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자동차경진대회 우승 'A1팀'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를 다니는 세상을 꿈꿔요"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 한해 교통 사고 발생건수는 22만 건을 넘으며, 그 중 안전운전 불이행으로 인한 사고가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만일 자동차가 스스로 안전운전을 하고 도로를 달리는 세상이 온다면 어떨까? 먼 미래의 이야기 같지만 이미 전 세계 자동차 기업은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 대학 선우명호 교수(공과대·미래자동차)가 이끄는 ‘A1’팀은 현대자동차가 주최한 ‘제12회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선우명호 교수와 ‘A1’팀 장철훈(공과대·미래자동차 박사 4기) 씨, 이민철(공과대·미래자동차 석사 4기) 씨, 임원택(공과대·미래자동차 석사 4기) 씨, 조용우(공과대·미래자동차 박사2기) 씨, 김찬수(공과대·미래자동차 석사 4기) 씨, 조기춘(공과대·미래자동차 포닥) 씨, 김진수(공과대·미래자동차 포닥) 씨, 김동철(공과대·미래자동차 박사10기) 씨, 김승기(공과대·미래자동차 박사 4기) 씨, 김창섭(공과대·미래자동차 박사 4기) 씨를 만나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을 수 있었다.

 

   


스마트 카(Smart Car)의 미래를 엿보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자가 핸들과 가속페달, 브레이크 등을 조작하지 않아도 스스로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자동차를 말한다. 이번 대회는 총 2.5km의 주행 코스에서 선행차량 낙하물 인지/정차, 안개구간 통과, 교통표지판 인지/주행, 주차 등 총 9개의 미션으로 구성되며, 주어진 9개의 미션 수행 여부와 주행 시간을 합산하여 최종 우승자를 가렸다. 흐린 날씨였지만 ‘A1’팀의 자동차는 구애 받지 않고 코스를 완주했다.

 

장철훈 씨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으로 ‘자기 위치 추정’, ‘주변환경 인식’, ‘경로생성’, ‘차량제어’를 꼽았다. “위치 추정은 자동차가 현재 어느 위치에 있는지 아는 기술입니다. 주변환경인식은 주변 사물이나 도로환경을 파악하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경로 생성 기술을 통해 그런 주변환경 정보와 위치 추정 정보를 이용해 차를 어떤 식으로 운행할건지 결정하고 그 경로를 따라 핸들을 돌리거나 엑셀페달을 밟게 하는 것이 차량제어 기술입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GPS를 비롯해 거리측정 센서 등 다양한 센서가 사용된다. A1팀은 차량제어나 거리 생성 등에 필요한 알고리즘을 전부 직접 제작했다. 조용우씨는 “다른 팀이 센서 등을 구입한 것과 달리 경기용 차량에 장착된 센서나 사용된 네트워크 등은 전부 저희가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을 했습니다.” 이민철 씨는 A1팀이 격년으로 열리는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2년 동안 준비했다고 밝혔다. 처음 참가하는 팀에게는 대회용 차량을 지원하는데, A1팀은 3회째 참가했기 때문에 차량 대신 개발지원금을 받았다. 장철훈 씨는 “보다 좋은 연구환경 조성을 위해 지원금으로 차를 새로 사서 개량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대회는 고가의 DGPS(Different GPS, 인공위성으로부터 지상의 GPS 수신기로 송신되는정보의 오차를 보정하는 기술. 정밀하지만 GPS보다 10배 이상 고가)를 사용했던 기존 대회와 달리 상대적으로 저가인 GPS를 사용해 경로를 추종하게 해, 자율주행자동차의 현실화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조용우 씨는 저가형 GPS로도 충분히 자율주행 자동차를 구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핸드폰이나 네비게이션에 설치된 저가형 GPS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거리측정센서와 카메라를 활용했습니다. 주변인식정보와 위치추정 정보를 융합해서 정밀하게 위치추정에 성공했죠.”

 

   

 

휴일도 명절도 반납한 열정


A1팀은 2010년, 2012년 대회에 이어 올해 대회도 우승해 3관왕을 거머쥐었다. 우승의 비결에 대해 임원택 씨는 ”다양한 날씨 조건에 대해 미리 대비를 한 것”이라고 꼽았다. “비가 오든 햇빛이 강하든 다양한 조건에서 테스트를 했었고, 테스트 횟수도 정말 많습니다. 그게 다른 팀과의 차이점이 아닐까요?” 조용우 씨 역시 “추석 때도 집에 내려가지 않고 연구실에서 팀원들과 연습을 했다”며 “집이 지방인데 2년 동안 거의 집에 가본 기억이 없다. 그래도 이렇게 우승을 하면 다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그간의 고생을 털어놓았다.

