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미연 학생기자
- 입력 2002.09.15 00:00
- 수정 2016.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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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문취재부
83명 사망, 43명 실종, 16개소 도로 교통 전면 통제. 2만 2백 99가구 파손·침수, 잠정 피해액 2조 원대. 태풍 `루사'가 한반도를 할퀴고 간 상처는 이처럼 컸다. 특히 '루사'로 인한 최대 피해자인 강원도에는 지금도 전국에서 구호의 손길과 자원봉사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안산캠퍼스 학생들도 총학생회 주도하에 수재민 돕기 자원봉사 활동(이하 수활)에 나섰다. 이에 위클리 한양은 안산캠퍼스 학생들이 수활 활동을 전개한 강릉 일대를 찾아 그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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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캠퍼스 수활단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강원도 대학연합과 함께 자원봉사에 참가, 수해지역 복구와 축대를 쌓는 등 강릉지역의 피해 복구에 작은 힘을 보탰다. 힘든 복구 작업을 통해 물리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함께 아픔을 나누는 '사랑의 실천'을 몸소 체험하고 온 것이다.
강릉으로 떠나는 25명의 수활 단원들은 첫 발걸음은 그리 가볍지 않았다. 강릉 일원의 피해가 실제로 얼마나 되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막연했기 때문이다. 출발한 지 3시간 후, 강릉시에 접어들자 도로 옆의 낙석과 산사태로 무너진 부분이 보였다. 강릉 시내는 2주 동안의 집중적인 복구활동으로 수해를 입었던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강릉시 관계자는 "도심 주변부의 경우는 어느 정도 복구가 되었다. 그러나 산사태가 난 지역은 지대가 높고 길이 좁아서 중장비시설이 들어갈 수 없는 탓에 사람의 힘으로 축대를 쌓아야 한다."며 애로점을 설명했다.
강릉실내체육관에 짐을 풀고 동사무소 직원들을 따라간 곳은 뒷산이 무너져 내린 주택가 부근. 몇 십 년 된 밤나무가 통째로 뽑힐 만큼 피해가 큰 곳이었다. 봉사자들은 흙을 퍼다 날랐고 무너진 부분을 다시 쌓아 나갔다. 학생들은 평소에 해보지 않은 힘든 작업으로 크고 작은 상처가 났지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텔레비전과 신문에서 수활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왔다는 하양수(공학대·기계공학4) 군은 "둘째 날, 피해정도가 너무 심해 20여명으로는 역부족인 복구 작업을 하다보니 다친 친구들도 많았다. 하지만 저녁에 돌아와 서로 어깨를 주물러 주면서 더욱 깊은 우정을 쌓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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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활 3일째, 학생들이 향한 곳은 강릉시 유산동의 주택가. 이번 태풍으로 축대가 무너진 이 곳 역시 상황은 별로 좋지 않았다. 축대를 쌓는 작업은 우선 모래를 삽으로 퍼서 포대자루에 넣은 다음 그것을 땅이 무너져 내린 곳에 차곡차곡 쌓아 높이는 것이었다. 5, 6 미터가 넘는 높이를 채우기 위해 진흙으로 엉망이 된 미끄러운 길을 따라 모래주머니를 날라야 하는 힘든 작업이었다. 수해를 입은 주민 김성호(61) 씨는 "집 앞마당이 다 무너져버려 코앞이 낭떠러지가 됐다. 그런데 이렇게 학생들이 와서 축대를 쌓아줘 이루 말할 수 없이 고맙다."며 학생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효경(국제문화대·일문3) 양은 "수업을 못들은 것은 아쉽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인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며 "허리도 아프고 일도 힘들지만 축대가 쌓이는 것을 보면 마음이 뿌듯해진다."라고 수활에 참여한 감회를 밝혔다.
한편 서울캠퍼스 역시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전북 무주군으로 수활을 다녀왔다. 97명의 학생이 참가한 이번 수활에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정해송(공대·화공4) 군은 "비록 몸이 피곤하고 햇볕에 그을리는 등 육체적인 피곤함은 있었지만 진정한 땀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라며 3박 4일간의 활동을 평가했다. 현재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측은 1차에 이어 무주군에서의 2차 수활을 예정하고 있으며 더욱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방미연 학생기자 bigbang@ihanyang.ac.kr
사진: 이재룡 학생기자 ikikata@ihanyang.ac.kr
동영상 편집: 박수영 학생기자 rawrat@i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