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덕호 총장님 인터뷰

소통과 분권, 책임을 기치로 새로운 한양을 만들기 위해 2011년을 쉼 없이 달려온 임덕호 총장님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재학생뿐 아니라 교직원, 동문에 이르기까지 한양의 이름 아래 모인 이들의 눈이 ‘명문 한양’으로 가는 임 총장님의 발걸음에 집중되었을 터. 이에 임 총장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비전을 공유하고, 지난 1년간 한양의 변화와 발전 그리고 올해의 과제에 대해 살펴본다.

 

   
 

취임한 지 이제 만 1년이 되셨습니다. 주말, 휴일도 없이 바쁘게 지내셨는데요, 한양의 총장으로 보낸 1년에 대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교 안팎으로 대단히 어려운 때에 총장을 맡았다며 걱정하고 위로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오히려 안정적일 때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더 어려운 법이지요. 다들 대학이 위기라고 할 때 위기관리를 잘한다면 오히려 우리 대학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계획한 일들을 꾸준히 했습니다. 다만 총장이 되면서 아쉬운 점은 가르치는 일, 강의하던 때가 많이 그립다는 겁니다. 1주일에 한 강좌 정도 맡아서 강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죠. 가르치는 것, 학생들과 함께하는 것,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어요.

취임 초기, 총장은 최고경영자(CEO)라고하셨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CEO형 총장’은 어떤 총장인가요.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부합해 학교의 재정 문제 등 경영 일선에 직접 뛰어들고 그 성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 바로 CEO형 총장입니다. 전 세계적인 무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 또한 좋든 싫든 성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진 시대입니다. 과거 총장의 개념으로는 이런 변화에 대처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단과대학 학장님들도 CEO형 학장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학장님들은 단과대학의 경영을 책임지고 저는 학교 전체의 경영을 책임지는 것이지요.

 

   
 

대학 혁신과 구성원 간의 소통, 책임 경영 등을 취임 초기부터 강조하셨는데요, 이를 위해 지난 1년 동안 어떤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셨는지요.

분권화가 핵심인 New Hanyang 2020 프로젝트를 본격적인 궤도에 올리기 위해 단과대학별 자율경영이 가능하도록 행정시스템을 개편한 일입니다. 단과대학 별로 자율경영이 가능하려면 상당수의 본부 업무를 단과대학에 이관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행정 인력 보강이 필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본부 조직 슬림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17개 팀을 통·폐합하고 조정된 인력을 각 단과대학과 RC 단위 행정팀에 배치했죠. 오는 4~5월에 마지막 조직개편을 마치면 자율경영에 적합한 행정인력 보강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행정 인력 보강을 바탕으로 분권화가 진행되어 현재 대다수 단과대학과 학장님들께 많은 권한이 위임됐고 또 위임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임교수와 시간강사 그리고 비전임교원이나 계약직 직원의 임용이나 채용 권한이 단과대학으로 완전히 이관되어 학장님 책임하에 이루어집니다.
전기, 수도, 난방비 같은 주요 관리비 절감 및 효율적 운영 등 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도 학장님 중심의 단과대학으로 이전되고 있고요. 장학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에는 대학본부에서 획일적으로 장학금을 운영했지만 이제는 큰 틀만 정해주고 단과대학 특성에 따른 장학금 배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자율경영은 성과에 대한 보상과 책임이 분명해야 하기 때문에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한 학과 평가제도를 도입, 시행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이 제도가 2~3년 내에 완전히 정착되면 학과 책임 경영을 핵심으로 한 단과대학 자율 책임 경영이 확립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던 1년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총장님이 보시기에 가장 잘됐다, 혹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요.