 

그렇게 수많은 테스트와 시범주행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일까? 장철훈 씨는 “모든 환경에서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차량은 외부환경에 노출 돼 있잖아요. 날씨도 항상 다르고, 주행 코스나 도로 사정도 다양하죠. 실제 차량의 안전성을 확보 하려면 모든 환경에서 다 안전하다는 보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테스트를 많이 할 수밖에 없어요.”

 

   

 

모두가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세상

 

   

이민철 씨는 학부 때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다. 학부 내내 자동차 동아리에 몸담았던 그는 자동차에 대해 “공부할수록 어렵고 재밌다”며 앞으로도 자동차 연구에 매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조용우 씨는 전자과를 졸업하고 석사과정은 로봇연구를 했다. 그러다 자동차의 매력에 빠져 박사과정부터 전공을 바꿨다. “공학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 로봇에 대한 로망이 있어요. 자동차는 역시 전기제어를 하는 하나의 로봇이라고 볼 수 도 있어요.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사용되는 로봇이 자동차라고 생각해서 박사 때부터 자동차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장철훈 씨는 자동차 관련 연구의 큰 흐름이 ‘그린카’와 ‘스마트카’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그린카는 친환경 엔진 개발 등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차량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제가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것은 스마트 카죠. 스마트 카는 안전과 편의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차량을 연구합니다. 물론 기술개발이나 관련 법규 제정 등 아직 갈 길이 많지만, 저는 사람이 아니라 차가 차를 몰면 오히려 인명사고가 안 날 정도의 세상을 꿈꿉니다.”

 

김찬수 씨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제 꿈은 실제로 미래에 모두가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고 세상을 만드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 자율주행 자동차 연구에 이바지 하고 싶어요.”

 

자동차, 우리의 친구가 되다


A1팀의 지도교수 선우명호 교수 역시 학생들의 성과에 굉장히 흡족해했다. 선우명호 교수는 현재 ACE lab(Automotive Control and Electronics Laboratory)을 운영하고 있고 A1팀은 ACE lab과 MMC lab의 연구원들로 구성돼 있다.

 

   

Q: 왜 자율주행 자동차인가


“첫 번째로 자동차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요. 일년에 자동차 사고로 돌아가시는 분이 전세계적으로 130만 명이나 되고 부상자는 5000만 명에 육박합니다. 자동차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자동차 사고를 줄일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죠. 사고를 분석해보니 90%이상이 운전자 부주의더군요. 우리가 자동차를 스마트하게 만들어서 운전자가 놓친 것을 자동차가 스스로 알아서 미연에 방지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운전자 부주의나 태만에서 비롯된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겠죠. 두 번째는 노약자와 장애인의 편의성입니다. 운전이 불편한 사람들도 자율주행 자동차는 얼마든지 탈 수 있죠.”

 

Q: A1팀의 우승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다른 학교들이 자율주행 자동차 제작에 필요한 시스템이나 물건을 거의 다 사서 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자율주행 자동차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직접 제작합니다. 그리고 우리 연구원들은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우수한 연구원이라고 자부합니다. 기계, 자동차, 융합전자, 시스템 등 다양한 전공의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있고 학부 졸업할 때 자기 전공에서 거의 수석을 차지한 학생들입니다. 우수한 연구 인력과 365일 24시간 연구에 매진하는 열정. 이 두 가지가 비결 아닐까요.

 

Q: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는 언제쯤 가능할까


“자율주행 자동차 연구는 전세계인 테마입니다. 세계의 학교 연구소와 자동차 회사들이 모두 경쟁적으로 연구하고 있죠. 2025년쯤이면 충분히 자율주행이 가능할겁니다. 다만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고속도로 등 한정된 구간은 2025년이면 무리 없이 달릴 수 있을 겁니다. 그때 우리가 자율주행 자동차의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몸이 불편하거나 눈이 안보여도, 운전이 미숙해도 누구나 망설임 없이 도로를 누비는 세상. 자율주행 자동차가 바꿔놓을 우리의 생활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선희 학생기자 pdg1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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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미 사진기자 lovelym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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