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공학과 장윤정 교수

암모니아가 수소경제의 핵심 물질로 부상하면서 친환경적 방법으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그린암모니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장윤정 교수는 공동연구를 통해 태양에너지로 폐수 속 질산염에서 그린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환경 유해물질을 없애면서 전기에너지도 절감하고 친환경적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높다.

글. 박영임 / 사진. 이현구

지금 암모니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우선 암모니아가 왜 필요한지부터 설명해 드려야 할 것 같네요. 사실 암모니아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악취가 심한 유독성 물질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알고 보면 비료, 식량자원, 화학약품, 의약품 등 여러 산업에 두루 쓰이는 화합물 생산의 질소 전구체로 그 활용도가 매우 높습니다. 비료나 화장품에 흔히 사용되는 요소도 암모니아에서 만들어집니다.”

공동연구를 통해 그린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광촉매 기술을 개발한 장윤정 교수가 암모니아의 중요성으로 운을 뗐다. 그렇지 않아도 산업적 가치가 높은 암모니아의 주가가 더욱 높아져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그 이유는 수소 에너지가 미래 에너지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것과 밀접하다. 암모니아는 수소 원자 3개와 1개의 질소로 이뤄져 있고, 액화하기에 용이한데, 이는 암모니아가 수소의 저장과 이송에 용이한 운반체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암모니아를 그 자체로 연료로 활용해 전기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됨에 따라 암모니아의 가치가 매우 높아졌다.

이렇게 탄소중립 시대가 도래하면서 암모니아의 쓰임새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암모니아에는 치명적인 출생의 결함이 있다. 오랜 세월 암모니아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한 후 공기에서 추출한 질소와 결합하는 ‘하버-보쉬(Haber-Bosch)법’으로 생산됐다. 그런데 이 방법은 화석연료로 수소를 제조하는 데다, 공기 중 질소와 고온고압에서 반응시켜야 하기에 다량의 이산화탄소 방출 및 에너지 소모를 유발한다. 암모니아 생산 중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1.8%를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 수소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그 방법이 다량의 탄소를 배출시키는 것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적 방법으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암모니아에는 앞에 ‘그린’이 붙어 그린암모니아라 불린다.

▲화학공학과 장윤정 교수
▲화학공학과 장윤정 교수

그린암모니아 생산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

장윤정 교수는 UNIST 에너지공학과 이재성 교수 및 중국 사천대학교 허민 장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폐수 속 질산염에서 암모니아를 얻는 광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기후변화대응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본 연구 결과는 독일의 와일리(Wiley)에서 발행하는 화학 분야 최고 학술지 중 하나인 ‘앙게반테케미 국제판(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4월 5일 자에 실렸다.

“저희가 개발한 촉매는 정렬된 실리콘 나노 와이어에 금 입자를 증착한 광전극입니다. 광전극은 태양에너지(빛에너지)를 흡수해 전압을 형성할 수 있고, 이 전압을 이용해서 암모니아 생산을 위한 촉매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태양에너지로 환경적 유해물질인 질산염을 환원해 그린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촉매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이라 환경 및 에너지 측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이라 할 수 있죠.”

현재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그린암모니아 생산기술은 공기 중 질소와 물을 이용하여 전기적으로 재합성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물에 대한 질소의 용해도가 너무 낮고, 안정적인 질소를 분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기에너지가 소모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 때문에 최근에는 질소 대신 산업용이나 농업용 폐수 중에 다량으로 포함된 질산염을 전기적으로 전환하여 암모니아를 얻는 기술이 관심을 끌고 있다.

생활하수나 오수 등에 포함된 질산염은 우리 생활 및 생태계에 해롭고 산소 고갈과 부영양화를 초래한다. 그래서 큰 비용을 들여 수처리 환경 기술로 질산염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러한 폐수 속 질산염을 암모니아로 바꾸는 기술은 환경 유해물질인 질산염을 제거하는 동시에 그린암모니아까지 생산하는 것이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간단히 원리를 설명하자면 햇빛을 받은 광촉매가 화학반응을 일으켜 질산염이 암모니아로 바뀌는 것이다. 하지만 물에 녹아 있는 질산염을 암모니아로 전환할 시 물이 환원돼 수소가 생산되는 경쟁반응이 먼저 일어나므로 경쟁반응을 저해하는 촉매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 더불어 질산염으로부터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전압 즉, 전기에너지가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이를 줄일 방안도 필요하다.

이에 공동연구팀은 빛을 활용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 결과 태양에너지를 흡수한 후 생산된 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를 최대한 줄이면서 경쟁반응에 본질적으로 저항성이 큰 금입자를 활용해 경쟁반응을 막을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요소는 빛을 흡수할 수 있는 광촉매 개발과 질산염을 암모니아로 전환하는 전기촉매 개발, 그리고 광촉매와 전기촉매를 결합한 완성형 광전극을 설계해 그린암모니아 생산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요소 기술을 보유한 저와 UNIST 이재성 교수님, 사천대학 허민 장 교수님 연구팀이 협업을 한 것이죠.”

이들은 이미 태양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및 이산화탄소 전환과 같은 에너지 관련 공동연구를 여러 차례 진행한 바 있기 때문에 시너지를 더욱 높일 수 있었다.

▲장윤정 교수는 태양에너지를 활용해 환경 유해물질인 질산염을 그린암모니아로 바꾸는 일석삼조의 기술을 연구 중이다. 
▲장윤정 교수는 태양에너지를 활용해 환경 유해물질인 질산염을 그린암모니아로 바꾸는 일석삼조의 기술을 연구 중이다. 

태양에너지로 생산된 최초의 그린암모니아

“본 연구는 태양에너지를 활용해 질산염을 그린암모니아로 바꾼 최초의 연구라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활용 에너지원을 전기에너지에서 태양에너지로 확장하고, 질소 공급원을 질소 기체에서 질산염으로 확대 적용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본 연구를 일석이조의 연구라 했는데, 전기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태양에너지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성과가 한 가지 더 추가되니 일석삼조의 연구라 할 만하다. 하지만 장윤정 교수는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하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수소 생산 시스템이 질산염에 의한 오염이나 다량의 이산화탄소 배출 같은 환경문제를 해소할 뿐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암모니아 연료로 활용) 활용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아직 원천기술에 가까운 연구입니다. 그래서 실질적인 반응 매커니즘을 규명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상용화를 위해 성능을 향상시키는 스케일업 연구도 투트랙으로 진행하는 중입니다.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계속 연구를 발전시켜 개발된 소재나 소자들이 실제 수소 경제의 중요한 일부를 담당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본 내용은 한양대 소식지 'HYPER'의 2022년 여름호(통권 262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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