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사를 10권으로 정리하고 싶어

한국 영화사연구자이자 한상언영화연구소 한상언 소장은 한말에서 식민지 시기까지 한국의 초기 영화산업 연구(2010)로 한양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북한영화 전문가이면서 방대한 북한 문헌을 보유한 고서 수집가이다. 그가 북한 영화와 영화인 연구를 위해 모으기 시작한 1970년대 이전 북한 문헌 컬렉션(약 5천 권)은 기관인 통일부 자료센터와 인하대 도서관에 이은 국내 세 번째 규모로 평가받는다.

‘책방 노마만리’는 한 동문이 지난해 5월 문을 연 충남 천안 서북구 직산읍 마정저수지 옆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이다. 1층은 카페, 2층은 전시장, 3층은 영화도서관이다. 그는 여기서 3개월 단위로 기획전을 하는데 지난 10월부터 내달까지는 천안 출신으로 식민지 시기 프롤레타리아문학의 최고봉으로 불린 이기영(1895~1984)의 문학과 삶을 보여주는 ‘천안 사람 민촌 이기영’ 전을 한다. 

한 동문은 “제 정체성 중 하나인 고서수집가의 최고 영예는 남들이 안 가진 책을 소장하는 거죠. 여기서 제가 모은 책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라며 노마만리를 운영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기획전을 하면 계속 책을 바꿀 수 있잖아요. 아이디어를 계속 내어 제가 가진 많은 자료를 보여주고 싶어요”라며 노마만리를 기획전 위주로 운영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동문이 최근 엮은 ‘스탈린 거리의 평양 책방’에는 시인 백석의 동화 번역서 ‘동화와 이야기’(위딸리 비안끼 저, 1957)와 독립운동가이자 작가인 김학철이 번역한 ‘검찰관’(고골 작, 1949) 등 국내 유일본이 여러 권 실렸다.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그는 “2010년 무렵부터 북한 책을 본격적으로 모았어요. 제가 석사 논문으로 해방기 영화운동에 관해 썼는데요. 그 시절 정말 많은 영화인이 등장하는데 1950년 이후 거의 사라져요. 이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면서 북한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라며 북한 책을 모으게 된 계기를 밝혔다.

한 동문은 지금 내년 출간 목표로 1954년 전후복구기부터 1973년까지 북한 영화를 정리하는 책을 집필 중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2018년에 박사 논문을 토대로 ‘조선영화의 탄생’이란 책을 냈는데요. 이게 첫 권인 셈이고 2권은 무성영화 시기가 될 겁니다”라며 한국영화사를 10권으로 정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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