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젊은 건축가상 수상 안기현 교수(건축학부)

안기현 교수(건축학부)는 “건축물은 의뢰인, 건축가, 시공사 세 주체의 합작”이라고 말한다. 의뢰인은 자신이 꿈꾸던 건축물을 건축가에게 설명하고, 건축가는 아이디어를 발휘해 건축물을 디자인한다. 시공사는 건축가의 의도에 가장 잘 부합하는 건물을 짓기 위해 노력한다. 건축물 하나에 그들의 꿈과 아이디어, 땀방울이 모두 담겨있다. 건축가라는 이름으로 그 일부분을 담당하는 안기현 교수가 ‘2016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했다.

 

 

에이앤엘 스튜디오, 2016년 대표하는 젊은 건축가로

 

   
▲ 안기현 교수(건축학부)와 지난 4일 진행한 인터
뷰에서 신민재 동문(건축공학부 96)과 함께 진행한
30개의 건축 프로젝트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
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재능 있는 젊은 건축가를 선정해 ‘젊은 건축가상’을 수여하고 있다.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한 만 45세 이하의 건축가가 대상이다. 개인 또는 팀의 작업물을 담은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3팀을 최종 선발한다. 안기현 교수는 건축사무소 ‘에이앤엘 스튜디오(AnLStudio)’를 함께 운영 중인 신민재 동문(건축공학부 96)과 한 팀이 돼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수상은 3번의 도전 끝에 찾아온 결실이다. “지난 2번 모두 최종단계에서 탈락했어요. 3번째 도전을 한 이유는 상 자체보다 공모전을 준비하는 과정에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죠. 지금까지의 프로젝트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구상하는 뜻깊은 시간이에요.”

 

에이앤엘 스튜디오 팀은 2010년부터 진행했던 30개의 건축 프로젝트를 재건축(Re-build), 재조직(Re-organize), 재점유(Re-occupy), 재생산(Re-generate), 재공공화(Re-public), 재계획(Re-program)의 6개 항목으로 나눠 소개했다. 공간을 재조명해 통념을 깨는 건축물을 짓는 것이 안 교수만의 특징이다. 양 층의 창문이 하나로 연결돼 위아래에서 빛이 들어오는 건축물 ‘다공(DAGONG)’, 판교 지역의 주차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지하에 주차장을 마련한 주택 ‘팝 하우스(POP HOUSE)’, 주거 공간에 다른 역할을 부여한 ‘홈오피스’와 ‘홈갤러리’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무대 설치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설립한 이동형 구조체 ‘퍼레이드 온(PARADE-ON)’, 의자와 페인팅을 통해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은 ‘오쏘 벤치(ORTHO BENCH)’ 등 공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사례도 있다. “공간을 창의적으로 조직했을뿐 아니라 건축생산에 관련된 이해당사자 모두에게 열린 플랫폼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사람을 위한 건축을 꿈꾸다


안 교수는 중학교 시절 TV 프로그램에 등장한 건축가의 모습을 보고 지금의 꿈을 갖게 됐다. “어릴 적부터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어요. 아버지께서 건축 관련 직종에 계셔서 어릴 적부터 건축을 접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죠.” 안 교수는 건축가로서 본인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학교, 미술관, 병원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공간을 디자인하고 싶어요. 그 과정에서 저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죠.” 이를 위해 만화, 소설, TV 프로그램, 영화 등 일상의 모든 곳에서 건축에 대한 영감을 얻고자 노력한다. “영감이 될 만한 사진이나 그림을 보면 기억해 두기도 하고 삽화가 나오지 않는 소설책을 읽으며 상상을 통해 영감을 얻으려 노력해요.”

 

   
▲ 1. 양 층의 창문이 하나로 연결된 건축물 ‘다공(DAGONG)’ 2. 지하에 주차장을 마련한 주택 ‘팝 하우스(POP HOUSE) 3. 이동형 무대 구조체 ‘퍼레이드 온(PARADE-ON)’ 4. 주차공간을 이용한 무대 '드림스테이지(DREAMSTAGE)' (출처: 안기현 교수)

 

“건축이란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을 만드는 거예요. 사람들이 건축물 안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안 교수의 말이다. 이처럼 ‘사람을 위한 건축’이 모토라는 안 교수는 의뢰인과 자신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건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 “평생 살 집을 짓는 것이기 때문에 의뢰인의 의견을 가장 중시하죠. 거기에 저희의 아이디어를 보태 디자인을 하곤 하는데, 의뢰인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는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과정이 힘들 때도 있어요.”

 

 

건축 디자인, ‘정답’ 대신 ‘선택’ 있을 뿐


안 교수는 “건축 디자인에는 정답이 없고 선택만 존재한다”고 말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신도 많은 것을 배운다고. “제가 학생들 작품에 피드백을 하기도 하고, 학생들이 제 작품에 피드백을 하기도 해요. 그 과정에서 ‘좋은 선택’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게 되죠.” 건축은 트렌드에 따라 풍토가 빠르게 바뀌는 분야라 끊임 없이 고민하고 발전을 꾀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안 교수에게 중요한 이유다. 안 교수는 재능이 부족하다고 건축가의 꿈을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타고난 재능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가기 위한 끊임 없는 노력이 더 중요해요” 훌륭한 건축가이자 지도자가 되길 꿈꾸는 안 교수는 자신의 삶이 언제나 건축과 함께하길 소망한다.

 

   
▲ 안 교수가 '퍼레이드 온(PARADE-ON)'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글/ 최연재 기자            cyj0914@hanyang.ac.kr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 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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