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피부 염증
건강한 피부를 지키기 위한 조언

어디서든 마스크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맨 얼굴이 어색해진 요즘,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피부 염증이다. 김찬서(신소재공학부 1) 씨는 평소에도 유분기가 많은 지성 피부를 가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오랜 시간 착용하면서 땀이 배출되지 않고 안에 맺히는 것을 느꼈고 이로 인해 피부 트러블이 생겼다. 김 씨는 중요한 약속이 있는 날 화장을 하고 마스크를 꼈을 때 피부가 붉게 달아올라 곤란했던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다. 김찬서(신소재공학부1)씨는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부할 때면  피부 유분감이 심해져 불쾌감이 컸다고 말했다. ⓒ게티 이미지
▲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다. 김찬서(신소재공학부1) 씨는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부할 때면 피부 유분감이 심해져 불쾌감이 컸다고 말했다. ⓒ게티 이미지

평균온도가 30도를 훨씬 웃도는 여름철, 마스크가 피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일상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사실이다. 보다 정확한 정보를 알고 조언을 구하고자 서현민 의학과 피부과학교실 조교수를 만나봤다.

 

Q. 마스크 착용으로 발생하는 피부염 증상

서현민 한양대학교 의학과 피부과학교실 조교수.
▲  서현민 한양대학교 의학과 피부과학교실 조교수.

마스크의 반복되는 마찰, 쓸림 및 화학적 자극으로 인해 생기는 질환을 자극성 접촉 피부염이라고 부른다. 이는 의료진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가장 흔한 유형의 마스크 연관 피부질환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6시간 이상 착용 시 위험도가 더 높아진다고 한다.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은 마스크 원료에 민감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수일에 걸쳐 붉은색 홍반과 가려움, 심한 경우 진물이 날 수 있는 질환이다. 압박 두드러기와 접촉 두드러기 또한 마스크 착용이 원인이 돼 생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마스크 착용을 오랜 시간 지속할 경우 피부 환경이 변화하게 된다. 이로 인해 피부장벽기능이 약해지거나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등의 조성이 정상 피부와 다르게 변화할 수 있다. 이는 새로운 피부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Q. 마스크 착용을 하며 입 주위에 노랗게 착색이 생겼다는 경우를 봤다. 이 원인과 대처법은?

마스크 자체의 염료로 착색이 된 경우가 아니라면, 마스크 자체로는 피부의 착색을 일으키지 않는다. 다만 자극성 피부염 등의 피부염증이 발생하면 호전이 돼도 당분간 착색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염증 후 색소침착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약간 어두운 피부 유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시간이 충분히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반응이다.

Q. 화장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면 피부에 더욱 악영향을 미치는가?

요즘 같은 더운 여름철엔 맨 얼굴로 마스크를 써도 습기가 차고 땀이 많이 난다. 화장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면 화장품이 땀과 섞이게 돼 깨끗하게 닦이지 않고, 땀과 화장품이 피부에 미치는 자극 또한 증가할 수 있다. 피부는 지나치게 습윤한 환경이 지속되면 짓무른다. 짓무른 피부는 피부장벽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세균, 곰팡이 등의 감염에 취약하게 된다.

Q. 마스크 색깔에 대한 논란도 많다. 정말 마스크 색도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가?

마스크 색깔에 대한 차이는 미미하다. 이론적으로는 어두운색일수록 밝은색보다 햇빛을 더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마스크 내부의 온도가 상승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온도가 상승한다고 할지라도 안의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루피부염, 아토피피부염 등으로 인해 안면부 피부 염증이 심하면 온도상승으로 인한 증상 악화를 경험할 수 있다.

논외로, 마스크를 쓰게 되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아도 된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마스크 자체로 어느 정도 자외선이 차단되는 것은 맞지만, 모두 다 막아주진 않는다. 따라서 자외선 노출이 많은 계절에는 마스크 착용 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는 SPF30 이상, PA+++이상의 제품을 바르는 것을 추천한다. 민감한 피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백탁이 어느 정도 있는 금속 성분인 무기성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 발생 예방에 도움이 된다.

Q.  면으로 된 다회용 마스크와 일회용 마스크 중 피부 건강에 어느 것이 더 좋은가?

피부과 전문의로서는 면으로 된 마스크가 자극이 적어 피부 건강 유지에는 좋다. 하지만 코로나19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반복 착용을 하게 되면 어떤 마스크든 세균 번식은 빠르게 일어난다. 결론적으로 일회용 마스크 중 피부와 맞닿는 재질이 부드러운 마스크를 골라 착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Q. 마스크로 인한 피부염으로 병원에 방문한 환자를 진단한 경험이 궁금하다.

진료 시간에 얼굴의 피부염을 보이는 환자들은 과장을 조금 보태서 대부분 마스크로 인해 어느 정도 악화를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통 마스크보다 더 중요한 원인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 마스크에 초점을 맞춰 진단하고 치료하지는 않는다. 이전부터 아토피피부염으로 정기적으로 진료를 보던 남자 환자가 기억에 남는다. 얼마 전 얼굴에 마스크를 쓴 것처럼 마스크 모양을 따라 피부염이 두껍게 올라와 찾아왔었다. 가렵고 따가운 증상을 호소해 자극을 줄이고 보습제를 여러 차례 바르도록 설명했는데, 증상이 많이 호전돼 좋은 상태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Q. 건강한 피부를 지키기 위한 조언

첫 번째로, 피부에 미치는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매일같이 하는 세안 역시 피부에 주는 자극 원인이 된다. 세안제로 인한 자극을 줄이기 위해 정상 피부와 유사한 산성도(pH)가 5.5 내외인 약산성 세정제를 선택해야 한다. 자극성 접촉 피부염으로 진단받은 경우 아침 세안을 물로만 가볍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두 번째로, 피부장벽기능의 회복을 위해 보습제를 자주 도포해줘야 한다. 보습제는 주로 너무 묽지 않은 로션이나 크림 제제를 도포하고, 피부가 건조함을 느끼는 경우 수시로 덧발라 줘야 한다. 유분기와 수분기가 적절히 함유된 보습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거나 쉽게 부패할 수 있는 천연물질이나 향료가 많이 포함된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마스크 착용 시간의 최소화이다. 피부염이 심할 때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며, 미리 외출 계획을 세워 마스크 착용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마스크로 인한 피부질환 예방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에도 가장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자극성 접촉 피부염, 입 주위 피부염, 두드러기, 여드름, 모낭염 등 다양한 질환이 생기거나 악화할 수 있다. ⓒ게티 이미지
▲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자극성 접촉 피부염, 입 주위 피부염, 두드러기, 여드름, 모낭염 등 다양한 질환이 생기거나 악화할 수 있다. ⓒ게티 이미지

서 교수는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시대의 하나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며 “앞서 말한 전략들이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고 손상된 피부를 다시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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