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청출어람의 공연

본교 음대를 졸업한 테너 신영조(음대·성악) 교수는 한국 가곡의 대부라 불린다. 수많은 오페라에서 주역으로 활동했으며, 리우데자네이루, 뮌헨, 피렌체, 켑텐 등지에서 성담곡(오라토리오)으로 1000회 이상의 순회연주를 했다. 또, 지난 76년 국립극장에서 ‘테너 신영조 독창회’를 시작으로 107회의 독창회를 가졌다. 수천 회 이상의 음악회와 10장의 음반 발매 등은 신 교수의 화려한 음악인생을 보여준다. 본교 출신으로 세계무대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테너 김우경(성악 2000년 졸) 동문을 비롯한 네 명의 동문들이 스승인 신 교수의 정년 무대에 함께했다.

지난 2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테너 신 교수가 음악인생 45년을 기념하는 무대를 가졌다. ‘신영조와 젊은 그들의 노래’란 제목으로 신 교수는 그의 음악인생을 보여주는 제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신 교수를 비롯해, 테너 김우경, 테너 허영훈(성악 2000년 졸) 동문과 소프라노 황신녕(성악 95년 졸), 소프라노 현명희(성악 2002년 졸) 동문이 참여했다. 여기에 박은성 지휘자의 지휘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더해졌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서곡을 시작으로 테너 신 교수의 무대가 이어졌다. 특히, 테너 김 동문은 고 김연준 이사장의 곡으로 유명한 ‘청산에 살리라’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이외에도 ‘동심초’, ‘산노을’, ‘그대의 찬 손(오페라 라보엠 중)’, ‘남 몰래 흘리는 눈물(사랑의 묘약 중)’ 등 우리에게 익숙한 선율들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신 교수는 가곡 ‘간다 간다 하더니’를 불러 대미를 장식했다. 45년의 음악인생 동안 열정을 지닌 음악가이자 스승으로 살아온 신 교수의 정년을 기념하며 걸출한 제자들이 함께한 황홀한 무대였다.

교단에 선 지 올해로 33년째인 신 교수. 그의 지도를 거쳐 간 학생만도 400여 명에 이른다. 최근 유럽과 미국 오페라 무대에서 각광 받고 있는 테너 김 동문은 지난해 1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무대에서 소프라노 홍혜경과 함께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동시 주역으로 선발돼 세간의 이목을 모은 바 있다. 이 외에도 런던 코벤트가든에서 다시 한 번 주역으로 발탁돼 인기 성악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소프라노 황 동문은 지난 2000년 제네바국제콩쿠르 2위, 2005년 몬트리올국제콩쿠르 1위 등 명망 있는 국제 대회에 다수 입상하며 제네바, 마르세이유 등지에서 오페라 주역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테너 허 동문은 현재 독일에서 전속 독창가(솔리스트)로 활동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소프라노 현 동문은 독일을 주 무대로 오페라뿐만 아니라 성담곡(오라토리오) 부문으로 그 영역을 넓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유럽 각지에서 맹활약 중인 이들은 모두 신 교수가 기른 제자들이다.

한국 가곡을 예술 가곡으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받는 신 교수는 정년 후에도 ‘한국 가곡 콩쿠르’를 준비할 계획이다. 다양한 상연목록(레퍼토리)이 있는 우리의 가곡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내년에 개최 예정인 이 대회는 외국 성악가들도 참가해 경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 동문도 올 10월 ‘한국 가곡’ 음반을 발매한다. ‘가고파’, ‘못 잊어’ 등 우리 가곡 13곡을 담는다. ‘그리운 금강산’과 같은 우리 가곡을 부를 때 서양의 유명한 고전음악 못지않다고 생각했던 김 동문은 “주옥같은 우리 가곡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에는 한국에서 독창회도 가질 계획이라고 한다.

권희선 학생기자grazia1@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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