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고 날카로운 나노 펀치가 병원체를 물리적으로 손상시켜

공기 중 미세 병원체를 필터만으로 잡아 손상시키는 기술이 개발됐다. 향균 과정에서 독성물질이 유발되지 않고 추가 장치 구동이 필요 없어 향후 필터 소재 및 여러 향균 관련 기기 표면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양대학교 화학과 이준석 교수팀이 공기 중 미세 병원체를 효과적으로 포획하고 손상시킬 수 있는 나노구조 필터를 개발했다고, 한양대가 13일 밝혔다. 나노 구조와 접촉한 병원체를 화학적 자극 없이 기계적으로 손상시키는 효과를 이용하여 필터 멤브레인에 포집된 공기 중 미세 병원체의 활성 감소 및 사멸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공기 감염성 미세 병원체는 바이러스, 세균 및 곰팡이 등을 포함하는데 이들 중 일부는 동물이나 사람에게 전염되어 각종 호흡기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높은 제거 효율과 함께 강한 살균력을 가진 항균 필터 개발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기존의 항균 필터는 화학적 살생물제 또는 항균 나노 소재를 필터 섬유에 포함시키거나 코팅하는 방식으로 제조되고 있다. 병원체 살균을 촉진하기 위해 빛, 전기, 열 자극 등이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는 추가 에너지 및 외부 구동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살균 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 산소종, 잔열, 흡입 독성 물질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외부 자극 및 추가 장치 없이 공기 필터 표면에서 물리적으로 미세 병원체의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나노 구조 필터를 개발하였다. 병원체의 크기보다 작은 또는 유사한 나노 스케일의 구조가 조밀하게 형성되어 있는 표면에 닿거나 끼인 병원체 세포는 뒤틀리거나 움푹 파이는 등의 물리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손상된 병원체는 활성이 감소되어 더 이상의 증식이 어려워지고 세포가 사멸된다.

연구진은 나노 구조체의 기계적 살균 효과를 이용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매끄러운 공기 필터 멤브레인 표면에 촉매 액적 기반의 합성법으로 나노 기둥을 형성하였다. 천공기 또는 펀치 형태에서 착안, 거칠고 날카로운 모서리를 가진 나노 펀치 구조를 제조하여 기계적 파열 효과를 극대화 하였다.

연구 결과, 나노펀치 기둥에 의해 표면적이 넓어진 필터는 부유 세균에 대하여 98% 이상의 높은 포집 효율을 나타냈다. 매끄러운 필터 멤브레인 대비 나노펀치 구조 멤브레인에서 약 90%의 세균 활성 감소와 약 93%의 증식 세균 수 감소 효과를 보여주었다.

평평한 나노 기둥과 비교하여 나노펀치 기둥에 접촉한 세포는 거친 모서리에서 높은 스트레스를 받아 세포막이 쉽게 변형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또한 촉매 액적 기반으로 형성한 나노 구조는 열, 산, 알칼리 또는 유기용매에도 안정하여 다양한 대기 환경에서도 사용 가능하며 나노 소재 방출에 의한 우려도 적었다.

이 교수는 “호흡기 질병을 일으키는 공기 감염성 미세 병원체의 전파 차단뿐만 아니라 외부의 자극 없이 능동적으로 병원체 사멸이 가능한 소재로써 필터 시장에서 경제적이고 범용적인 소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STEAM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연구는 재료과학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3월 29일 게재됐다.

이준석 교수
이준석 교수
(A) 나노펀치 구조 공기 필터의 기계적 살균 활성에 의한 공기 중 미세 병원체 불활성화 개략도. (B) 나노펀치 구조 필터 (C) 나노펀치 구조 표면에서 손상된 세균 현미경 이미지
(A) 나노펀치 구조 공기 필터의 기계적 살균 활성에 의한 공기 중 미세 병원체 불활성화 개략도. (B) 나노펀치 구조 필터 (C) 나노펀치 구조 표면에서 손상된 세균 현미경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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