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곡의 정악 악곡들로 무대 구성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 활용해 다양한 기능 제공
“어렵게 느껴지는 국악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

손정화 국악과 교수의 열 번째 가야금 독주회인 <METAVERSE&GAYAGEUM (메타버스&가야금정악)>이 지난 4일에 개최됐다. SKT에서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IFLAND)'에서 진행됐으며 관객들은 ‘도란도란 공연장’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손 교수는 이번 공연에서 총 5곡의 악곡을 선보였다.

 

▲ 손정화 국악과 교수의 열 번째 가야금 독주회인 ‘METAVERSE&GAYAGEUM (메타버스&가야금정악)’이 9월 4일에 개최됐다. ⓒ 손정화 교수
▲ 손정화 국악과 교수의 열 번째 가야금 독주회인 ‘METAVERSE&GAYAGEUM (메타버스&가야금정악)’이 9월 4일에 개최됐다. ⓒ 손정화 교수

손 교수와 오랫동안 정악 합주의 호흡을 맞춰온 연주자들도 독주회에 함께했다. 장구에 서수복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단원, 거문고에 도경태 KBS국악관현악단 단원, 대금·단소에 이승엽 국립국악원 정악단 부수석, 피리·생황에 안형모 KBS국악관현악단 단원이 공연에 참여했다. 

 

아정하고 고상하며 바르고 큰 음악, 정악

관객과의 호흡이 중요한 장르인 민속악을 선보였던 지난 5월의 독주회와 달리, 이번 독주회에서 손 교수는 아름다운 선율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정악을 연주했다. 정악은 과거 궁중음악의 일부를 포함한 민간 상류층 음악으로, 가락의 변화가 적고 비교적 빠르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손 교수는 “관람객들이 기품이 높고 바른 음악인 정악을 들으며 가을을 맞이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이번 독주회에서 손 교수는 아름다운 선율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정악을 연주했다. ⓒ 현서경 기자
▲ 이번 독주회에서 손 교수는 아름다운 선율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정악을 연주했다. ⓒ 현서경 기자

해당 공연에서는 궁중에서 연주된 연례악인 ‘도드리’, ‘천년만세’, ‘수요남극지곡’, ‘평조회상’과 풍류방 음악인 ‘여창가곡-우락’이 연주됐다. 가야금을 중심으로 해 악곡별로 거문고, 대금, 단소, 피리, 생황, 장구 등 다양한 악기들이 편성됐다. 온라인 공연인 것을 감안해 10분 내외의 짧은 악곡들로 독주회를 구성했다. 손 교수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 전통음악은 길이가 긴 곡들이 많은데, 긴 호흡의 음악은 온라인상에서의 소통을 어렵게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가야금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짧은 악곡들을 선정해 악곡마다 해설을 함께 진행했다”고 말했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공연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됐다. 현실 세계와 가상공간을 넘나들며 악곡 연주와 해설이 교차로 송출됐다. 악곡을 연주하는 모습은 사전에 녹화돼, 무대 중간의 가상 스크린을 통해 재생됐다. 곡이 끝날 때마다 손 교수는 실시간으로 목소리만 출연해 곡에 대한 해설을 진행했으며, 그의 아바타가 가상의 무대 위에서 모습을 보였다. 손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나빠지기도 했고 심한 더위와 장마로 힘든 여름이었기에 관객들이 좀 더 편안한 공간에서 공연을 즐기길 바랐다"며 메타버스 공연 방식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 이프랜드(IFLAND)에서는 다양한 이모티콘을 활용해 연주자를 응원하고, 실시간 채팅을 통한 소통도 가능했다. ⓒ 현서경 기자
▲ 이프랜드(IFLAND)에서는 다양한 이모티콘을 활용해 연주자를 응원하고, 실시간 채팅을 통한 소통도 가능했다. ⓒ 현서경 기자

공연이 개최된 플랫폼인 이프랜드(IFLAND)에서는 공연 관람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관객들은 아바타를 만들어 실제 공연처럼 공연장에 입장해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다양한 이모티콘을 활용해 연주자를 응원하고, 실시간 채팅을 통한 소통도 가능했다. 다른 활동 없이 공연을 집중해서 관람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공연 영상만을 확대해서 볼 수 있는 기능도 있었다. 손 교수는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 중 이프랜드의 접근성이 좋고 해당 플랫폼에서 다양한 공연이 진행되고 있어 선택하게 됐다”며 “관객들은 가상의 공간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지만 여러 기능 덕에 실제 공연을 보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와 공연예술의 미래

손 교수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공연을 진행하며 느낀 메타버스와 공연예술의 미래를 언급했다. 그는 “메타버스는 부담 없이 공연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장감을 동반한 깊이 있는 연주를 감상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실제 공연장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메타버스는 공연을 낯설게 느끼던 사람들이 공연에 쉽게 입문하게끔 돕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실제 연주회장을 찾는 관객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 손 교수는 “앞으로도 오프라인 공연과 함께 메타버스에서도 여러 가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 손정화 교수
▲ 손 교수는 “앞으로도 오프라인 공연과 함께 메타버스에서도 여러 가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 손정화 교수

손 교수는 “메타버스는 국악을 편하게 즐기기에 좋은 콘텐츠이기에, 앞으로도 오프라인 공연과 함께 메타버스에서도 여러 가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고 향후 활동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대부분인 요즘에, 국악처럼 시간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을 즐겨보시길 바란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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