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술이 답을 줬을 때 '답을 도출하는 과정'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2018년, 미국 등록 특허가 1천만 건을 돌파했다. 최근 30년동안 발행된 특허공보가 그 이전 150년 동안의 총합에 이른 것으로 보면 앞으로 등록 특허 수는 더욱 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김지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산업 디자이너, 변리사와 함께 특허에 관한 통계, 분석, 그리고 활용에 대한 연구 결과물을 담은 '특허 빅데이터 DNA'를 출간했다. 3인의 전문가는 특허의 탄생과 역사, 특허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도구는 무엇이 있는지, 분석 도구 각각의 장단점과 시각화 분석 시 중점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에 대해 다루고 있다. 김지은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김지은 교수는 4월 5일 공동집필한 책 '특허 빅데이터 DNA'를 출간했다.

1. 교수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특허 빅데이터 DNA' 저자 김지은입니다.저는 현재 기술경영전문대학원 학과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에서 겸직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디자인경영, 그 안에서도 혁신의 정량화와 미래 사용자를 위한 신제품, 신서비스 디자인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2. 두 분의 공저자가 있으신데요, 어떻게 같이 책을 집필하시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특허 빅데이터 분석 연구는 2014년 '디자인기술경영'이라는 신규 과목을 개설하면서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인 전공자가 혁신을 이야기 할 때 공통적인 언어가 필요한데 그러한 언어 관점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데이터가 바로 특허입니다. '디자인기술경영' 역시 공통 언어인 특허를 이용하여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당시 조교였던 김대중 연구원이 저와 함께 기술 경영과 디자인 연구를 함께 해주었습니다. 또한 과목 개설 당시, 디자인권 정량화에 관심있는 특허청 분들을 찾아다녔는데 이 때 정부용 사무관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즉 저희 세 사람은 디자인이라는 공통 키워드 안에서 제가 혁신과 경영, 김대중 연구원은 분석적인 부분, 정부용 사무관은 변리사의 관점에서 바라본 특허를 코멘트함으로써 이 책이 나오게 된 것 입니다.
 
▲ 『특허 빅데이터 DNA』
김지은·정부용·김대중 / 끌리는책 / 256쪽

3. 제목이 지칭하는 특허 빅데이터 DNA가 무엇인지, 기사로 책을 접하게 될 독자들을 위해 책 내용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선 DNA는 최근 4차산업혁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 네트워크, AI(인공지능)의 첫 이니셜을 딴 말입니다. 기술경영에선 특허를 많이 다루게 되는데 ‘특허가 빅데이터일까? 네트워크가 될 수 있을까? 특허가 애널리틱스와 AI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하는 관점에서 책을 쓰려고 했습니다. 즉, 산업적으로 중요한 DNA를 특허와 매칭하고 이를 통해 혁신의 아이디어를 뽑아낼 수 없을까하는 생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책이 바로 ‘특허 빅데이터 DNA’ 인 것 입니다.

4.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 중 독자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사례 혹은 책에서 다루지 못한 특허 빅데이터, 기업의 혁신 전략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책을 시작할 때부터 보스(BOSE)라는 기업이 제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해당 기업을 계기로 특허를 통해 숨겨진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 김지은 교수에게 영감을 준 '보스(BOSE)' 기업 제품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스를 일반적인 사운드기업으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더 나아가 보스는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그에 따라 다양한 특허를 출원, 관리하는 데이터로서 가치 있는 기술 중심의 기업입니다. 보스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들을 살펴보면 사운드기업답게 그 중심에는 핵심 특허라 할 수 있는 사운드 관련 특허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비록 그 양은 적지만 사운드와 관련되지 않은 특허들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자율주행, 인덕션, AR(증강현실) 선글라스 등 사운드 기업이 내는 특허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다양한 분야의 특허들을 내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살펴보면 사운드는 결국 진동, 파동의 영역인데요, 위에 말씀드린 새로운 분야들은 매우 정교한 진동의 조절이 필요한 영역들입니다. 보스사는 이렇게 그동안 축적해온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다른 사업 영역으로의 확장을 꿈꾸고 있는 것이죠.

저는 보스사의 특허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핵심 연구분야와 확장 분야를 파악할 수 있었고, 보스를 필두로 하여 구글, 애플 등 타 기업들에서도 특허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기존의 정보를 연결하여 새로운 산업 인사이트를 분석하게 되었습니다.

5. 저서 및 교수님의 장래 계획과 관련하여 앞으로 교수님께서 더 연구하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김지은 교수는 "우리는 AI가 답을 줬을 때 '답을 고출하는 과정'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가 이 책에서 언급한 특허는 하나의 소스였을 뿐입니다. 제가 주로 다루고 싶은 부분은 데이터와 데이터의 네트워크를 분석해 숨겨진 인사이트를 추출해 내는 애널리틱스, 한 단계 더 나아가 예측모델까지 이르는 AI까지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특히 저는 디자인 전공자이기도 하므로 이러한 네트워크나 데이터들을 잘 시각화 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숨겨진 인사이트를 찾게 만들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를 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책에서도 굉장히 많은 이미지들이 삽입되어 있는데요, 단순히 막대그래프나 양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즉 연결고리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에게 그러한 연결고리 내에서 각기 다른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가능성을 열어주고자 한 것입니다.

6. 한양대학교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나 조언 부탁드립니다.

기술들이 정답을 알려주는 시대는 곧 올 것이고 벌써 시작됐습니다. 자신의 직업이 대체될 것이란 두려움에 기술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은데요, 연구자의 입장에선 그러한 기술들과 협력해 자신이 빠르게 학습하여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해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 학생들은 그러한 기술들을 이해하고 협력해서 자신만의 분야를 찾는게 중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AI가 답은 쉽게 알려주지만 답을 도출해내는 과정은 블랙박스 안에 있습니다. 우리는 기술이 답을 줬을 때 이게 정말 답이 맞을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므로 그 '과정'에 충실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답이라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 그 블랙박스를 잘 분석해서 해석을 도출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저는 그 방법 중 하나가 시각화라고 생각합니다. AI나 애널리틱스의 핵심도 데이터로 답을 알려주는게 아니라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정제하고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것임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 본 내용은 2019 . 8. 26 백남학술정보관 공식 블로그에 게시된 글입니다.
▷ 블로그 [교수저서] 코너 바로가기
▷ 원글 바로가기 https://blog.naver.com/hyulibrary/221628533389

키워드

'한양위키' 키워드 보기 #교수 #김지은 #백남학술정보관
저작권자 © 뉴스H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