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반 출신 제자들이 윤 교수의 퇴임식을 열어
윤 교수, 지적재산권법의 국내 정착과 변리사 양성에 힘써

윤선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한양에서 보낸 긴 세월을 마무리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양대학교 변리사 동문은 지난달 31일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윤 교수의 정년 퇴임식을 열었다. 퇴임식 현장에는 윤 교수의 정년퇴임을 축하하기 위한 변리사반 출신 제자들을 비롯해 김종량 이사장과 김우승 총장 등이 참석했다. 윤 교수는 “변리사로 활동 중인 제자들이 퇴임식을 열어줘서 고맙고 아직 고시반에 남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두고 떠나려니 마음이 무겁다”며 “시원섭섭하고 만감이 교차하지만, 한양을 떠나서도 연구 활동을 이어가는 학자로 남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 지난달 31일 퇴임식을 앞둔 윤선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 교수는 퇴임식을 시작 전 제자들과 근황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 박은지 기자

지적재산권법 국내 1호 학자, 윤선희 교수

윤 교수는 지적재산권법 국내 1호 학자로 1999년부터 28년간 법과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변리사를 지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지난 2003년부터 변리사반 설립 건의 및 지도 교수로서 활동하며 수백 명의 변리사를 양성하기도 했다. 법학을 공부해 가족들에게 출세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던 윤 교수는 일본의 도시샤대학교와 고베대학교에서 각각 법학 학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지적재산권법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던 중 우연한 기회를 통해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

지적재산권법은 과학기술 분야 정부 정책으로 이어지는 실용 학문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필요한 법학 분야이다. 윤 교수는 당시 한국에 정착되지 않았던 지적재산권법 학계를 발전시키고자 해외 법, 연구 사례 등을 국내에 소개하는 서적들을 집필했다. 주요 저서로는 '특허법', '지적재산권법', '상표법' 등 49권이 있으며, 그 중 ‘지적재산권법’은 19번째 개정판이 출간되며 국내 최초의 지적재산권법 체계서로 인정받고 있다. 윤 교수는 “하루가 멀다고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요즘 시대에 새 기술마다 적용되는 법을 공부해야 하는 지적재산권법 분야에 진출해서 괴로울 때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공부할 수 있는 동력을 주는 학문이고 우리나라에 지적재산권법이 체계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그간 노력을 기울였다”고 답했다.

 

▲ 윤 교수와 최태환(생체공학과 12) 동문을 포함한 6명의 제자가 공동 집필한 '한양 지식재산 백서'. 변리사반의 역사와 변리사 동문의 현황을 담았다. ⓒ 박은지 기자
▲ 윤 교수와 최태환(생체공학과 12) 동문을 포함한 6명의 제자가 공동 집필한 '한양 지식재산 백서'. 변리사반의 역사와 변리사 동문의 현황을 담았다. ⓒ 박은지 기자

20년간 변리사반을 이끌며 수백 명의 변리사 동문을 양성해

윤 교수의 교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식어 중 하나는 ‘변리사반’이다. 윤 교수는 국내 대학 최초로 변리사반을 설립해 변리사 지망 학생들의 수험 생활을 도왔다. 그는 “공과대학에서 출발한 학교이니 변리사 시험의 합격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며 학생들의 요청과 당시 이사장님의 배려를 받아 변리사반을 운영해왔다”며 “설립 이전에는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합격자 수가 20~30명 대로 증가하는 등 뛰어난 성과를 내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처럼 윤 교수는 공과대학 학생들을 오랜 기간 지원해오며 공과대학 교수로 오해받았던 적도 있을 정도로 변리사반에 애정을 가졌다.

변리사반 출신 제자들이 정년 퇴임식을 개최하는 등 윤 교수는 제자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윤 교수는 인터뷰 중 중국, 백령도, 제주도 등 국내외로 지적재산권법 세미나를 다니며 학생들과 교류했던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교단에서 28년의 긴 세월을 보내며 정말 많은 추억이 있는데 제자들이 나를 이어 지적재산권법 학계에 진출하고 법학 전문가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답했다. 이어 윤 교수는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변리사반 학생들은 성실하게 공부한다면 보낸다면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신 수험 기간 동안 잡념 없이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퇴임식 현장에서 윤 교수와 제자들이 기념사진을 남겼다. 윤 교수의 퇴임식을 위해 제자들은 축하 동영상과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애정을 드러냈다. ⓒ 박은지 기자
▲ 퇴임식 현장에서 윤 교수와 제자들이 기념사진을 남겼다. 윤 교수의 퇴임식을 위해 제자들은 축하 동영상과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애정을 드러냈다. ⓒ 박은지 기자

윤 교수는 교수로서 살아왔던 그간의 삶을 ‘변리사와 함께한 28년’이라고 정의했다. 윤 교수는 초창기 공과대학 학생들과의 어색했던 첫 만남을 지나 퇴임을 앞두며 수백 명의 공과대학 출신 애제자들을 남기며 변리사반에 쏟았던 열정을 확인했다. 그는 “제자들이 퇴임식까지 열어줘 행복하다”며 “나는 지적재산권법의 초기 단계를 다지고 교단을 떠나지만, 제자들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 전 세계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양을 떠난 후에도 윤 교수는 연구소를 설립해 지적재산권법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학생들의 지도와 서적 집필 역시 멈추지 않고 이어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한양인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 그는 “우리 학교 학생들은 자신감이 없는 학생들이 많은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기세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해 매진하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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