸 사학 명문으로서의 위상이 우리 한양 가족 모두의 열정과 헌신에서 나온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 한양 가족 모두가 온 마음을 모아 함께 이뤄보자고 이야기하려 합니다. 누구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는 결코 이뤄낼 수 없고, 설사 이룰 수 있다하여도 그렇게 이루어서는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일이 우리 한양이 앞으로 꿈꾸는 일들입니다.  그것은 한양을 한양답게 만들어온 핵심가치요 지향인 ‘사랑의 실천’을 중심으로 교육, 연구, 사회혁신, 창업 등 전 분야에서 변화와 혁신을 꿈꾸고 실천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혁신은 상호협력을 기반으로 한 융합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혁신과 융합을 이야기 하지만 상호협력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AI for All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얼마 전 방문했던 미국 대학의 컴퓨터 관련 학부인 school of informatics, Computing, and Engineering에는 core 교수 숫자가 163명입니다. 그런데 그 학부에 소속된 5개 학과인 Computer Science, Informatics, Intelligent Systems Engineering, Data Science, Information and Library Science에 소속된 교수 숫자는 무려 217명으로 되어 있습니다. joint-appointment professor제도를 활용한 것입니다. 컴퓨터 관련 학부에 대한 예를 말씀드렸지만 모든 분야에서 이처럼 우리도 상호협력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만들어 나아가야 할지 여러분들과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사랑하는 한양 가족 여러분!
 
새해라는 말의 가장 큰 미덕은 ‘새롭다’, ‘새로이 시작한다’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새로움은 당위적 요구가 아니라 굳은 의지로 실천함으로써 구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새해가 되어서 기쁜 것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할 수 있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스스로 노력할 수 있기 때문에 의미 있다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총장으로서 저는 우리 한양 공동체가 이뤄갈 미래를 생각합니다. 우리 한양 공동체가 꿈꾸는 미래는 좀 더 다양하고 역동적이기를 희망합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이 변하듯,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를 선도하고 대응하기 위한 역동적인 소란스러움이 학교 전체를 들썩이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분명 국내외 대학평가 순위보다 더 중요한 우리의 발전 동력이 될 것입니다.
 
공동체와 집단의 차이는 이해관계를 추월하고, 운명을 같이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렸다고 합니다. 우리는 한양의 공동체 안에서 활기찬 토론과 합의 그리고 실천이 이루어짐으로써 우리 한양의 미래로 나아가길 희망합니다.
 
한결같이 한양을 사랑하고 한양을 축복하고 계실 한양 가족 여러분, 참으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한양대학교의 자랑이듯, 총장으로서 한양대학교가 여러분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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