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A 캠퍼스 로봇공학과 소개

로봇은 한때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었다. 언젠가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의 대부분을 로봇이 해주지 않을까 상상하기도 했다. 때론 로봇의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진 않을까 섣불리 걱정하기도 했다. 이런 기대와 우려 속에서 로봇은 현대 과학기술의 총체로 발전했다. 첨단 기술부터 생활, 의학 등 로봇이 안 쓰이는 분야가 없다. 10년 뒤면 1인 1로봇 시대가 도래한다고도 한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 지난 2013년 신설된 로봇공학과는 최근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주며 한양대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로봇공학과의 다양한 성과 중 대표적인 것들을 정리했다.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기계, 웨어러블 디바이스

 

   
▲ 지난 9일 박태준 교수(로봇공학과)를 연구실에
서 만났다. 박태준 교수는 파키슨병 환자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스마트 안경을 만들었다.

로봇공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로봇과 사람의 하나 됨이다. 서로를 위해 올바르게 기능하고 공생하는 미래를 그린다.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는 이에 가장 적합한 로봇공학 분야다. 몸에 착용하거나 부착하는 방식의 컴퓨터 장치로, 기존 기기들에 비해서 사용이 편리해 무수한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지난 5월 31일 박태준 교수(로봇공학과) 연구팀이 경북대병원 뇌신경센터 연구팀 및 생명 의학 장비 회사 (주)라온즈와 맺은 ‘노인성 뇌 질환 진단 및 치료용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가능성을 건강과 생활 안전 분야로 확장한 것이다.

 

박 교수는 거동이 불편한 파킨슨병 환자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스마트 안경’을 개발했다. 평소 잘 걷지 못하는 파킨슨병 환자들이 길 위에 일정한 패턴을 그려주면 무리없이 걸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안경을 통해 시각적인 자극을 주고, 보행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스마트 안경은 오랜 연구 끝에 지난 3월 특허를 취득했다. “성공적인 연구성과에 많은 업체와 병원에서 관심을 가졌고, 개발까지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걸음걸이를 보조하는 데서 끝나지만, 일상 속의 중금속이나 환경 호르몬, 음식의 부패 등 다양한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박 교수는 이 밖에도 교통이나, 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기술을 제작하고 싶다고 했다.

 

한창수 교수(로봇공학과)의 ‘헥사(HEXAR)’는 우리가 생각하는 로봇에 좀 더 가까운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한양대 외골격 보조 로봇(Hanyang EXoskeletal Assistive Robot)의 약자인 헥사는 노약자나 장애인의 힘을 보조해주는 국내 최초 웨어러블 로봇으로,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보행 보조를 담당하는 하체 로봇과 최고 40kg의 물건까지 가볍게 들 수 있는 상체 로봇으로 나뉜다. 군사, 산업, 의료, 실버, 재난구조, 건설 등 6가지 분야에서 골고루 활약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6을 의미하는 영단어 ‘헥사(Hexa)’와 비슷한 이름을 붙였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시장성에 대해 한 교수는 “명확한 사용방법이 확립되지 않았을 뿐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사물 인터넷과 같이 점차 더 많은 뉴미디어의 개발에 따라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활용도는 점차 높아질 것”이라 점쳤다.

 

   
▲ 한창수 교수(로봇공학과)의 보행보조로봇 헥사(HEXAR)를 착용한 모습. (출처: 헥사시스템즈)

 

 
가장 인간다운 기계, 휴머노이드(Humanoid)

 

   
▲ 한재권 교수(일반대학원 융합시스템학과)는 로
보티즈라는 한국 로봇회사의 수석 연구원으로 일하
면서 재난대응 로봇 '똘망'을 제작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DARPA 재난대응 로봇대회에 참가했
다.

우리가 생각하는 로봇의 이미지에 가장 가까운 로봇공학 분야는 역시 ’휴머노이드(Humanoid)’다.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형태에 가까운 로봇을 지칭하는 단어로 인간과 비슷한 형태와 움직임을 보이는 로봇이 여기에 속한다. 직립보행이란 특성상 실용화하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중론이지만, 여전히 인간다운 작동방식은 로봇의 궁극적인 목표다. 지난 2013년에 DARPA(미국 국방성 산하의 국방 고등기획 연구청) 재난대응 로봇대회에서 한재권 교수(일반대학원 융합시스템학과)의 ‘똘망’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인간다운 작동방식을 지녔기 때문이다.

 

한재권 교수는 로보티즈라는 한국 로봇회사의 수석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똘망을 제작해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DARPA 재난대응 로봇대회에 참가했다. 지난해 6월엔 결선까지 올라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대회를 치렀다. 결과는 24개 팀 중 15위였지만, 한국의 작은 중소기업이 미국의 NASA와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일본의 도쿄대학 등과 대등하게 실력을 겨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대회 이후 한 교수는 한양대 산학협력중점 교수로 부임하면서 학생들에게 수치해석, 시스템해석, 기계설계 등을 가르치게 된다. “똘망이는 후배 연구원들이 마무리 작업을 통해 전 세계로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고가의 로봇이지만 로봇 오픈 소스 플랫폼 로봇으로 인기가 많아 구매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한 교수는 휴머노이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떤 기술이든 인간이 만든 모든 기술들은 처음에는 위험하고 불안정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런 위험성을 없애는 일이에요.” 위험성이나 위화감을 점차 없애가는 사회적 피드백 작용을 통해 과학이 발전해왔다는 것이 한 교수의 설명. 인공지능에 대한 생각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 교수는 “우리의 직업과 삶을 바꿀 혁명적인 기술임은 분명하지만 아직은 불안정한 것이 사실”이라며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우려를 겸허히 받아들여 기술을 개선해 나가야 하겠지요. 로봇에 대한 많은 관심과 우려를 부탁드립니다.”

 

   
▲ 한재권 교수가 직접 똘망을 수리하는 모습. 똘망은 현재 마무리 작업을 거쳐 전 세계로 판매를 시작한 상태다. (출처: KBS)

 


한국 로봇공학계의 소중한 자양분


이 밖에도 한양대 교수진이 참여한 생산기술연구원의 감성 휴머노이드 ‘에버(EveR)’시리즈 등 한양대 로봇공학의 성과는 실로 다양하다. 최근 로봇공학과 교수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제조혁신기술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법인 허가를 받게 돼 자체적으로 더 큰 연구과제들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박태준 교수는 “로봇공학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이상적인 융합 형태”라며 “앞으로도 트렌드에 부합하는 실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사람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결과들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로봇공학과의 수많은 연구 성과는 한국 로봇공학계에 중요한 자양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 이재오 기자           bigpie19@hanyang.ac.kr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 김윤수 기자         rldabstn62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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