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여 업체, 1만여 구직자 참가 성황

 현장서 750여명 취업 관문 1차 통과

 

   
 

 지난 달 30일, 본교 올림픽체육관에서는 '2002 서울 채용박람회(이하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서울지방노동청이 주관하고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본교에서 개최된 채용박람회에는 1백 20여 구인업체와 1만 여명의 구직자들이 몰려 최근의 대졸 실업난을 실감케 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채용박람회는 오전에만 4천 5백 여명의 구직자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행사장 곳곳에서 자신의 이력서와 홍보물을 보던 취업희망자들은 점심도 잊은 채 지원할 업체를 검토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 증권업체 부스에서 상담을 기다리던 박 아무개(28)씨는 "상반기에 비해 취업이 어려워진 것이 느껴진다."며 "좀 더 미리 준비했어야 하는데 막상 닥치니 힘든 점이 많다."라고 좁아진 취업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번 채용박람회는 작년과 같이 자신의 적성과 직업과의 관계를 알아보는 '직업정보·적성검사관', 이력서 작성과 면접태도를 상담해주는 '성취 프로그램관' 등 취업을 위한 다양한 기획 행사가 마련되어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또한 '해외 취업 정보관', 'IT훈련 상담관', '장애인 취업·훈련정보관' 등 매우 특화된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참석, 취업난에 힘겨운 이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채용박람회에 대해 아쉬움의 목소리도 높다. 무엇보다 작년에 비해 참가 기업의 수가 줄었고 대기업들의 참여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IT업체 취업을 희망하며 현장면접을 마치고 나온 강 아무개(경상대, 27) 군은 "생각했던 것보다 임금이나 기타 여건이 좋지 않다."며 "채용박람회라고는 하지만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한 외식업체를 희망한다는 박혜정(서울시립대, 4학년) 양은 "취업문이 좁아진 상황에서 여성의 경우는 더욱 불리하다."며 "현장면접을 봐도 형식적인 선에서 그치는 면이 있어 안타깝다."라고 취업희망자로서 여성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또한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많아져 대졸자들의 입지가 좁아진 것도 최근의 현실이다.

 

 당초 1천 4백여 명의 채용계획 중 절반 정도인 27명의 현장 채용과 7백 30여명의 1차 합격자가 탄생한 '2002 서울 채용박람회'는 최근 급증하는 청년실업률을 고려할 때 나름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매우 성공적인 행사라는 평가다. 매년 회를 거듭하며 안정적인 고용창출과 채용정보 제공의 역할을 하고 있는 채용박람회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을 포함한 참가 기업의 확대와 고학력 여성, 장애인 취업 등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원 학생기자 astros96@i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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