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학회 신임회장 조근종(체대ㆍ체육)교수

태권도의 학문적 과제 수행할 신임회장 조근종(체대·체육) 교수

"학문적 연구 바탕으로 선진 스포츠로 발전시킬 것"

 

 공을 야구방망이의 어느 부분에 맞히면 가장 멀리 날아갈까. 야구방망이에는 타격중심점이 있어 그 점에 공이 맞을 경우 타자들은 전혀 힘들이지 않은 스윙으로 관중석을 넘기는 큰 홈런을 치게 된다. 따라서 정확한 타격중심점을 찾는 것은 모든 야구선수들이 알고 싶어 하는 문제일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과거의 선수들은 많은 배팅을 통해 경험적으로 타격중심점을 찾았지만 이제는 역학적인 지식을 동원해 찾을 수 있다. 이렇듯 스포츠에 있어 학문적 접근은 이제 당연한 것이 됐다.

 

   
 

 한국의 대표 스포츠로 꼽히는 태권도 역시 수많은 경험이 아닌 보다 체계적인 학문적 성과가 중요시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전 세계로 전파시킨 만큼 그 학문적인 뒷받침 역시 우리의 몫이기 때문. 그런 점에서 세계태권도학회(이하 태권도학회)의 임무는 막중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11일 세계태권도학회의 회장으로 선출되어 학회를 이끌어 나가게 된 조근종(체대ㆍ체육학과)교수와의 인터뷰는 태권도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지혜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태권도는 다른 투기와 어떤 차이가 있나

 

 태권도는 1백68개국으로 뻗어나간 우리나라의 국기다. 처음에는 감독, 코치 등이 해외로 많이 파견이 됐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보급돼 우리 선수들이 직접 지도자로 해외에 진출하는 일이 없을 정도다. 권투, 유도등 경기를 위주로 하는 다른 투기종목과 달리 태권도는 기본자세부터 출발해 이를 묶어놓은 품세를 연마하고 예의 등 성품 수양을 강조하는 ‘무도’다. 태권도 경기인 겨루기는 이러한 무도의 수양을 바탕으로 치러낼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태권도학회는 어떤 단체인가

 

 태권도학회는 지난 1988년에 출범해서 태권도의 학문적 발전을 위해 연구해 오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성과는 미약했던 편이다. 태권도를 연구하는 관계자들이 태권도학회는 물론 한국체육학회 등 학회활동 자체에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권도를 우리가 세계로 전파한 만큼 학문적인 것도 우리가 맡아야할 임무이다. 이러한 점에서 태권도학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태권도 학회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은 데 특히 학문적으로 각각의 신체에 맞는 최선의 훈련 처방과 자세 교정 등 연구와 태권도 전당 입지에 대한 연구가 시급한 연구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학회장으로서의 각오와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일을 말한다면

 

 현재 전국 60여개 대학에서 태권도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대학의 태권도 지도자들이 학회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각 대학에서 연구한 성과들이 교류되지 않고 그 대학에서만 이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체육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우선 활발한 학회 활동이 이뤄지도록 지도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생각이다. 또 학회를 통해 모아진 연구결과를 해외로 전파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생각이다. 일본의 경우 정부지원으로 야구, 축구를 통한 해외 교류를 펼쳐 일본 상품을 알리는 등 스포츠를 통한 경제창출을 상당히 많이 올렸다. 우리도 전 세계로 퍼져있는 태권도를 통해 상품을 수출하는 등 여러 가능성을 타진해야 할 것이다.

 

   
 

올림픽 이후 태권도 경기의 점수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문대성 선수가 결승전에서 뒤후려차기로 KO승을 거둔 호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태권도는 상당히 후퇴했을 거라 생각된다. 태권도의 현제 점수제는 머리 2점, 몸통 1점 등 타격부위에 따라 점수를 주기 때문에 선수들이 고난이도의 기술을 쓰지 않는다. 또 점수를 딴 후에는 계속 방어만 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다양하고 화려한 기술을 보유한 있는 태권도 경기가 상당히 단조로워 졌다. 좀 더 흥미 있는 경기를 위해 기술 난이도에 따른 점수제와 소극적인 경기 운영 시 감점을 주는 것과 같은 점수제의 변경이 필요하다. 80년부터 대학태권도연맹의 심판위원장을 맡아 태권도의 경기규칙을 변경하자는 주장을 계속해 왔었지만 내 의견이 받아들여 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아테네 올림픽 이후로 점수제 변경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어 곧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관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본다.

 

태권도 강의를 할 때 특히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사실 태권도를 직접 가르칠 나이는 아니다. 실력 있는 후진이 들어오면 그 사람에게 가르치게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무도를 가르치는 사람들은 다 그렇겠지만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 신체는 일종의 무기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과시하지 말고 몸가짐을 조심하라는 것을 많이 강조한다. 또 항시 예의를 잘 지키라는 것 또한 수업 중에 강조하는 점이다. 또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머리뿐 아니라 신체도 같이 써서 공부해야 하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많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태권도 수업은 체대 전공 수업이지만 태권도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수업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기 태권도에 관심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사진: 박우준 학생기자 thecrimson@i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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