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팀, 한양타임즈 발간의 과정과 이유

 지금도 물론 그렇지만 예전부터 사람들은 관심 있는 신문 기사를 정성스럽게 오려서 노트에 부착하거나 클리어화일 등을 활용해 모으기도 한다. 연예인인 자기 자녀의 데뷔초 기사까지 모조리 모아뒀다는 부모의 일화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기사 등 디지털 형태의 파일로 보관이 용이해지면서 스크랩의 개념이 바뀌긴 했지만 사실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수많은 기사 중에서 '내가 보고 싶은 기사'를 본다는 의미일 것이다. 또한 특정 개인이나 기관의 영향력을 언론의 기사화 양이나 수준으로 판단하는 기법은 통계나 사회조사에서 어느 정도 일반화된 방법인 만큼 기사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건 당연한 '홍보'의 전략이기도 하다.


우리 가족, 내 이야기의 범주를 조금만 넓혀보자. '우리 대학'은 어떨까?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 '한양대'라는 키워드를 검색해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일단은 관심 키워드에 한양대가 있다는 것이다. 이 검색결과를 언론기사 범주로 좁혀보면. 검색 결과는 한 차원 높은 가치가 된다. '공신력 있는 사실과 정리'로 선별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양대 홍보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나름 공신력있는 언론사 기준 한양대 관련 기사는 9천 건에 육박한다고 한다. 단순히 '한양대 앞 부동산 시세가 어떻다' 같은 관계성 떨어지는 기사를 걸러내고서도 그 정도라고 하니 신문이 발행되는 연 300여일 기준으로 보면 하루에 30건씩은 유의미한 관련 기사가 나오는 것이다.


그 9천 건의 기사를 또 여러 가지 기준으로 살펴보면 각 기사의 경중이 달라진다. 단순히 어떤 행사가 열린다는 사실 확인용 기사부터 세밀한 부분까지 조목조목 다룬 성과 기사까지 다양하다. 가끔은 대학 내부관계자가 보면 아찔하기까지 한 부정적인 기사도 없진 않다. 어쨌거나 양이 많은 만큼 좀 더 선별하여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어떤 기준을 가지고 누가 할 것인가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모아진 기사를 다시 부정적인 기사, 단순한 기사, 재미없는 기사, 뻔한 기사, 중복되는 기사, 뭔가 신뢰성이 없어 보이는 기사 등을 걸러내는 작업을 해보자. 대학 홍보팀 입장에서 '이 기사 정말 좋은 기사인데... 학교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데...'라며 확실히 애교심 기준으로 기사를 골라보니 100여개 정도로 요약이 됐다. 정확히는 121개다. 물론 편집과정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밀려난 안타까운 기사는 과감하게 잊어주자.


총 32면에 걸쳐 121개의 기사가 소개되었다. 친절하게 분야별로 나눠서 모아주고, 중간중간 광고 이미지로 지루하지 않게 배려했다. 사실 광고도 홍보팀 입장에서는 '기사'다.


일일이 다 설명할 수 없는 많은 과정을 거쳐 탄생한 '한양타임즈'는 제호에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한양타임즈 2013년도판은 비정기 간행물로 한 해 동안 언론 기사를 통해 소개된 한양대학교의 다양한 이슈를 수집 정리한 신문 판형 인쇄물이며, 공인 언론 매체가 아닌 홍보물임을 밝힙니다"


누구는 단순히 신문 짜깁기라고 할지 모르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설령 그것이 '알고 보니 홍보물'이라고 평가받을지언정, 수많은 기사를 통해 대학의 중요한 부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전략이라면 목적에 충실한 것이 아닐까 싶다.


발간을 담당했던 홍보팀 김태균 씨는 "요즘 사람들이 신문을 잘 보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슈'에는 관심이 많기 때문에 신문이라는 프레임은 목적이 아니라 절차가 된다"며, "핵심은 범람하는 정보들 사이로 중요한 사실과 가치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인 만큼 큐레이션이 꼭 필요하다"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너무 많으면 오히려 안본다는 점을 감안해 선별과 절차를 극대화해 전달력을 높이는 것이 한양타임즈의 탄생 배경인 것이다. 김 직원은 이 신문을 보는 많은 사람들 중 특히 내부 구성원들이 소속감과 더불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


물론 아직 넘어야할 산은 많아 보인다. 서로 다른 형태의 신문기사를 조합하다보니 들쑥날쑥한 글씨 크기부터가 뭔가 어설퍼 보인다. 완전히 외부 기사인지 '한양타임즈'의 기사인지도 불명확해 보이는 느낌도 숨길수가 없다. 독자들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는 흐름도 뚝뚝 끊길 수밖에 없다. 홍보팀에서 제작하다보니 그냥 일방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연한 지적들이기도 하고 이미 예정된 한계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발행은 첫 시도이고 앞으로 한양대를 조망하는 좋은 도구로 활용될 것을 감안한다면 2014년도 한해를 정리한 다음호는 좀 더 진화된 결과물로 돌아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독자들의 관심과 참여만이 필요해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H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