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한국문학평론가 협회의 협업 프로젝트인 [우리 시대의 소설]은 그동안 방송 뉴스의 사각지대였던 '문학'을 방송이라는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 조명하는 유의미한 기획이다. 이 기획에 참여하고 있는 ERICA 국제문화대학 이재복 학장을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1.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국제문화대학 제18대 학장이자 한국언어문학과 교수인 이재복입니다. 제 전공은 ‘현대비평’이고요, 1996년에 문학평론가가 되어 올해로 등단한지 26년이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KBS [우리 시대의 소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고. 비평을 사회현실 차원에서 그 실천성을 모색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 진행하고 계신 [우리 시대의 소설]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우리 시대의 소설]은 KBS와 한국문학평론가 협회가 협업한 1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103명의 문학평론가들이 선정한 생존 작가들의 작품 50편을 선정하여 일주일에 한 권씩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그 작품에 대한 평론가의 비평을 담아 시청자(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2월부터 KBS 보도국 기자팀과 저희 한국문학평론가 협회가 여러 차례 회의를 하고 선정위원회를 꾸려 엄선된 50편의 작품들이며 매주 일요일 KBS 9시 뉴스에 2-3분 정도 분량으로 방송됩니다. 5월 16일에 첫 방송이 되어 지금까지 현기영 작가의 <순이삼촌>,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임철우 작가님의 <봄날> 이렇게 50편 중 3편이 소개되었습니다. 

3. [우리 시대의 소설] 기획에 참여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한국문학평론가 협회의 부회장이면서 협회가 발행하는 <현대비평>이라는 잡지의 기획위원입니다. 이 점이 이 기획에 참여하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겠죠. [우리 시대의 소설]은 한국 방송 초유의 협업 프로젝트입니다. 뉴스와 소설은 형식이 다르지만 진실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목적이 같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은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해 사회성이나 역사성 등을 강하게 드러낼 수 있어서 뉴스가 해결하지 못하는 심층적이고 깊이 있는 것을 다루어 보완해 주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우리 시대의 소설]은 굉장히 의미 있는 기획이기도 하고 대중의 교양 함양에도 좋으며 프로젝트가 다 끝난 후에는 책으로도 발간할 계획이라 이 프로젝트가 가지는 상징성과 가치가 매우 높다고 판단됩니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기대가 많이 됩니다. 

4. [우리 시대의 소설]이 학생들에게 어떠한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프로젝트 이후에 [우리 시대의 소설]의 내용을 담은 교양 강좌를 하나 개설하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우리 시대의 소설]에 선정된 50편의 책을 읽는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 현실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 같습니다. 

5. 마지막으로, ERICA 구성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 소설의 성격이나 취향이 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드라마, 영화와 같은 매체가 보여주지 못하는 또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을 많이 접하면 어떤 시대나 사회를 이해하고 자신을 깊이 있게 성찰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소설을 읽는 게 쉽지는 않고 많은 사람들이 웹 소설과 같은 가벼운 소설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 시대의 소설]에 선정된 50편과 같은 고전적이고 깊이 있는 소설을 찾아 읽는 것 역시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50편의 소설들은 그 자체로 우리 시대의 훌륭한 자화상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