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상 학생 “쓰레기를 자산으로, 데이터로 바꾼다”
단일 투입구와 자동분류가 강점인 ‘웨이스트 핸들러’ 개발
4세대 시제품 공개 앞둬…“데이터 기반으로 ESG 실현할 것”
청년 창업팀 HTPeo(Help the People)가 최근 ‘2025 환경데이터 활용 및 분석 공모전’에서 환경부 장관상(대상)을 받았다.
HTPeo는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분리배출 솔루션 ’웨이스트 핸들러‘를 개발한다. 웨이스트 핸들러는 기존의 다중 투입구 쓰레기통과 달리 단일 투입구만을 사용하며, 자체 AI 알고리즘으로 쓰레기의 재질과 오염도를 판별해 일반쓰레기·재활용 쓰레기·고품질 쓰레기로 자동 분류한다.
수상 소감에 대해 유준상(데이터사이언스학부 2) 씨는 “3년 간의 연구개발, 그리고 지난 1년 간의 사업화 도전을 인정받아 매우 기뻤다“며 ”쓰레기를 실물 자산이자 데이터 자산으로 전환해 사회 및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Help The People, 고등학교 룸메이트에서 창업 파트너로
HTPeo는 Help the People의 약자로, 사람을 돕고 환경을 살리는 기술적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HTPeo의 공동창업자 유 씨와 강우혁(경희대) 씨의 인연은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은 기숙사 룸메이트로 지내며 밤늦게까지 교육 문제, 환경 문제 등 다양한 사회 현안을 두고 토론을 즐겼다. 이들은 분리배출 교육 이후에도 여전히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 현장을 목격한 경험을 계기로 연구를 시작했다.
두 창업자는 상호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유 씨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와 ESG 전략을 맡고, 강 씨는 AI와 특허 등 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유 씨는 "현재 재활용 체계는 개인의 지식과 판단에 과도하게 의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배출 단계에서 혼입이 발생하고, 결국 뒤에서 재선별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며 "재활용 자원의 부가가치를 낮춰 시장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웨이스트 핸들러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기술로 보완해 쓰레기 배출 순간부터 데이터를 축적하고, 자원을 가치 있게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단일 투입구, 자동 분류…“재활용 문턱 낮췄다"
웨이스트 핸들러의 가장 큰 특징은 자동 분류 기능과 단일 투입구 구조다. 기존처럼 사용자가 직접 쓰레기를 구분할 필요 없이 투입구에 버리면, 내장된 카메라와 AI가 쓰레기의 재질을 판별해 분류한다. 카테고리는 크게 일반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고품질 쓰레기 세 가지로 나뉜다.
특히 재활용이 가능한 경우에는 사용자에게 화면을 통해 재활용 여부를 묻는다. 이후 라벨 제거나 압착 같은 간단한 지침을 안내하며 이를 따를 때 보상을 제공한다. 유 씨는 “AI로 재활용의 문턱을 낮추면서, 동시에 버려진 쓰레기의 데이터를 축적해 또 다른 수익모델로 연계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고 말했다.
현재 웨이스트 핸들러는 4세대 시제품 단계까지 개발됐다. 초기 컨베이어벨트 방식의 장치에서 원자재 가격 및 유지보수 비용의 한계를 극복하며 경량화에 성공했고, 자체 데이터셋 구축과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제로샷 학습(모델이 학습 과정에서 본 적 없는 새로운 작업이나 클래스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학습 기법) 기준으로 시중 AI 모델 대비 63% 이상 성능을 향상하는 성과를 거두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실증에서 사회적 기여까지, HTPeo가 그리는 미래
HTPeo는 오는 9월 시제품 실증 및 부스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후 KC 인증 등 필수 절차를 거쳐 10월부터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실증 계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 씨는 “2026년 ESG 공시 의무화 시점에 맞춰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겠다"며 "웨이스트 핸들러를 기반으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플랫폼 · 선별장 AI 도입 · 데이터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다”고 밝혔다.
국내 재활용 인프라에서는 매년 약 2.5조 원 규모의 자원 손실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HTPeo는 쓰레기를 데이터화해 자원 회수율을 높이고 혼입률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 씨는 "나아가 정책결정자와 기업이 ESG 실현에 활용할 수 있는 정량적 지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다.
끝으로 유 씨는 같은 청년 창업가들에게 “완벽한 계획을 기다리기보다 작게라도 데이터 기반 실험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고객, 투자자, 사용자를 직접 만나며 얻은 데이터와 피드백이 사업화 및 개발 방향을 설정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됐다”며 “현장에서 얻는 데이터와 경험이야말로 가장 크고 정확한 자산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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