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시리즈8 - 글로벌다문화연구원

 

   

 

ERICA캠퍼스가 위치한 안산시에는 대한민국에서 다문화 이주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국경없는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이 위치한 원곡동의 경우 주민의 60%정도가 외국인이고 상점의 90%가 외국인관련 상점들이 입주해 있을 정도다. 2006년에 설립된 사단법인의 명칭이기도 한 ‘국경없는 마을’은 인종∙언어∙피부색∙종교 등이 다른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주체가 평화롭게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대안으로 만들어졌다. “한국 속의 작은 지구촌”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 곳.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것은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에 발맞춰 우리대학 글로벌다문화연구원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 주체가 평화롭게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오늘도 연구에 매진 중이다.

 

   
글로벌다문화연구원,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공존

우리 사회는 많은 이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그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이들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거나 교육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글로벌다문화연구원은 정책개발과 교육지원을 통해 글로벌 다문화 인재를 양성하여 다문화 인권도시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다문화연구원장 정병호 교수(국문대·문화인류)는 “인류 사회가 역동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 현상과 한국 사회에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다문화 현상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글로벌다문화연구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하며, “현재 문화 간 이해와 공존의 지평을 넓혀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다문화연구원은 1988년 ‘민족학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이후 지난 2011년 5월, ‘글로벌다문화연구원’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이주인권가이드라인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글로벌다문화연구원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주노동자들의 실태조사와 함께 인권 보장 기준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

 

학술연구와 교육지원으로 지역사회에 이바지

 

현재 글로벌다문화연구원의 주요 활동은 학술연구와 교육지원으로 나뉜다. 우선 학술연구 활동으로는 다문화현상에 대한 학제간 통합 연구가 있다. 연구원은 다문화 및 초국가적 시민사회 형성, 사회갈등과 문화통합, 소수자 인권 및 시민권 등을 주제로 연구총서 및 국내외 학술지를 발간하고 있다. 다문화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목적으로 한 국제학술교류 및 네트워킹 활성화도 학술연구에 포함된다. 국내외 다문화현장을 영상으로 제작하고 국제학술대회, 워크샵 등 활발한 학술교류를 진행한다. 지난 2월 22일 교내 학연산클러스터지원센터에서 열린 해외석학 초청 워크숍 ‘장기간의 현지조사와 영상인류학’이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주민·소수자에 대한 문학, 영상물 연구와 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주민 영상제를 개최하고 이주민 소수자 문화예술 네크워크를 지원한다.

 

교육지원사업은 크게 세 가지다. 결혼이주자 자녀 다문화교육, 이주노동자 산업 현장 문화이해 교육, 다문화 관련 대상자 교육이 그것. 결혼이주자 자녀 다문화 교육은 다문화교육 프로그램 개발, 다중언어 교육기반 마련을 담당한다. 글로벌브릿지사업의 일환으로 연구원 소속 교수들이 다문화 자녀들을 대상으로 언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또한 다문화 학생 비율이 40% 이상인 원곡초등학교에서 이주민노동자 자녀들에게 정기적으로 멘토링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에 있는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자에게 문화이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새터민, 사할린 귀환동포 등을 대상으로 시민인문강좌를, 사업체 경영자 및 인사담당자에게는 다문화 감수성을 교육한다. 다문화 관련 대상자는 유학생, 국제교류현장활동가, 해외진출기업을 말한다. 연구소에서는 이들에게 다문화이해교육을 제공함과 동시에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벌다문화연구원


   
최근 글로벌다문화연구원은 ‘미얀마 포괄적 발전을 위한 지역역량강화 사업’이라는 제목으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개발협력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지난 1월 28일과 2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현지 조사에 나섰으며 2015년까지 2년 동안 파견될 예정이다. 이번 지역역량강화사업에는 미얀마 양곤대학교와 우리대학이 손잡았다. 앞으로 두 대학은 정치적 위기로 인해 침체된 미얀마에 디지털 지식정보 축적을 위한 환경 구축과 사회 개발을 위해 지원하고, 연구자들이 마을에 체류하며 각 마을의 사회문화자산에 대한 정보를 발굴하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마을 주민들이 자신들의 자산을 기반으로 생활 개선을 위해 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더불어 정병호 교수는 “앞으로 2년 동안 미얀마 지역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스스로가 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콘텐츠 개발에 주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구촌 전체에서 전개되고 있는 대규모 이주와 문화 간 만남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전문적 대응은 이제 한국뿐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이에 글로벌다문화연구원은 국내외의 유수한 연구기관들과 폭 넓은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학술적 연구와 사회적 실천을 긴밀하게 결합하고자 한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와 국가, 그리고 국제사회의 다양한 차원의 다문화 정책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여 문화 간 소통과 이해와 공존의 가능성을 넓혀 갈 계획이다.

 

양혜연 학생기자 hyeon157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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