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고강동 선사유적지 유물 발굴 작업 한창
"'낮에는 발굴ㆍ밤에는 공부' 주경야독 실천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 나무그늘 하나 없는 땡볕아래 부천시 고강동의 한 선사유적지에는 안산캠퍼스 문인과 학부생과 대학원생들 그리고 한양대 문화재연구소의 연구원까지 합세하여 고적지 발굴에 한창이다. 바로 문인과의 주된 학생활동 중 하나인 고고학반의 발굴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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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현장에 참여하고 있는 발굴팀장 이화종(박물관) 씨는 "보통 고고학하면 '인디아나존스'나 '툼레이더'식의 환상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현장을 살펴보면 땀흘리지 않고 얻는 것은 없다. '노가다 + 연구 및 공부 = 고고학'인 것을 알 수 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듯이 쉽지 않은 학문이 바로 고고학이다."라며 현장 실습과 실내 연구를 병행해야하는 고충을 설명했다.
현장은 부천시 고강동 선사유적지로 95년 홍수로 씻겨 드러나게 되면서 발견된 곳이다. 청동기 마을 유적지에서는 본교 발굴팀에 의해 현재 5차 발굴까지 이루어져 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증명해내고 있다. 발견된 청동기 시대 유물로는 제기형 토기, 반달 돌칼, 돌도끼, 돌화살촉 등 여러 가지 유물이 나왔다. 또한 기원전 6세기에서 3세기 때의 유적으로 추정되는 적석환구(제사 유적)에도 많은 유물들이 발굴됐다. 이는 산정상부의 능선을 따라 지어진 마을 유적으로 한강유역 청동기 시대에서 초기 철기에 걸치는 시대의 전형적인 주거지의 입지조건과 환경을 보여주는 곳으로 역사연구에 중요한 유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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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비가 내린 탓에 그 동안 발굴해놨던 자리가 흙탕물로 엉망이 됐다. 하지만 문인과 발굴팀은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발굴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올랐다가 내려 와야하는 산길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던 곳이라 키 큰 잡초와 바위들 투성이다. 게다가 모기와 날벌레들은 한낮에도 사람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보통 인부들이 와서 큰 작업은 해주지만 세밀한 작업은 8명 정도의 학생들과 연구원들의 몫이다. 힘들고 지치지만 한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갈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하는 김소형(4) 양은 "다른 전공 학생들 중에 땅파면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어요? 우리들은 낮에 땅파고 밤새면서 연구하고 공부해야하니까 그만큼 더 힘들지만 그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라며 발굴작업에 열심이다.
"집터 유적은 보통 땅과 달리 집을 짓기 위해 파놓은 틀자리에 시대가 지나면서 성분이 다른 흙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흙 색깔이 틀립니다. 그래서 집터나 돌무지 무덤을 구분할 수가 있는 겁니다. 이곳은 한강 유역의 대표적인 청동기 시대 유적으로 한강의 청동기 시대의 문화와 그 계통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죠."라며 발굴에 대한 지식을 꿰뚫고 있는 이화종 씨는 고고학반 발굴팀의 주축이다. 그는 이번 발굴현장에 대한 애착이 크다. 청동기 시대의 유적지가 흔하지 않을뿐더러 학교의 이름을 걸고 발굴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물은 발굴 후에 보고서 작업을 거쳐 국립박물관으로 보내는 것이 정도이지만 국가에서 소유하고 있는 유물을 관리할 여건이 안되다 보니 본교 문화재연구소와 박물관에서 맡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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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학의 발굴현장에서 문인과 학생들은 발굴실습은 물론 수습한 유물들을 처리하는 과정까지 배운다. 안산캠퍼스 내에서는 방학동안 석기 케스팅 작업과 여러 가지 실내작업 등이 이루어진다. 발굴현장에서 익힌 학문적 밑거름은 앞으로 학생들이 직접 발굴을 행함에 있어 독자적인 안목과 비판능력을 키우는데 커다란 도움을 준다. 고고학 과정에서는 지표조사, 발굴실습, 보고서 작성 등 현장 실습을 강조하기 때문에 문인과에서는 해마다 두번 이상의 발굴과 춘·추계답사를 통해 현장 교육을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발굴 면적 9200㎡로 지난 5월 26일부터 오는 8월 5일까지 이루어질 5차 발굴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다음 달 3일에는 관련학과 교수진과 부천시의원들을 모아 발굴보고회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방미연 학생기자 bigbang@i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