나름대로 가장 잘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 행정시스템 개편입니다. 우리 한양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더욱 뿌듯하고 고맙습니다. 새롭게 바뀐 대외협력처에 대해서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대외협력처의 노력으로 발전기금에 대한 많은 의식 전환을 이루고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한 것이 큰 보람입니다. 특히 미래자동차연구센터 건립은 한양의 일원들이 동문인 현대· 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에게 받은 큰 선물일 뿐 아니라 우리 대학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지난 1년 동안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정말 많은 만남을 가졌고 의견 수렴을 위해 노력했는데 특히 온라인을 통한 소통이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의아해하실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역시 구성원들과의 ‘소통’입니다. 사람들 혹은 조직은 자신들의 의견이 수용되면 소통이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 그렇지 않으면 일방적 소통이라고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열린 마음으로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겠지만 한편으로 우리 구성원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내 자신, 내 과, 내 단과대학, 우리 대학 전체 등 여러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이런 관점을 공유할 때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겠지요. 이런 면에서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소통의 결과를 피부로 느끼게 하는 데는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이 부분에 있어서는 계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 약속드립니다.

 

새로운 한양을 위해 앞으로 추진하실 과제는 무엇인가요.

하드웨어적 측면에서 캠퍼스 마스터플랜 완성과 실행이 첫 번째입니다. 3월경 공개되는 캠퍼스 마스터플랜은 대대적 지하 개발로 공간 및 편의 시설 확충, 쾌적한 지상 환경 조성 등 우리 대학의 미래까지 품을 수 있는 국제적 수준의 캠퍼스 구축이라는 원대한 꿈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스터플랜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실행 완료될 때까지 수십 년이 걸릴 이 마스터플랜의 공사를 제 임기 중 시작하는 것이 중점 추진 과제 중 하나인데, 조 단위의 비용이 필요한 어마어마한 과제인 만큼 기업 투자 유치, 이를 통한 재정 강화 등 CEO 총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 학문 간 통섭, 융합 연구, 융합 교육을 통한 창의적 인재 육성입니다. 이를 위해 2013학년도에 새로운 교과과정 개편이 이루어집니다만, 이미 지난해 9월부터 교과과정개편위원회를 구성해 대대적인 연구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특히 융합 교육 부분은 올해부터 부분적으로 시행, 2013학년도에는 대대적으로 확산시킬 계획입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한 학과 평가 정착이 세 번째입니다. 자율 경영의 최종 단위는 학과입니다. 따라서 학과가 경쟁력을 지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학과 평가가 필수입니다. 학과 평가가 정착되면 대학본부에서 통제했던 여러 규제들이 완화되고 학과 단위로 이전될 것입니다. 양적 발전에 초점이 맞춰진 연구를 질적 발전으로 전환하는 것 또한 추진해야 할 과제입니다. 우리 대학 정도 되면 연구, 특히 이공계 분야의 연구를 선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의 질에 초점을 맞춘 질적 평가를 통해 한양이 리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회 윤리의 마지막 보루인 대학으로서 우리 구성원들의 윤리의식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윤리적 측면에서 어느 조직보다 깨끗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슴에 새기는 한 해가 되도록 저 또한 노력할 것입니다.

 

   

▲ 2011년 3월 18일에 진행된 총장 취임식 모습
취임 당시 임덕호 총장은 분권화와 소통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한양의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을 들려주세요.

하고자 하는 일이 참 많은데 이런 일들이 잘 이루어지려면 결국 기본은 사람입니다. 신년사에서도 밝힌 것처럼 총장이 혼자 대학 경영을 운영하고 책임지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물론 모든 책임은 총장이 지겠지만 구성원 모두가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이 혹독한 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의 화두는 ‘함께’입니다. 교수, 직원, 학생 그리고 동문까지. 우리 대학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함께 책임지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절실합니다. 그리고 이제 전통과 역사라는 측면에서 이미 명문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대학이 명실상부한 명문대학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이 딱 하나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명문대학의 구성원다운 태도와 마음가짐이 그것입니다. 총장은 명문대학의 총장으로서의 자질이 있는가, 우리 교수, 직원, 학생은 명문대학의 구성원다운 행동을 하고 있는가, 우리 동문은 명문대학 동문다운 태도를 지니고 있는 가를 깊게 생각하면서 우리가 도달해야 할 새로운 한양, ‘명문 한양’을 위해 그 태도가 몸에 배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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