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예술과 패션을 접목한 최초의 박사학위 논문 작성
순수하고 즉흥적인 예술인 아르 브뤼(Art-Brut) 특성을 시각 디자인과 결합
“소외된 것들을 패션 디자인으로 울림 있게 표현하고파”

김아리(의류학과 박사과정) 씨가 국내 최초로 장애인 예술에 패션을 접목한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했다. 김 씨는 사회적 약자의 창작 예술작품을 뜻하는 '아르 브뤼(Art-Brut)'의 특성을 패션 디자인의 요소로 활용해 연구했다. 패션 디자인으로 사회적 포용의 가치를 실천하는 김 씨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김아리(의류학과 박사과정) 씨는 국내 최초로 장애인 예술에 패션을 접목한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했다. ⓒ 김아리 학생
▲ 김아리(의류학과 박사과정) 씨는 국내 최초로 장애인 예술에 패션을 접목한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했다. ⓒ 김아리 학생

 

패션 디자인으로 사회적 포용을 실천하다

'아르 브뤼'는 예술을 의미하는 단어 'Art'와 원시적인을 뜻하는 프랑스어 'Brut'의 합성어로, 가공하지 않는 예술 혹은 제도권 안에 있는 기존 예술과 차별화된 회화를 의미한다. 순수하고 즉흥적인 표현 특성상 주로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예술적인 개성이다. 김 씨는 "주류 예술 장르에 포함되지 않았던 아르 브뤼를 조명하고 싶었다"며 "독창적인 특성을 나타내는 아르 브뤼가 패션 디자인 요소로 활용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답했다.

 

▲ 김 씨는 가공하지 않은 예술을 뜻하는 아르  브뤼(Art-Brut) 특성을 패션에 접목해 디자인했다. ⓒ 김아리 학생
▲ 김 씨는 가공하지 않은 예술을 뜻하는 아르  브뤼(Art-Brut) 특성을 패션에 접목해 디자인했다. ⓒ 김아리 학생

박사 학위 논문 <사회적 포용을 위한 아르 브뤼 작품의 표현 특성을 활용한 패션디자인>은 패션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 포용을 실천할 방안을 모색한 연구다. 그는 "연구 과정에서 아르 브뤼 예술의 표현 특성을 분류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며 "목적이 없는 순수한 표현 의지에 가까운 아르 브뤼 예술의 특성상 추상적이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다수의 아르 브뤼 작품을 보면서 시각적인 특징을 수집했다"며 "공통으로 나타나는 시각적 특징을 정리한 후 디자인에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예술가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한 노력"

김 씨는 '픽셀 킴'으로 유명한 픽셀 드로잉 아티스트 김현우 작가의 작품에 주목했다. 그는 "김현우 작가는 주변 사물과 이야기를 픽셀로 재구성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단한 작가다"며 "작은 조각의 픽셀로 나뉜 그의 작품을 특징 삼아 디자인의 표현기법으로 사용했다"고 답했다. 김 씨는 이어 "김현우 작가의 작품은 픽셀 한 조각의 고유성이 강하지만, 전체 작품은 조화롭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며 "패션 디자인으로 개성이 강한 개인들이 모여 조화로운 하나의 사회를 이룬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 김 씨는 김현우 작가가 출간한 드로잉 아카이브 책에 사인을 받았다. 그는 김현우 작가 작품의 대표적인 특성으로 즉흥성과 다양한 색상, 순수한 표현 등을 언급했다. ⓒ 김아리 학생
▲ 김 씨는 김현우 작가가 출간한 드로잉 아카이브 책에 사인을 받았다. 그는 김현우 작가 작품의 대표적인 특성으로 즉흥성과 다양한 색상, 순수한 표현 등을 언급했다. ⓒ 김아리 학생

연구를 위해 김 씨는 김현우 작가를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김 씨는 김현우 작가를 설득하기 위해 작가의 작품 특성을 정리한 후 창작하고 싶은 디자인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제출했다. 그는 "작품 사용 허가를 받기 전 걱정이 많았고, 워낙 유명한 작품이 많아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될까 봐 걱정하시기도 했다"며 "편안하게 대화해 주신 덕분에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소중한 기억으로 남은 연구

연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김 씨는 '지도 교수와의 시간'을 꼽았다. 김 씨는 "이연희 의류학과 교수와 함께 논문을 작성하는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며 "처음 논문 주제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항상 열린 자세로 대해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이어 "아르 브뤼 특성을 의상으로 디자인할 때 이 교수가 함께 고민하며 도움을 주셨다"며 "긍정적인 기운과 태도를 곁에서 배울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고 답했다.

다양한 아르 브뤼 작가를 사회에 소개하는 것은 김 씨의 목표다. 그는 "패션이라는 매개체로 아르 브뤼 작품을 깊게 탐구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아르 브뤼 작품을 소중하게 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외된 것들을 울림 있게 표현하고 싶어"

마지막으로 김 씨는 그가 구축하고 싶은 디자인 철학을 설명했다. "사회에서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것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소중하게 다루고 싶어요. 세상의 일부분을 짊어진다는 소명 의식이 아닌, 제가 있는 자리에서 제 사유를 울림 있는 메시지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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