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청출어람의 공연
지난 2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테너 신 교수가 음악인생 45년을 기념하는 무대를 가졌다. ‘신영조와 젊은 그들의 노래’란 제목으로 신 교수는 그의 음악인생을 보여주는 제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신 교수를 비롯해, 테너 김우경, 테너 허영훈(성악 2000년 졸) 동문과 소프라노 황신녕(성악 95년 졸), 소프라노 현명희(성악 2002년 졸) 동문이 참여했다. 여기에 박은성 지휘자의 지휘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더해졌다.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서곡을 시작으로 테너 신 교수의 무대가 이어졌다. 특히, 테너 김 동문은 고 김연준 이사장의 곡으로 유명한 ‘청산에 살리라’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이외에도 ‘동심초’, ‘산노을’, ‘그대의 찬 손(오페라 라보엠 중)’, ‘남 몰래 흘리는 눈물(사랑의 묘약 중)’ 등 우리에게 익숙한 선율들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신 교수는 가곡 ‘간다 간다 하더니’를 불러 대미를 장식했다. 45년의 음악인생 동안 열정을 지닌 음악가이자 스승으로 살아온 신 교수의 정년을 기념하며 걸출한 제자들이 함께한 황홀한 무대였다.
교단에 선 지 올해로 33년째인 신 교수. 그의 지도를 거쳐 간 학생만도 400여 명에 이른다. 최근 유럽과 미국 오페라 무대에서 각광 받고 있는 테너 김 동문은 지난해 1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무대에서 소프라노 홍혜경과 함께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동시 주역으로 선발돼 세간의 이목을 모은 바 있다. 이 외에도 런던 코벤트가든에서 다시 한 번 주역으로 발탁돼 인기 성악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소프라노 황 동문은 지난 2000년 제네바국제콩쿠르 2위, 2005년 몬트리올국제콩쿠르 1위 등 명망 있는 국제 대회에 다수 입상하며 제네바, 마르세이유 등지에서 오페라 주역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테너 허 동문은 현재 독일에서 전속 독창가(솔리스트)로 활동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소프라노 현 동문은 독일을 주 무대로 오페라뿐만 아니라 성담곡(오라토리오) 부문으로 그 영역을 넓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유럽 각지에서 맹활약 중인 이들은 모두 신 교수가 기른 제자들이다.
한국 가곡을 예술 가곡으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받는 신 교수는 정년 후에도 ‘한국 가곡 콩쿠르’를 준비할 계획이다. 다양한 상연목록(레퍼토리)이 있는 우리의 가곡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내년에 개최 예정인 이 대회는 외국 성악가들도 참가해 경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 동문도 올 10월 ‘한국 가곡’ 음반을 발매한다. ‘가고파’, ‘못 잊어’ 등 우리 가곡 13곡을 담는다. ‘그리운 금강산’과 같은 우리 가곡을 부를 때 서양의 유명한 고전음악 못지않다고 생각했던 김 동문은 “주옥같은 우리 가곡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에는 한국에서 독창회도 가질 계획이라고 한다.
권희선 학생기자grazia1@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