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에서 성악 및 가곡 전공
세종문화회관 꿈의 숲 아트센터에서 성황리에 독창회 개최
‘관객들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무대 만들고 싶어’

세종문화회관에서 지난 5월 27일 소프라노 김윤희(성악과 95) 씨의 독창회가 개최됐다. 그는 이번 독창회에서 슈만의 ‘여인의 사랑과 생애’ 연가곡과 베르디의 ‘신이여, 평화를 주소서’(Pace, pace mio Dio!)를 비롯 다수의 아리아(오페라에서 주인공이 부르는 서정적인 독창곡)를 연주했다. 김 씨의 음악 세계는 물론 그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훌륭하게 표현된 연주회였다. 김 씨를 만나 성공한 소프라노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노력에 대해 들었다.

 

▲ 김윤희(성악과 95) 씨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독창회를 열고 여인의 생애를 그린 슈만의 연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들을 연주했다. ⓒ 김윤희 동문
▲ 김윤희(성악과 95) 씨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독창회를 열고 여인의 생애를 그린 슈만의 연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들을 연주했다. ⓒ 김윤희 동문

김 씨는 한양대 성악과를 졸업한 후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에 입학했다. 대학 은사였던 조용란 성악과 교수(현 한서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의 추천으로 말라스피나(Rita Orlandi Malaspina) 선생에게 배울 수 있었다. 김 씨는 말라스피나 선생에 대해 “1960년대부터 1980년대를 아우르는 세계적인 드라마틱 소프라노로 특히 베르디아나(베르디의 작품에 적합한 소프라노)로 호평받았다”며 “나 역시 베르디아나와 푸치니아나(푸치니의 오페라에 적합한 소프라노)를 공부하고 싶었기에 말라스피나 선생과의 만남은 음악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성악과를 졸업한 후 귀국하지 않고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 가곡과에 다시 입학했다. 그곳에서 우첼로(Daniela Uccello) 선생과 인연이 시작됐다. 그는 “우첼로 선생은 오페라를 주로 공부하던 내게 가곡이라는 서정적인 장르를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우첼로 선생의 수업은 피아니스트와 성악가가 한 팀을 이뤄 진행됐다. 김 씨는 김정운(현 이태리 토리노 왕립극장 정식 반주자) 반주자와 모든 레슨을 함께 했으며 이는 김 씨에게 음악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지금도 이태리 현지에서 멋진 모습으로 활동하는 김정운 반주자의 모습에 많은 자극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이 두 선생의 가르침 외에도 김 씨는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에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는 “오페라 무대에 대해 알려준 연출 선생님, 곡을 풍부하게 해석하는 방법을 알려준 화성악 선생님, 언어적인 이해를 통해 노래의 깊이를 표현하게 해 준 문학 선생님 등 스스로 곡을 분석하고 표현하도록 도와준 선생님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 김 씨는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 성악과와 가곡과를 졸업한 후 유럽에서 다수의 오페라 무대에 올랐다. ⓒ 게티이미지
▲ 김 씨는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 성악과와 가곡과를 졸업한 후 유럽에서 다수의 오페라 무대에 올랐다. ⓒ 게티이미지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을 졸업한 후, 김 씨는 본고장인 유럽에서 오페라 무대에 올랐다. 말라스피나 선생의 추천으로 그는 이태리에서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의 안나 역으로 데뷔했다. 그 후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오디션을 통과해 프랑스 4개 도시를 순회하며 공연했다. 그는 “나비부인은 동양인 소프라노가 데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오페라 전체를 끌고 가는 역량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는 무대다”며 “다행히 같이 연주했던 동료들과 연출자, 기획사 분들이 어린 동양 여자아이를 잘 이끌어줘서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값진 경험을 토대로 김 씨는 유럽과 국내에서 수많은 오페라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씨는 “정기적으로 관객들과 만날 방법을 동료들과 모색 중이다”며 “화려한 조명이나 값비싼 장비가 있는 무대보다, 관객들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무대였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오페라 무대에서도 계속 국내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 김 씨는 정기적으로 관객들과 만나 호흡하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김윤희 동문
▲ 김 씨는 정기적으로 관객들과 만나 호흡하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김윤희 동문

김 씨는 음악 전공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자신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선생님, 선배, 동료들과 가감 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며 “경쟁 구도에 익숙하지만 서로 협력하는 관계가 되면 꿈이 좌절됐을 때 일으켜주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꿈 꾸는 자가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 상황이 어떻든 미래의 모습을 멋있게 설계하고 노력한다면, 꿈이 이루어지는 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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