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ㆍ위ㆍ락ㆍ한' 주제로 나흘간 다양한 행사

 학생들과 호흡하려는 주최측 노력 돋보여

 

 '끼·위·락·한'. 아무리 생각해봐도 의미가 파악되지 않는 단어의 조합이다. 단어마다 '한양'을 붙이고, 한자와 영어로 풀어보면 금새 이해된다. '끼 한양', '爲(we) 한양', '樂(rock) 한양', '한(一) 한양'. '끼를 발산하며 우리들이 즐겁게 하나되는 한양'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안산캠퍼스 '2002 별망제 - 집으로...가봤자' 행사의 요일별 주제이자 주요 행사 컨셉들이다.

 

   
 

 21일에 열린 전야제 '끼 페스티발'은 대동제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숨은 끼를 노래와 춤으로 표출했다. 특히 서울방송(SBS)의 특별방송으로 진행된 초청공연에는 성시경 등 인기가수들이 출연, 이들을 보기 위해 모여든 인근 중·고등학생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이날 '끼 페스티벌'의 영예의 금상은 기발한 퍼포먼스로 관객들을 즐겁게 한 이정민(디경대·디지털경영학부 1) 군이 차지했다.

 

 22일에는 중앙동아리 관현악단 `엔젤루스`의 라이브 뮤직 카페가 호수공원에서 열려 호숫가를 산책하는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모았으며 민주광장 야외 무대에서는 언플러그드 음악, 컴퓨터 음악, 고전기타, 합창단, 관현악이 함께 하는 '작은 음악회' 가 열렸다. 23일에는 '매니아들의 놀이터' Rock / Hiphop & Dance 페스티벌과 기숙사 오픈하우스가 열려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24일에는 '한양가족한마당'이 열려 교수, 직원들이 족구와 노래자랑대회 행사에 참여했다. 특히 용역직원들은 구성진 트롯트 가락에 맞춰 노래솜씨를 한껏 뽐내 학생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양가족한마당은 별망제가 학생들만의 축제가 아닌 학교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대동제의 의미를 잘 살린 행사였다. 오후 7시 응원단 '루터스'의 공연으로 시작한 폐막식을 끝으로 나흘간의 별망제는 막을 내렸다.

 

   
 

 이번 별망제는 점점 다양해지는 학생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다채로운 행사가 캠퍼스 곳곳에서 열려 지나는 학생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5.18마라톤, 사랑의 타이타닉, shall we dance, 안산 한양 기네스북, 매니아들의 놀이터, 성 강연회, 캠퍼스 습격퀴즈, 배드민턴 축제 등이 눈길을 끌었으며 한양 월드컵, 한양어드벤처, 네일 아트, 도자기 체험, 핸드프린팅 등 각 단과대와 동아리들이 마련한 행사도 이색적이었다.

 

 갈수록 개인주의화되고 있는 학생들의 성향에 비추어 본다면 이번 별망제는 그래도 작은 성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여전히 연예인이 출연하는 행사에만 학생들이 몰리고, 학교 안은 온통 주점뿐이라고 비판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지만 보다 많은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려는 총학생회 측의 노력은 높이 살만 하다. 교수, 직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려는 주최측의 기획의도를 좀 더 잘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말이다. 소비문화의 포로가 되고, 대중문화에 길들여진 학생들에게 이제 주점과 연예인 초청마저 없는 축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리고 '광장'에서 학생들이 사라진 지금, 단순히 참가학생의 숫자로 축제의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뭔가 석연치 않다. 나흘간의 잔치는 끝나고, 캠퍼스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진혜원 학생기자 bluenn@i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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