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HYU학과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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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통폐합. 최근 대학가를 관통하고 있는 이슈다. 실제로 얼마 전 B대학교는 국문학과를 폐지했고, C대학교는 아동복지학과 등 인문사회 계열의 일부 학과를 폐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취업률이 저조한 학과를 개편한 것이다. 이는 대학을 '취업을 위한 학원'으로 간주하는 행태라며 논란이 되었다. 각 학과마다 '특성'이 있기 때문에, 취업뿐 아니라 다른 요소들도 적절하게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대학은 합리적인 학과평가 지표를 도입했다. 바로 'HYU 학과평가'다. 모든 학과의 발전을 위한 디딤판 역할을 할 HYU 학과평가. 인터넷한양이 2012학년도 HYU 학과평가를 살펴보았다.
학교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학과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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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은 지난 달, 의과대학을 제외한 전 학과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학과평가를 발표했다.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학과 운영에 관한 평가이다. 학과평가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장점 강화와 취약부분 개선을 통한 학교 경쟁력 강화'이다. 기획처장 이 영 교수(경금대·경금)는 "대학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곳은 학교 본부가 아닌 학과"라며 "학과 내 교수님의 연구실적, 소속 학생들의 실력, 담당 행정팀의 지원이 합쳐져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함이다"라며 학과평가 도입의 취지를 밝혔다.
서울캠퍼스는 지난 해부터, ERICA캠퍼스는 2008년부터 학과평가를 시작했다. 시범사업의 형태로 실시했던 것을 수정, 보완해 올해부터 정규사업으로 전환했다. 향후 지속적으로 학과 현황을 데이터화 할 계획이다. 올해 평가는 2012년 결과를 100% 반영하지만 2013년도 평가부터는 연도별 누적평가를 적용한다. 2013년 평가에서는 2012년 결과 20%와 2013년 결과 80%를, 2014년 이후부터는 재작년 결과 10%와 작년 결과 20%, 해당 년도 결과 70%를 취합한다. 누적평가의 의미에 대해 이 교수는 "학과라는 큰 몸집이 움직이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리고 특정 지표의 경우 해당 년도에만 낮은 수치를 기록할 수도 있음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과평가는 'New Hanyang 2020'과 연계하여 실시한 프로젝트다. New Hanyang 2020은 2020년까지 브랜드 파워를 2008년과 비교해 2배로 증가시켜, 2039년에 글로벌 100대 대학에 진입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이 일환으로 'QS세계대학 학문분야별 평가 결과', '중기발전 계획 2015 이행 현황'과 더불어 '2012 HYU 학과평가'를 실시하고 올해부터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캠퍼스와 계열별 특성을 고려한 학과평가
학과평가는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의 특성을 고려한 5가지 기준을 토대로 이뤄졌다. 이 교수는 "서울캠퍼스는 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반면 ERICA캠퍼스는 산업과 연계해 산학연계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성화 방향을 고려해 기준을 다르게 설정했다"며 가중치 설정의 이유를 밝혔다. 각각의 지표는 중요성을 고려해 가중치를 두었다. 서울캠퍼스는 연구(30), 교육(25), 국제화(20), 교육효과(15), 기금(10) 순이다. ERICA캠퍼스는 연구(30), 교육(30), 취업 및 산학협력(30), 국제화(20), 발전기금(10) 순이다. (괄호 속 숫자는 가중치)
학과의 효용성을 평가할 때, 취업률에 국한하지 않고 학과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이 교수는 "단순히 취업률만 보면 학과별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며 "종류가 전혀 다른 오렌지와 사과를 비교하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이번 학과평가에서는 이를 고려해 새로운 잣대를 사용했다. 경쟁대학의 동일학과와 비교해 표준화 한 것. 이 교수는 "예를 들면 우리대학 사범대 교육학과의 취업률의 경우 연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의 취업률과 비교하는 것이다. 설정 집단에서 우리대학 교육학과의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어떤지를 평가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문의 특성을 고려한 지표라는 것은 경쟁대학 선정 기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경쟁대학은 최우수 대학을 기준으로 선정하였으며, 그 중 학과명은 유사하나 성격이 상이한 경우, 해당 학과와 협의하여 조절했다.
취합한 점수는 모든 학과가 아닌 계열별로 순위가 발표됐다. 이공계, 인문계, 예체능계 세 분야로 나눈 것. 김연산 팀장(기획처·기획평가팀)은 "모든 학과를 일괄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았다"며 "유사한 학문과 비교해서 얼마나 잘하는지 보는 것이 더 의미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경쟁의 장을 계열별로 설정한 이유를 밝혔다.
