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 주최, 동심 사로잡은 호기심의 무대

 지난 14일, 서울캠퍼스 백남음악관은 아이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과학세계에 어린 관객들은 초롱초롱한 눈을 떼지 못한다. 바로 ‘산타와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과학의 세계’에 참여한 미래의 과학도들. 국내 최초로 기획된 이번 과학강연극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와 대한화학회가 주최하고 Agilent Technologies, LG화학, 동부한농화학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에게 과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호기심을 배양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행사는 첫 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관객과 취재진이 몰리는 등 대대적인 호평을 받았다.

 

 이날 열린 과학잔치는 오전 11시와 오후 4시, 모두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오전 공연에는 애화학교, 유락종합사회복지관, 한빛사회복지관, 성산사회복지관 등에서 온 소년소녀 가장과 장애인 그리고 사회복지관 아동이 초대돼 그 동안 상대적으로 과학교육에 소외되어 온 이들에게 뜻깊은 자리를 제공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시야가 편한 중앙 좌석을 비워두고, 수화 통역사를 배치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환영사를 위해 나온 대한화학회 총무부회장 차진순(영남대 · 화학) 교수는 자신의 어려웠던 유년시절을 회상하며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 것을 당부해 주위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후 4시에 펼쳐친 공연에서는 본교 교직원 및 동문 가족과 일반 관객들이 함께 자리했다.

 

 공연의 전체 줄거리는 욕심쟁이 스크루지에게 과학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것으로 구성됐다. 1부 ‘달구지에서 UFO까지’에서는 산타가 등장해 과거의 피라미드 건축 과정에서부터 현재의 엔진을 비롯한 동력, 그리고 미래의 동력을 생생한 이미지들을 동원해 설명했다. ‘돌도끼에서 스타워즈’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2부에서는 선사시대의 석기에서부터 스타워즈의 광선 검에 이르기까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소개될 다양한 도구들을 선보였다. 마지막 3부는 ‘연금술에서 카멜레온 섬유까지’라는 제목으로 산타가 요정 지니와 함께 나와 마법과 함께 첨단 소재를 소개해 어린 관객들의 가장 큰 호응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 등장한 산타는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장인 최정훈(자연대 · 화학) 교수가 직접 맡았다. 최 교수는 지난 일 년 동안 1백여회에 걸쳐 이동과학교실 및 한양대학교 과학교실을 운영해 온 것은 물론 서울방송(SBS)의 ‘사이언스 파크’에 출연하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과학대중화의 기수로 활약해 왔다. 어린이들에게 과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해 직접 산타로 나섰다는 최 교수는 “청소년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 이런 행사를 통해 우리 어린이들이 과학의 미래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당부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행사를 관람한 관객들은 원리를 이해하는데는 다소 어려움을 느끼는 듯 했지만 신기한 실험들이 계속되자 탄성을 자아내며 무대로부터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강연이 끝날 무렵 진행된 실험에서 인공 눈 세상이 펼쳐지자 아이들의 환호성 소리가 강연장을 가득 메웠다. 가족과 함께 참석했따는 홍선주 씨는 “평소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런 프로그램을 기대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행사였으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많이 기획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행사가 끝나자, 산타할아버지에게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과 다가온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덕담을 적어주는 산타할아버지의 모습에서 한겨울 추위마저도 녹일 것 같은 훈훈함이 느껴졌다.

저작권자 © 뉴스H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