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눈으로 ‘경제’를 이해하는 사회를 꿈꾸다
사람들은 홍대 앞에서 약속을 잡지만 그 장소가 남의 학교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점심을 먹기 위해 코앞에 있는 맥도날드보단 길 건너의 서브웨이를 간다. 무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일상은 디자인 경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디자인 경제란, 여러 선택을 통해 디자인되는 우리의 삶과 일상 속 경제생활 간의 관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립된 개념이다. 장기민(산업디자인 석사과정) 씨는 독자들이 새로운 시각을 통해 디자인 경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지난 7월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를 출간했다.
학창 시절부터 디자인에 관심이 있던 장 씨는 자연스럽게 산업디자인과에 진학했다. 입학한 그해, 대학 공부를 병행하며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없다고 느낀 장 씨는 휴학계를 냈다. 휴학 후 그는 ‘케비네이드’라는 작은 회사를 설립했고, 해당 회사를 아이디어 상품 전문업체인 ‘디자인링크’ 회사로 발전시켰다. 장 씨는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다양한 성과를 냈다. 현재는 M&A를 통해 ‘디자인링크’를 매각한 후, 디자인 경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 경제 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인 장 씨는 ‘디자인 경제’에 한 획을 긋고 싶다는 야망이 있었다. 장 씨는 디자인이 기업 입장에서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깨달은 후, 소비자 입장에서 디자인의 개념을 재정립하고자 했다. 장 씨는 소비자의 측면에서 디자인 경제를 논한 이번 도서를 통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어릴 적부터 글솜씨가 좋아 언론사와 학보사에 디자인 경제에 관한 칼럼을 기고했던 장 씨. 그는 마침내 작가로서 자신의 책을 출간했다. 장 씨는 “글쓰기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며 “글 쓰는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책 집필도 빠르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 씨는 과거 비즈니스 경험을 살려 집필부터 출판까지의 과정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그는 “여러 출판사 중 나의 목소리를 가장 잘 수용할 수 있는 출판사를 선택해 책을 수월히 출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책을 통해 독자들이 디자인의 눈으로 경제를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리드리드출판 제공)
책은 총 8파트로 구성돼 있으며 디자인과 경제를 융합해 세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드러냈다. 장 씨는 모든 파트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독자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배달의 민족의 경제학’을 언급했다.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는 한 일례로 "샴푸 시장에서 1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타겟층을 설정하면 어디서든 억지로라도 1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씨는 독자들에게 김 대표의 사례를 통해 “모두에게 인정받기보단 한 명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라”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장 씨는 신간을 통해 세상을 보는 독자들의 시각이 좀 더 새롭게 디자인되길 바랐다. 장 씨는 “순간의 선택은 디자인과 관련 있다”며 “선택을 통해 자신을 디자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은 의미 부여의 과정이에요. 똑같은 재료와 공법으로 가방을 만들어도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죠.” 이어서 독자들에게 “일상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이 없는지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장 씨는 작가로서 제2의 인생을 열었지만, 후배들을 위해 지난 15년부터 ERICA 캠퍼스에서 ‘디자인창업론’ 강의를 재능기부 하는 중이다. 장 씨는 과거 창업 경험자로서 그리고 ‘디자인링크’ 회사의 대표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장 씨는 “대학 재학 중 사회에서 많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며 한양인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
끝으로 장 씨는 “오랫동안 꿈꾼 것을 실현했다”며 출간 소감을 응축했다. 장 씨는 “부지런히 자신의 꿈을 향해 준비하는 사람이 승리한다”며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출판된 책은 청년층이 주 타겟층이에요. 오는 9월 청소년들을 위한 책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작가로서 새로운 길을 걷게 된 장 씨의 미래가 기대된다.
글/권민정 기자 mj0863@hanyang.ac.kr
사진/이윤서 기자 cipcd0909@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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