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생의 코로나19 자가격리자 생활수칙
2020 한양제일리뷰대회 금상 수상작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이규근)

나는 지금 한양대 외국인 게스트 하우스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실제로 밀접접촉자가 되고 자가격리를 시작하면서 느낀 점과, 한양대학교의 방역체계에 대해서 리뷰해보고자 한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면서 쌀쌀해져감이 체감이 될 때 즈음, 그러니까 11월 초·중순, 사람들은 코로나19에 점점 무감각해지고 있었다. 1년이 다 되도록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염증일 수도 있고 평범했던 일상에 향수를 느꼈을 수도 있다. 나 또한 그러하였다. 처음 학교에 들어와 집에만 박혀 서울구경은 해보지도 못하고 1학기를 보냈기에 2학기는 웬만하면 서울에 올라가 많은 사람들을 사귀어보리라 했던 것이다. 실제로 기숙사에 들어오면서 룸메이트와 동기 몇몇, 비대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선배들까지 약간이나마 안면을 틀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

기대했던 ‘20살의 나’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생활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아침잠에 빠져 있는데 처음 보는 지역번호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왠지 룸메이트도 굳은 표정을 하곤 전화를 하며 내게 받아보라는 손짓을 했다. 전화는 OO시 보건과에서 걸려온 것이었다. 그 동네엔 일말의 연고도 없었기에 무슨 일인가 하는 와중에 사무적인 말투로 내가 코로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하였음을 알려왔다. 되는대로 빨리 보건소에 가 검사를 받으란 말과 함께. 그 이유인즉슨, 동기와 밥을 먹은 적이 있는데 3일 후 그 친구가 본가인 OO시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것이었다. 주변에는 그랬던 사람이 없어서 내겐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10개월간을 지내다 보니 확진 판정을 받거나 격리 된다는 게 다른 나라 이야기 같았나보다.

나는 그 길로 성동구 보건소를 찾아갔다. 제2학생생활관 기준으로, 사근삼거리에서 강변 따라 쭉 간 다음 마장역 방향으로 틀고, 마장삼거리에서 파리바게트 방향으로 한참 걸어가다 보면 성동구 보건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혹시나 독자가 기숙사생이고,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면 먼저 행정실에 연락을 드린 후 보건소에 찾아가도록 하자.

검사가 아프다는 말은 익히 들어왔지만 ‘주사 꽂는 것도 아닌데 뭐가 그리 아프겠냐.’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 자신에게 남 말을 좀 새겨들으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검사해주시던 분의 손길은 거침없었으며 자연스레 나는 내 코가 생각보다 깊숙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러분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재채기가 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격리 시에는 짐을 챙겨가자

기숙사로 돌아간 후, 행정실에서 연락이 와 격리호실로 가야한다며 바로 내려오라고 하셨다. 잠옷용 긴 팔 티셔츠와 츄리닝 바지를 입고선 간단히 짐을 챙겨 1층으로 내려갔고, 인원확인, 격리와 관련된 서류를 작성하고는 사근동 외국인 게스트하우스에 격리되었다. 나는 그때까지 하루 격리 후 음성 판정이 나온다면 바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짐도 노트북, 충전기, 핸드폰이 전부였었다. 그러나 그 날 내도록 자가격리 관련 수칙을 찾아 본 결과 밀접접촉자로 분류가 된 경우에는 잠복기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증상이 없고 음성판정을 받았더라도 ‘접촉일로부터 2주간’ 무조건 격리되어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의 시작이었다. 당장에 내일 모레 제출인 과제가 밀려있었고 옷가지도 달랑 입고 있는 것들뿐이었다. 이런 부분이 격리 전에 안내가 조금 더 잘 되었더라면 필요한 짐들을 챙겨서 내려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운 점이 있다. 짐은 후술할 매일 제출하는 설문조사지 필요사항란에 기재함으로써 보급 받거나 기숙사에 사는 친구에게 부탁하여 행정실에 드리면 격리호실로 갖다 주시기도 한다. 검사 결과는 보통 검사 이튿날에 나오므로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차분히 기다리도록 하자. 필자는 다행히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위 검사는 자가격리 해제 하루 전 한 번 더 해야하므로 보건소에 가는 길을 잘 기억해 놓도록 하자.

