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문학, 원폭, 냉전, 대중문화 등 여러 측면에서 일본 표상의 복잡성과 잡종성 강조해
![]() |
||
| ▲ 『일본 표상의 지정학』(지은이: 엔도 후히토, 옮긴이: 이경희 | 한양대학교출판부) | ||
한양대학교 출판부는 최근 일본의 근대국가로서의 형성과 그 표상 구조를 조명하는 『일본 표상의 지정학』을 출간했다. 현재 일본 세이케이대학 문학부에 재직 중인 엔도 후히토 교수 외 7명의 저자가 공동집필한 본서는 환태평양권을 중심으로 문명(제)국 일본, 패전국 일본, 미국의 동맹국 일본의 모습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환태평양권’은 단순히 공간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전면전에서 완패한 일본 제국주의의 정신적 기원을 설명하려는 의도를 가진다. 이는 미국이라는 하나의 강력한 흐름이 거세게 밀려들어 오는 태평양 부근에서 형성된 근대 일본의 모습을 비춘다. 또한 이를 통해 미국과 동일화하는 동시에 차별화를 꾀하려는 역설적인 일본의 욕망과 함께 미국에 표류하고 미국과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일본 내부에 존재했음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이 책은 △해양문학 △원자폭탄 △냉전 △대중문화 등의 4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일본을 다각도의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측면에서의 분석은 앞서 설명된 미국이라는 바람 앞에 만들어진 근대 일본의 복잡하고 잡종적인 모습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메이지기에 환태평양에서 표류하다’, ‘후쿠하라 린타로, 히로시마, 원자폭탄’, ‘증후로서의 (상징)천황과 미국’ 등 8개의 장으로 구성된 각론에서는 문학, 연극, 영화, 음악 연구자들이 근대국가 일본의 표상적 문양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밝히고 있다. ‘일본’이라는 미학화된 정치적 슬로건이 단수성과 진정성이라는 폭력을 띠고 있는 오늘날, 이 책은 그에 개입하고자 기획됐다고 전해진다.
『일본 표상의 지정학』
지은이: 엔도 후히토, 옮긴이: 이경희 | 한양대학교 출판부 | 1만 5000원 | 260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