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 대한 관심 제고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경영ㆍ경제학 등과 연계된 복합학문 개발 계획

 

 〈Weekly Hanyang〉은 지난 주 '이공계 위기, 한양의 선택은' 기획시리즈 첫회에서 최근 사회적으로 크게 우려되고 있는 중·고교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한 원인을 분석했다. 이번 주에는 그 두 번째로 이공계 위기에 대한 본교의 대책에 대해서 알아본다. 편집자주

 

   
 

 '고등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과 이공계 인력들에 대한 부족한 사회인식이 계속될 경우 한국 산업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들 역시 점차 활발해 지고 있는 추세에 있다. 먼저 사회 전체적인 차원에서 마련되고 있는 대표적인 대책으로는 병역특례의 확대 및 개선을 들 수 있다.

 

 얼마전 전국 공대학장협의회와 한국공학한림원은 우수한 연구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공계 대학생들에게 병역특례를 현행보다 대폭 확대해 주자는 내용의 제안을 정부측에 했다. 이 제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이공계 석사급 인력을 대상으로한 산업연구요원의 근무기간(5년)을 단축시켜 주고, 대기업에는 이들 인력에 대한 자리가 거의 없는 상태인 것을 감안해 자리를 대폭 늘려주자는 것이다. 즉, 이공계 인력들이 병역으로 인해 학업과 연구를 포기하는 것을 방지하고, 병역특례라는 인센티브를 이용해 이공계 인력들의 연구욕을 향상시키자는 것이다.

 

 공대 학장 이경섭(공대·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이공계 인력들에게 병역혜택을 확대해 주자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으며 교육인적자원부, 국방부, 산업자원부 등과 같은 관련 부처들도 이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한 이 학장은 "병역혜택을 늘려주는 것과 관련해서 아직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지만 좋은 결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혔다. 이와 함께 이공계 대학생들의 기업체 현장실습과 정부부처의 기술관련 공무원 특채선발비율 같은 것을 늘리자는 내용의 제안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태이다.

 

 대책 1 이공계 불리하지 않은 공정한 입시정책

 

   
 

 이 같이 사회 전체적인 차원에서 마련되고 있는 '이공계 살리기' 정책들의 상당수가 이미 이공계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는 인력들을 위한 것이라면 본교를 비롯한 몇몇 명문대학들을 중심으로 대학가에 불고 있는 '이공계 살리기' 움직임은 차세대 과학인력들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전 KAIST, 포항공대, 서울대 등이 중심이 되어 설립한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 같은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본교도 미래의 과학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우선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입시정책과 관련된 부분에서 본교는 공정성을 최대한 추구하고 있다. 한 마디로, 특정계열의 입시생들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할 수 있는 정책을 전혀 쓰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본교는 많은 수의 대학들이 이과 입시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교차지원을 전면적으로 허용할 때에도 이를 제한했었다. 또한 수시모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심층면접도 이공계의 경우 화학, 물리, 수학 등과 같은 이공계 전공 교과목들의 복합적인 이해도를 자세히 측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입학관리실장 배영찬(공대·응용화학공학부) 교수는 "솔직히 많은 대학들이 심층면접을 별 특색없이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면이 많은데 우리 학교는 이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많은 신경을 썼다."며 "문·이과의 특성을 확실히 반영한 심층면접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공부량이 떨어지는 학생이나 해당 분야에 적성이나 관심이 적은 학생들은 절대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배 실장은 "본교는 작년 정시모집에서도 이공계열의 경우 수학과 과학 관련 과목을 중심으로 평가했는데 그 결과 이쪽 분야의 우수자들이 본교에 대거 진학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혔다.

 

 대책 2 다양한 과학프로그램으로 사회적 관심 제고

 

   
 

 공정한 입시 정책과 함께 본교가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과학자 유치전략으로는 각종 과학관련 프로그램들을 들 수 있다. 현재 자연대의 경우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기간 중 각각 과학교실과 과학놀이마당을 운영하고 있다. 과학교실의 경우는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과학놀이마당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 일선 학교 교사들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이들 프로그램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과학이나 수학 과목을 담당하는 교사들도 일부 참여하고 있다.

 

 자연대 학장 김병휘(수학) 교수는 "이공계 위기와 관련된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과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계속해서 이쪽 공부를 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과학 활동을 통해 과학이 재미있는 학문이며, 과학자가 보람있는 직업이라는 것을 보다 많은 학생들로 하여금 인식하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학장은 현재 이러한 과학관련 프로그램들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학교로는 본교가 유일하며 다른 대학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서 과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수 이공계 입시생들을 발굴하려는 취지의 행사들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정보기술대전과 수학경시대회를 들 수 있다. 또한 수시모집에서는 벤처기업가와 발명특허등록자가 대상인 부문도 있다. 한편 건축공학부와 토목공학과의 경우도 이공계 입시생들의 공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우수 학생을 발굴하는 차원에서 모형건축대회 등을 실시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 3 이공계 출신 CEO 초청 특강·복합학문 개발

 

   
 

 현재 본교는 현재 본교에서 이공계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에 위한 대안책도 마련 중이다. 공대의 경우 학생들에게 경영학적 마인드를 심어주는 차원에서 '공업경영학' 과목을 전공필수로 도입했으며, 엔지니어 출신 현직 CEO와 CTO들을 강사로 초청하는 특강을 다음 학기부터 약 4개과가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본교 이공계 출신 CEO로는 김쌍수(기계) LG전자 디지털어플라이언스 사장, 이영국(재료) 대우자동차 사장, 조영환(전자) LG마이크론 사장, 노기호(화공) LG화학 사장, 고흥식(기계) 삼성종합화학 사장, 최영재(화공) LG홈쇼핑 사장 등이 있다. 이경섭 공대 학장은 "이러한 특강을 통해 학생들이 엔지니어의 실제 역할과 위상에 대해서 알아보고, 자신감을 갖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는 다른 분야의 학문과 연계된 교육 프로그램, 즉 복합학문 개발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탠포드, MIT 등과 같이 실용학풍의 대명사로 불리는 세계적인 명문대학들처럼 공학과 수학 등을 경영학과 경제학 등과 연계시킨 교과과정을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영무(공대·응용화학공학부) 교수는 "복합학문 프로그램이 개발된다면 이공계 인력들의 연구외적 능력, 예를 들면 기획력, 정책 제안력, 보고서 작성·발표능력 등도 개선될 수 있으며, 경영학이나 경제학 전공자들은 기술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경섭 학장은 "이 부분과 관련된 검토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본교도 공대와 경영대, 경제금융대 등을 연계시킨 복합학문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세형 학생기자 sehyung@i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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