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및 한국 사회의 핵심 위기에 관한 10개 주제 다뤄

   
▲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저자: 이도흠 | 자음과모음)

한양대 인문과학대학 국어국문학과 이도흠 교수가 『인류의 위기에 대한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 를 출간했다.

 

무엇보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화쟁(和諍) 사상을 중심으로 불교의 대중화를 이끈 ‘원효’와 자본주의 체제를 비판한 ‘마르크스’의 대화를 통해 현 시대를 진단한다는 데 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모든 문제가 자본주의의 병폐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하는 저자는 지나친 자본주의에 물든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인간다운 삶, 진정한 공동체적 사회에 대해 묻고 있다.

 

원효와 마르크스라는 사상가를 통해 ‘인류의 위기’를 알아보는 이유는, 마르크시즘을 비롯한 서양 이론이 지닌 실체론과 이분법 그리고 동일성의 문제를 불교의 연기론과 퍼지식 논리* 및 차이의 사유를 통해 새로운 그릇에 담을 수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관념론에 치우쳐 자칫 과학성과 합리성이 부족할 수 있는 불교의 문제를 보다 이성적인 개념인 마르크스와 서양 이론들이 보완해 유심론과 유물론을 아우를 수 있다는 것. 즉 서로 ‘상호 생성자(inter-becoming)’의 역할을 하기에 이를 통해 더욱 깊은 담론이 가능하다.

 

본 책은 인류 및 한국 사회의 핵심 위기에 관한 10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열 가지에는 ‘전 지구 차원의 환경 위기’, ‘타자에 대한 배제와 폭력과 학살’, ‘인간성의 상실과 외의 심화’, ‘제국의 수탈 및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모순’, ‘과학기술의 도구화와 상품화’, ‘근대성의 위기’, ‘분단모순의 심화와 동아시아의 전쟁 위기’, ‘욕망의 과잉’, ‘정보화사회의 모순’, ‘가상성과 재현의 위기’ 등이 포함됐다.

 

 

* 퍼지식 사고: fuzzy란 ‘흐릿한, 애매모호한, 명확하지 않은’이란 뜻.

1) 퍼지식 사고의 모태가 된 퍼지 논리(fuzzy logic)는 1965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의 컴퓨터 공학자 로트피 자데(Lotfi A. Zadeh, 1921~)가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전통적인 2진 논리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한 것.

2) 흑과 백 사이에도 다양한 명도의 회색이 있다. 이 다양성을 수용하는 것이 바로 퍼지식 사고.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
저자 이도흠 / 2015-12-27 / 자음과모음 / 3만 4000원. 8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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