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활을 이겨낼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법 구축 필요
고시반 경험 추천, 생활 패턴 확립 및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돼
"먼저 회계사로서 전문성을 쌓는 것에 주안점을 둘 예정"

▲ 조길환(경영학부 4) 씨
▲ 조길환(경영학부 4) 씨

조길환(경영학부 4) 씨가 지난달 제57회 공인회계사 시험에서 수석 합격했다. 전국 1위라는 영예를 안은 조 씨는 본래 경영학부 학생이 아니었다. 기존 학과 공부에 흥미를 얻지 못했던 그는 진로를 탐색하다 회계사라는 직업을 꿈꾸게 돼 2학년이 되는 해에 경영학부로 전과했다. 전과 이후 조 씨는 재무관리나 재무회계와 같은 강의를 들으며 숫자를 다루는 공부에 재미를 붙였다. 그가 본격적으로 공인회계사 시험에 진입한 것은 3학년을 마치고 나서다. 

조 씨는 “예상치도 못한 결과였고, 정말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합격 소감을 전했다. 1년 6개월간의 수험 생활을 딛고 미래의 회계사로서 출발을 앞둔 조 씨를 만나 얘기를 나눠봤다.


수험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던 본인만의 노하우나 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까지 총 1년 6개월 동안 수험생활을 하며 친구들을 가끔 만나거나, 매주 일요일에는 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등 사회와의 관계를 아주 단절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슬럼프라는 것이 자신을 너무 옥죌 때 오는 스트레스가 쌓여서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스트레스에 너무 매몰되지 않게 관리했고, 슬럼프라고 볼만한 기간이 없었습니다.

특히 공인회계사 시험은 '마라톤'과 같다고 할 수 있는데요. 지금 당장은 빨리 달리더라도 슬럼프처럼 정지해버리는 구간이 생기면 꾸준히 달리는 선수를 이기긴 힘들 겁니다.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꼭 찾고,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수험생활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 조 씨의 공부 흔적. 그는 수험생활을 마라톤에 비유하며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법을 찾을 것을 조언했다. ⓒ 조길환 학생
▲ 조 씨의 공부 흔적. 그는 수험생활을 마라톤에 비유하며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법을 찾을 것을 조언했다. ⓒ 조길환 학생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며 특히 노력을 기울인 부분이나 특별한 공부 방법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많은 것들이 있지만, 세 가지로 압축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과목별로, 주제별로, 문제유형별로 정리해 공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인회계사 시험은 양이 무척 많습니다. 암기가 기본이 돼야 하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머릿속에 개념을 난잡하게 흩뜨려 놓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정리하며 공부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기반이 돼야 이해의 영역으로 넘어갈 수 있으며, 많은 양을 머릿속에 저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꼼꼼하게 문제를 푸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세법, 재무회계, 원가관리 회계 시험처럼 많은 자료를 갖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목들은 꼼꼼할수록 유리합니다. 실수는 곧 실력입니다. 저 역시도 수험생활 동안 실수해서 틀리는 부분은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는데요. 항상 어떤 문제에서 많이 틀리는지 점검해두면서 실수를 줄이는 연습을 하고자 했습니다. 양이 많은 시험인 만큼 개념적으로 어려운 과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꼭 꼼꼼하게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연습하길 바랍니다.

마지막, 수험생으로서 공부하는 목적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수험생은 학문을 연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문제를 풀기 위해 공부합니다. 생소한 만큼 그저 받아들여야 하는 개념들을 가지고 끙끙 앓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우리가 자명한 사실에 의문을 가지지 않는 것처럼 기본 개념은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 조 씨가 수험생활 동안 푼 책들. ⓒ 조길환 학생
▲ 조 씨가 수험생활 동안 푼 책들. ⓒ 조길환 학생

 

수험생활 동안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그 순간을 어떻게 이겨냈나요.

올해 3월에서 6월까지 동차 기간이 수험생활 중 가장 힘든 기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5월경 회계감사 스터디 준비를 위해 해당 과목을 암기하다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는데요. 감사과목 자체에서 오는 거부감과 동차 기간 쌓인 스트레스가 모두 분출됐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힘든 날에는 저녁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숙사로 돌아와 쉬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자친구와 통화하며 격려를 받거나, 함께 고시반에서 지내는 형들과 소통하며 어려운 시기를 정신적으로 잘 이겨내고자 했습니다.

 

공인회계사 시험 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무슨 일을 하든 항상 목표와 방향, 그리고 동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인회계사 시험에서의 목표는 합격이고, 방향은 공부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생각보다 공부 방법론을 소홀히 하는 수험생이 많습니다. 공부를 하며 내게 맞는 공부법은 무엇이고 과목별로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풀기 위한 방법론은 무엇인지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

동기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머리도 좋고 성실한 사람들이 다 같이 꾸준히 준비하는 시험입니다. 수험 공부에서 흥미를 찾든, 전문직에 대한 갈망이든, 취업에 대한 절박함이든 합격에 대한 동기가 수험을 빨리 끝낼 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되니 동기를 찾는 과정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조 씨의 공인회계사 시험 시험지. 그는 수험생활을 하는 동안 동기를 찾는 과정 역시 놓치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 조길환 학생 
▲ 조 씨의 공인회계사 시험 시험지. 그는 수험생활을 하는 동안 동기를 찾는 과정 역시 놓치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 조길환 학생 

 

한양대에서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수험생들에게 응원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가장 열정이 불타오를 나이에 어려운 공부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면 좋겠고, 모두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특히 고시반을 한 번쯤 경험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우리 학교 고시반인 ‘관형재’에 입반하면 생활 패턴을 잡을 수도 있고, 다른 뛰어난 수험생들과 스터디하거나 친분을 쌓을 수도 있어서 공부할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의 목표나 포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진로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해보지 못했지만, 시험에 일찍 붙은 것을 기회 삼아 먼저 법인 생활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이후 병역 의무를 이행하면서 해보고 싶었던 공부나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일단은 회계사로서 전문성을 쌓는데 주안점을 두고 싶어요.

덧붙이자면, 지난해 변리사 시험 수석도 한양대 학생이었는데 올해 공인회계사 시험 수석으로 한양대라는 이름을 또 올리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에도 우리 학교에서 많은 학생이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나중에 현장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한양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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