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상설전시관 '전통공예·고고유물전시실'
김홍도와 장승업의 서화, 이조백자와 고려청자를 만날 수 있는 곳. 국립박물관이나 유명미술관이 아니다. 박물관 특별전시실을 지나 4층과 5층에 준비된 박물관 상설 전시관은 그 동안 많은 이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본교 소장 국보·보물급 문화재와 발굴 유물들을 선보이고 있는 곳이다. 전통공예전시실과 고고유물전시실로 구성된 상설전시관에는 시대별로 엄선된 5천여 점의 유물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특별전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곳, 상설전시관에서 우리의 문화수준을 한 단계 높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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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서 만나는 국보·보물급 문화재들
전통공예실은 전시유물에 따라 도자실, 서화실, 민속실로 구분된다. 전통공예실 역시 특별전과 유사하게 도자기, 서화, 민속유물들이 각 공간에서 시대 순으로 배치된 특색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유물들이 시대에 따라 어떤 특징을 가지고 변천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각 전시실의 도입부분에 연대순에 따른 특색을 표와 대표적 유물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고려청자에서 시작되는 도자실은 상감, 분청기법으로 진행되는 청자 변천사와 조선 이조백자의 초기와 후기의 변모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어 관람객들이 시대에 따른 도자기 변천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중 고려초기 청자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는 '청자향완'은 학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도자실을 지나 은밀하게 구성된 서화실은 박물관의 대표적인 자랑거리다. 이곳에는 단원 김홍도 선생의 경직풍속도 8폭 병풍을 비롯해, 오원 장승업 선생의 쌍압유희도, 조석진과 안중식 선생의 해상군선도 등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최고 수준의 서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단원의 경직풍속도는 광주박물관장 이원복 선생과 전문 감정단에 의해서도 단원의 작품들 중 최고의 보존 상태라는 평가를 받은 유물이다. 박물관측 역시 이러한 작품들의 변질을 막기 위해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기본적인 온·습도 조절장치 뿐 아니라 발열이 적은 광섬유 조명등을 사용, 최고의 보존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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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여인네들의 뒤꽂이와 은장도로 시작되는 민속실은 생활용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버선 주머니, 수저함, 은장도와 같은 여성용품들에서부터 담배함, 망건통과 같은 남성용품들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사용되었던 손 때 묻은 물품들이 다수 전시돼 있다. 민속실은 과거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물품들을 관람객의 눈앞에 선보인다. 사대부집 부인들의 화려한 화각함과 관복에 사용된 옥과 호박으로 된 관자, 풍잠 등은 당시 사대부들의 화려한 색감과 더불어 일상에 반영된 조상들의 심미안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20년 발굴사를 한눈에 '고고유물전시실'
박물관의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고고유물전시실은 박물관에서 지난 20여년간 발굴조사를 통해 습득된 다양한 유물들이 시대별로 전시돼 있다. 구석기 시대에서부터 조선시대까지 전 시대에 걸쳐있는 유물들은 단 한 층의 관람을 통해 관람객들이 한반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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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관에서는 연천 전곡리 유적을 시작으로 하남시 이성산성에서 출토된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의 유물들과 청동기시대 중서부지방 주민의 이동과 생활을 복원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꼽히는 안면도 고남리 패총 출토 유물들 그리고 한반도 청동기시대의 제사유적인 고강동 유적의 유물들이 차례로 전시되어 있다. 특히 이성산성에서 출토된 묵서가 남아있는 목간은 연대면에서 국보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전시된 유물들은 단순한 학술적 가치 뿐 아니라 본교 박물관이 지난 20여년 동안 유적 발굴에 흘린 피와 땀의 결정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고유물전시실의 또 다른 특징은 구석기를 시작으로 각 시대별 발굴 유적지 유물과 유물자료를 통해 예상되는 당시 환경을 복원해 놓은 것. 출토된 유물들을 통해 복원한 구석기 및 청동기의 생활상은 관람객들을 위한 친절한 배려가 돋보이는 전시다. 더욱이 안면도 고남리 조개무지 발굴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물은 발굴 진행과정에 쉽게 접할 수 없는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고 있어 관람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초기철기·원삼국, 삼국·통일신라, 고려·조선 순으로 전시된 유물들은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를 제외하고는 무덤발굴을 통해 나온 생활용품과 민간용품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고고유물전시실에서는 4층 전통공예실에서 느꼈던 화려함과는 또 다른 조상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출토 유물만 3천여점 '발굴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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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1979년 설립된 이래 구입과 기증을 통해 확보한 5천 4백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진주 남강댐 수몰지구, 이성산성, 안면도 고남리 패총, 연천 전곡리 구석기 유적 등의 발굴작업을 통해 수집한 3천여 점의 출토 유물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대학 박물관으로서는 국내 최고의 수준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더욱이 상설관으로 개장한 4층과 5층의 경우, 각 유물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특별전과는 달리 사이버 박물관을 통해 용도와 출토장소를 포함한 상세한 유물소개를 겸하고 있어 사전준비를 통해 보다 알찬 관람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상설관이라고 해서 지속적으로 같은 유물을 전시하는 것은 아니다. 박물관측은 주기적으로 소장 유물들을 교체 전시할 예정이며, 계속되는 유물발굴 작업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 밝히고 있다. 박물관의 새로운 변신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사진 및 자료 제공 : 한양대학교 박물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