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유적지 1차 발굴조사 마쳐...향후 진행될 발굴조사에도 참여
한양대학교 박물관 고고학발굴조사팀(이하 발굴팀)은 지난 3월 15일 앙코르 유적지 1차 발굴조사를 마무리했다. 발굴팀은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앙코르 유적지의 코끼리 테라스 구조를 최초로 발견했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향후 진행될 앙코르 복원사업 자료를 제공하는 건 물론 코끼리 테라스와 연결된 앙코르톰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얻었다.
국내 대학에는 고고학 발굴조사가 가능한 팀이 거의 없다. 한양대 발굴팀은 박물관이 건립된 지난 1979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 각지의 문화유적에 대한 고고학 발굴조사를 100여 차례 진행했다. 발굴팀의 모든 조사 결과는 발굴보고서로 발간돼 과거 우리 선조의 문화를 연구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만큼 뛰어난 고고학적 성과를 보여준다.
발굴팀은 한국문화재재단이 고고학 조사를 요청하면서 앙코르 유적 발굴조사에 참여했다. 발굴팀도 한양대의 학술적, 문화적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다. 앙코르 유적 발굴조사에 함께한 한양대 박물관장 안신원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앙코르 유적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유적"이라며 “한국이 아직도 세계적인 유적의 복원과 보존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참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발굴팀은 처음 발굴조사를 시작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타국과의 경쟁과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기는 등 여러 걱정이 많았다. 안 교수는 “출국하기 전 팀원들에게 이번 조사가 개개인에게 새로운 경험과 기회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와 학교의 명예가 달려있다는 것을 강조했다”며 “팀원들이 끝까지 잘 따라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캄보디아는 원숭이가 많은 나라다. 유적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화종 박물관 연구교수가 마시던 물을 원숭이가 뺏으려고 달려들어 원숭이를 피해 도망간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 후 발굴팀은 원숭이에게 음식과 물을 뺏기지 않기 위해 주변을 경계했다.
발굴조사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발굴한 코끼리테라스를 해체하는 것이었다. 코끼리테라스는 기존 앙코르 유적들과 달리 해체, 복원한 경우가 없었다. 안 교수는 “코끼리테라스는 한 번도 해체한 적이 없는 유적이기에 내부구조를 추정해야 했다”며 “테라스 벽의 돌 하나마다 모두 번호를 적은 다음에 도면 작업을 하고 다시 하나씩 돌을 들어내며 해체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재재단 김광희 국제교류팀장은 "코끼리 테라스는 크메르 제국 시절 출병식이 열린 광장으로 지금도 캄보디아 왕이 앙코르를 찾으면 여기서 행사를 연다"고 설명했다.
이번 앙코르 발굴조사의 중요한 성과는 코끼리테라스 구조를 확인한 것이다. 발굴팀은 코끼리테라스의 실제 내부구조가 조사 전 추정했던 구조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 성취감을 느꼈다. 안 교수는 “발굴조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거나 유적이나 유물을 찾아냈을 때 희열과 기쁨은 고고학자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라며 “이번 조사 역시 뿌듯했다”고 말했다.
발굴팀은 향후 있을 2차례의 발굴조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1차 조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오는 두 차례 발굴작업을 통해 추가조사를 진행한다. 향후 조사는 코끼리테라스의 구조를 이해하고, 테라스 앞 광장 지역에 대한 조사를 통해 앙코르톰 건설 이전의 고고학적 양상 파악을 목표로 한다.
한양대 박물관은 이번 앙코르 유적에 대한 조사성과를 대내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전시나 학술 교류를 계획하고 있다. 안 교수는 “한양대 박물관은 구성원들의 다양한 문화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적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휴관 중이지만 사태가 진정되면 한양대 구성원들이 박물관에 많이 방문해 문화의 향기를 마음껏 향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박지웅 기자 jiwoong1377@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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