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의 작품과 함께 건축전 개최해
“퇴임 후 건축가로서 작품활동과 교육자로서 집필활동 이어 나갈 것”

정진국 건축학부 교수는 정년퇴임을 맞아 지난달 10일부터 21일까지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기적의 상자, 706호의 건축전'을 열었다. 

정 교수는 ‘한국건축가협회상’ 수상, ‘르 코르뷔지에 서울특별전’의 전시 고문 및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하며 건축가로서의 필모그래피를 만들어왔다. 주요 작품으로 이번 전시를 개최한 토포하우스, 곤지암 주택,소금 항아리, 청도 주택 등이 있다. 

▲ 정진국 건축학부 교수의 건축전이 열린 토포하우스 외관이다. ⓒ 정수빈 기자
▲ 정진국 건축학부 교수의 건축전이 열린 토포하우스 외관이다. ⓒ 정수빈 기자

건축전이 열린 토포하우스 1층에는 정 교수의 아카이브 작품이 전시됐다. 1998년 작업한 수원 문화예술센터, 2005년자인 서울공연예술센터와 토포하우스 등 그간 작업해온 연구와 설계 과정이 한 공간에 담겼다.

2층에는 <르 코르뷔지에가 선택한 최초의 색채들>, <상자의 재구성> 등 정 교수의 연구 논문들과 김재경 건축학부 교수 등 정 교수의 제자들이 건축 및 예술가로서 진행해온 다양한 작업물이 한자리에 있는 그룹전이 마련됐다. 

▲ 정 교수가 가장 최근에 작품 활동을 진행한 '박화영 음악관' 설계관이다. ⓒ 정수빈 기자
▲ 정 교수가 가장 최근에 작품 활동을 진행한 '박화영 음악관' 설계관이다. ⓒ 정수빈 기자

'기적의 상자, 706호의 건축전'은 정 교수가 작년부터 기획해 올해 3월부터 제자들과 구체화했다. 정 교수는 “건축전은 개인전보다 그룹전이 더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년퇴임을 맞이해 건축가이자 연구자, 교수로서 제자들과 함께 고민하는 그룹전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 1층 전시관 모습으로 정 교수가 1996년부터 연구 및 설계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 정수빈 기자
▲ 1층 전시관 모습으로 정 교수가 1996년부터 연구 및 설계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 정수빈 기자

‘기적의 상자, 706호의 건축적 풍경’은 그의 정년퇴임 외에도 수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정 교수는 “'기적의 상자'는 본래 내가 존경하는 르 코르뷔지에의 이론이다”며 “단순한 상자를 갖고 기적을 일으키는 공간을 일컫는다”고 말했다. 르 코르뷔지에는 근대건축가이자 현대 건축에 적용되는 이론을 만들어 낸 건축 이론의 선구자로, '기적의 상자' 개념을 제시했다. 기적의 상자는 외부가 단순하고 순수함을 보이는 건축물 내에서 무한한 장면 및 행위가 가능하도록 건축된 곳을 뜻한다.

정 교수는 “르 코르뷔지에가 말한 기적의 상자처럼 이곳이 자기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기적을 표현할 자유와 감상할 자유가 보장되는 곳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706호는 1994년 정 교수의 대학원 연구실 번호다.

전시회 개최 소감에 대해 그는 “28년의 교수 생활을 끝으로 한 이번 건축전은 회고전 같은 느낌이 든다”며 “학교에서 연이 된 제자들과 함께한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카이브 전 준비 시 한평생 작업했던 것을 평행적으로 발췌해 정리하고, 교육적 측면으로 배열 및 논의했다”며 “연구 및 설계 결과물을 바라보며 퇴임 후 나의 방향성을 정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2층 전시관 모습으로 가운데에는 정 교수의 연구 활동작과 벽면에는 정 교수 제자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 정수빈 기자
▲ 2층 전시관 모습으로 가운데에는 정 교수의 연구 활동작과 벽면에는 정 교수 제자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 정수빈 기자

정 교수는 전시 장소인 '토포하우스’를 가장 좋아하는 건축물로 꼽았다. 그는 “건축가로 평생 따르고 연구한 르 코르뷔지에의 이론을 더한 곳이자 토포하우스의 정체성을 실현한 곳이라 가장 애정한다”며 “토포하우스가 방문하는 방문객에 맞춰 해석의 자유를 따라갈 수 있는, 이곳의 성격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건축은 건축돼야 한다’는 것이 건축물에 대한 정 교수의 가치관이다. 그는 “건축은 상품이 될 수 없고, 미래적인 것이 아니다”며 “건축을 처음 떠올린 건축의 원점을 실현할, 건축의 진실에 접근하게 하는 건축가가 되고 싶다”고 앞으로의 소망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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