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화상강의, 온라인 녹화강의, 과제 중심 강의에서 느낀 장단점

새 학기가 시작한 지 벌써 한 달 가까이 되었지만 작년과 달리 대학 곳곳은 적막하기만 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초유 '온라인 개강'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개강 후 2주가 지난 지금, 학생 입장에서 경험한 온라인 수업은 어땠을까. 기자가 직접 체험한 수업 풍경을 전하고자 한다. 다만 본 내용은 학생 입장의 다소 주관적인 내용임을 감안해 주기 바란다. 

한양대학교의 원격수업은 실시간 화상강의, 온라인 녹화강의, 과제 중심 강의로 구성된다. 이중 수업 담당 교강사가 각 주차별로 1가지를 선택하여 진행한다. 3가지 수업 유형 전부를 수강해본 결과, 수업 모두가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개강 첫 주는 혼란 그 자체였다. 교수와 학생 모두 처음 시행되는 전면 온라인 수업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실시간 화상강의에서 서로의 미숙함이 두드러졌다. 영어 전용 강의에서는 교수님이 물어도 학생들의 답변이 돌아오지 않거나, 60명이 듣는 수업은 출석을 부르는 데만 30분 넘게 걸리기도 했다. “교수님 목소리가 안 들려요”, “출석부를 때 대답했는데 교수님 못 들으셨나요? 등 학생들의 답답함이 채팅으로 전달되기도 했다. 
 
▲ 실시간 화상강의가 원활하게 진행됐던 이호영 교수의 '미래기업과 법'  (해당 수업 캡처)

반면 실시간 화상강의를 매끄럽게 진행하는 교수들도 있었다. 이들은 "혹시 질문이나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는 학생이 있나요?"라며 중간 중간 학생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채팅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화상캠과 마이크 사용을 필수적으로 요구할 경우, 연결 문제로 인해 강의가 지연되는 경우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채팅창을 이용하니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질문하기도 편했다. 처음에는 낯설던 모니터 속 교수님의 모습도 점차 익숙해지자 대면 수업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 입장에서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면서 물리적으로 매우 편해졌다고 생각된다. 예전이었다면 통학 거리를 감안해 6시 반에 일어나야 했던 9시 수업도 여유 있게 참여할 수 있었다. 지옥(?)의 통학 길이 없어지자 행복도는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애매한 공강시간 활용도가 올라갔다. 편안하게 나만의 휴식을 취하거나 다른 일을 할 수 있어 효율적이었다.
 
▲ 류상희 교수의 '소비자행동' 온라인 녹화강의 (해당 수업 캡처)

온라인 녹화강의는 의외로 만족도가 높았다. 내가 놓친 부분이 있으면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었다. 집중이 되지 않으면 잠시 멈추고 원하는 시간에 다시 듣는 것도 가능했다. 교수님께 바로 질문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대부분의 교수님이 메일과 블랙보드 메세지로 학생들과 소통했기에 궁금증은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과제 중심 강의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필자의 경우, 꽤 많은 수업이 과제로 진행되었는데, 교수님 지도 없이 자기주도학습으로 과제를 했기에 시간은 적게 들었지만 비싼 등록금 대비 적절한 교육인지 계속 의문이 남았다. 이 때문인지, 교무처에서는 "과제 중심 강의는 2주까지만 허용한다"는 제한을 두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 사태가 심각한 지금, 온라인 강의는 대학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아무리 수십 년 경력의 교수라도 웹캠을 보고 전달하는 온라인 강의에서는 미흡할 수밖에 없으며, 등록금을 내고도 기대만큼의 강의를 듣지 못하는 학생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모두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어 일상생활로 돌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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