학과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학과평가 결과
학과평가 결과는 우리대학 메인 홈페이지(www.hanyang.ac.kr/)하단 배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교수는 학과평가 결과 공개에 대해서 '소통의 재료'로 작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결정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 교수는 "학생들이 교과과정, 예산운영을 비롯한 학과평가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공개하는 것"이라며 공개의 취지를 밝혔다. 이여진 양(사회대·미컴 3)은 "학과평가를 통해 학과에 더 많은 관심과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며 학과평가가 소통을 돕는 것에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캠퍼스와 계열별 학과평가 결과에 대해서 살펴보자.
연구중심의 서울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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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캠퍼스 이공계열은 산업공학과, 에너지공학과, 건설환경공학과가 상위권을 기록했다. 1위를 차지한 산업공학과 학과장 정인재 교수(공과대·산업공학)는 "학부강의뿐 아니라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강의까지 담당해야 하는데 소속 교수님들이 이 역할을 잘 수행해주셨다"고 학과 교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어서 정 교수는 "교수들의 수업시간뿐 아니라 연구실적과 더불어 큰 역할을 해주었던 것은 학생의 취업률"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해 산업공학과는 91%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정 교수는 "우리대학 공대 내에서 1위는 물론 전국 산업공학과에서 1위"라며 학생들의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인문사회계열에서는 관광학부가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고 행정학과, 영어영문학과가 그 뒤를 이었다. 인문사회계열 최고 순위를 기록한 관광학부 학과장 정 철 교수(사회대·관광)는 "첫 번째 공식평가에서 1위를 받았다는 점에서 굉장히 기쁘다"며 "관광학부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학과를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정 교수는 "앞으로 인적, 물적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할지 결정할 수 있었다"며 "상대적으로 약한 국제화 지수를 위해 외국인 교수를 신청했고, 강점 강화를 위해 연구분야를 적극 지원하고 미취업자들의 특별관리를 시행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예체능계열은 응용미술교육과, 실내건축디자인학과, 체육학과 순이었다. 응용미술학과 학과장 김선아 교수(사범대·응용미술교육)은 "작년의 시범시행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며 "그 중에서 교육지표의 강의평가 C+이하 강좌비율이 낮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고 예체능 분야 1위로 이어질 수 있었던 요인을 분석했다. 김 교수는 "학과평가는 노력해야 할 분야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부족한 분야를 확실하게 알아 운영계획을 설계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학과평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학연산 중심의 ERICA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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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A캠퍼스의 이공계열의 학과평가는 응용물리학과, 해양환경과학전공, 재료공학과 순으로 나왔다. 응용물리학과 학과장 신동수 교수(과기대·응용물리)는 "학과평가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 어떤 활동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학과평가를 계기로 그 동안 운영해왔던 방식이 적합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학과평가를 이해했다. 신 교수는 "높은 평가 등급에 급급하기 보다는 학생들에게 더 나은 학업 환경을 조성해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인문사회계열은 일본언어문화학과, 경제학부, 문화콘텐츠학과가 각각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언어문화학과 학과장 김영철 교수(국문대·일본언어문화)는 "학과평가를 통해 학교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학과가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화 문제에 대해 전학과적으로 힘을 쓰고 있었다"며 "사회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에 대해 학과평가를 계기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학과평가의 결과를 분석했다.
예체능계열은 영상디자인학과(現 엔터테인먼트디자인), 섬유디자인학과(現 서피스, 인테리어디자인), 시각패키지디자인(現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순으로 이어졌다. 예체능계열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섬유디자인학과 학과장 엄경희 교수(디자인대·섬유)는 "교수와 학생간의 유대감이 굉장히 깊다"며 "구성원들이 각각 자신의 위치에서 학과를 생각하며 열심히 했던 것이 평가에 반영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결과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1년간의 학과 운영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로 받아들이며 학과운영 계획에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대흐름에 맞게 진화하는 학과평가
학과평가의 기준들은 계속해서 진화할 예정이다. 시대 흐름에 따라 다른 요소가 중요해지면 학과평가 지표에 반영되는 식이다. 예를 들어 현재 학과평가 기준에는 빠져있는 '교환학생 파견 수치'의 경우 국제교류의 중요성이 강조되면, 추후에 평가요소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 학과들을 위한 대안 책도 검토 중이다. 상위 20% 학과에 대해서는 학과발전을 위한 전략예산을 지원 한다. 또한 하위 학과의 경우에는 평가 사항을 공개하고 분석하는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모든 학과가 함께 발전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년대비 상승폭이 가장 큰 학과의 경우 '열정상'이라는 이름으로 추가적인 시상이 있을 예정이다. 작년 시범시행의 경우 11위에서 올해 1위로 상승한 산업공학과의 경우 이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다. 산업공학과 학과장 정인재 교수는 "한꺼번에 순위가 오르기는 어렵지만 전년도의 결과를 약점을 보완해서 순위를 높였을 때, 이 노력을 치하한다면 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윤지 학생기자 yj091@hanyang.ac.kr
조은진 영문기자 hiej1224@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