 

30끼 째 한O도시락

나는 O솥도시락을 좋아한다. 맛있고, 가성비 좋고, 간편해서.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이곳에서 게스트 하우스 격리인원의 식사를 담당한다. 밥은 8시 30분, 12시, 18시 마다 호실 문 앞에 도시락으로 가져다주신다. 물론 맛있다... 맛있으나 비슷한 종류의 도시락을 10일을 먹는다면...? 치킨도 그렇게 먹기는 힘들지 싶다. 그래도 필요사항에 ‘풀 좀 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적어 제출하니 그 다음 식단이 비빔밥이었다. 이만큼 의견 수렴이 잘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도 필요한 것이 있다면 설문지에 적어 제출해 보도록 하자.

 

자가격리 시 생활수칙

사실 당연한 것을 빼고는 크게 중요한 부분은 없다. 어디 나가지 말고, 일 2회 자가 검진 앱을 통하여 보고함, 그리고 지시사항 잘 따르기. 이게 끝이다. 어플 보고에는 현재 체온, 기침, 인후통 유무를 체크한다. 나는 그러지 않았는데, 본가에서 자가격리를 하는 친구는 담당 공무원 분이 집에 잘 있는지 매일 전화하셔서 체크를 했다고 하더라. 또한 자신이 생활하면서 나온 쓰레기는 코로나 보급키트에 동봉된 주황색 폐기봉투에 모아 버려야 한다.

잘 먹고, 잘 쉬며 아픈 곳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근데 이것은 평소에도 마땅히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나가서는 운동을 더 열심히 해보려 한다.

 

자가격리자 지원제도를 잘 찾아보자

여느 때와 다름없는 잉여로운 시간을 보내던 오후, 담당 공무원 분께 메시지를 받았다. 자가격리 지원금이 입금될 예정이니 본인명의의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얼마 뒤 나는 10만원의 돈이 들어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분이 좋아진 나는 다른 지원제도가 있는지 구글링을 해 보았다.

● 가구별 지급되는 생계 지원금

● 유급휴가 지원금

이렇게 두 가지를 찾을 수 있었는데, 모두 따로 구청 혹은 주민센터에 찾아가 신청해야한다는 것이다. 생계 지원금의 경우 가구원수에 따라 차등지급이 되며 1인 가구 기준 약 40만 원 이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구성원 중 국가에서 임금을 받는 사람(예: 공무원)이 있을 경우 지원이 제한된다고 하니 주의하자. 유급휴가 지원금은 코로나로 직장(아르바이트 포함)에 나가지 못했을 시 결근 일수만큼 주어진다.(일 최대 13만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노동자라면 고용주 분에게 이를 말씀드리고 담당부서에 연락을 취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자.

학창시절에 신종플루, 메르스 사태를 모두 겪어보았지만 이런 세상은 경험해보지 못했다. 모두가 슬슬 염증을 느낄 지금이 가장 위험한 때라고 생각한다. 점점 확진자 수가 늘어감이 체감되기도 한다.

나 또한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고 그에 따라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학교 측의 배려로 큰 문제없이 격리해제를 코앞에 두고 있다. 독자께 이러한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만약 자가격리 대상자라는 연락을 받았다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과 사무실, 기숙사 행정실에 연락을 드린 뒤 안내받는 수칙을 잘 지킨다면 전염병으로부터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때 이 리뷰를 읽었던 것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2020년 11월 24일, 한양대 외국인 게스트하우스에서.

해당 글은 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리뷰글 공모전 '2020 한양제일리뷰대회' 수상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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