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조성부터 기금 사용까지, 한양대의 기부 문화를 엿보다

차디 찬 겨울 바람도 기부에 동참하려는 마음은 어쩌지 못했나 보다. 한양대학교를 위한 훈훈한 기부 소식이 들려 오고 있다. 사랑의 실천이라는 건학 이념에 비출 때 기부는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그러나 학교에 기부가 필요한 이유와, 학교가 기부금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기부금은 한양대에 어떤 변화를 낳았을까. 한양대의 기부금 관련 현황을 전체적으로 조명해 봤다.

 

 

기부금 전담마크!

 

   
▲ 팀원들을 이끌고 있는 안종길 팀장(대외협력처
대외협력팀) 

기부금은 들어오는 것에만 그친다면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한다. 명백한 활용 목적을 토대로 더 나은 발전에 도움이 돼야 한다. 기부금 조성부터 활용 및 관리까지 전 범위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다. 대외협력처 소속 ‘대외협력팀’이다. 팀의 주요 업무는 크게 발전기금모금, 동문네트워크 관리, 대외협력업무로 나뉜다. 세부적으로는 기부자 및 잠재기부자군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관리해 기부자의 범위를 넓힌다. 또, 동문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교류를 돈독히 한다. 대외적으로는 국내 기관과의 교류협력과 양해각서(MOU) 체결, 총동문회 협력 사업 등을 진행한다. 송년음악회와 명예졸업식 등은 대학과 기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만들기 위한 행사다.

 

결국 주요 목적은 기금 조성 및 관리다. 대외협력팀은 기부 캠페인과 발전기금 전달식을 기획한다. 기부자에 대한 예우와 지속적인 관리까지 모두 팀의 몫. 안종길 팀장(대외협력처 대외협력팀)은 “뚜렷한 목적과 테마가 있는 기부를 하는 것이 요즘의 추세”라고 했다. 특정 학과에 대한 장학기금 마련,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학생에 대한 후원금 조성 등이 그렇다. 이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기금 관리가 가능하다. 나아가 기부자의 책임감 및 소속감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것이 안 팀장의 설명이다. “결론적으로 학교와 동문 사이에 애정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는 지속적이고 순환적인 기부의 힘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순환적인 기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 순환적 기부의 좋은 사례인 손용근 석좌교수(법학전문대학원)와 올바른 기부금 활용 사례인 한양 노벨 렉처 시리즈(Hanyang Novel Lecture series) (출처: 대외협력처 대외협력팀)

 

 

동문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학생으로

 

순환이 잘된다는 건 건강하다는 의미다. 기부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부의 순환 구조가 잘 구축돼야 건강한 기부 문화가 자리잡는다. 한양대 동문이기도 한 손용근 석좌교수(법학전문대학원)의 사례다. 손용근 교수는 한양대 출신의 사법고시 제1호 합격생이다. 이후 판사와 법원장 등을 역임하며 법조인의 길을 개척했다. 지금의 손 교수가 있기까지 모교의 도움이 매우 컸단다. 당시 한양대학교는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그에게 특수장학금으로 등록금 전액을 지원했다. 손 교수는 이제 발전기금으로 1억원을 약정하고, 지난 12월 28일 1000만원을 전달하는 등 기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은혜를 받았으면 기억하고 갚는 것이 도리”라고 운을 뗀 그는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한양대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한다”고 했다.

 

손 동문 외에도 선뜻 기부에 앞장서는 많은 동문들이 있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특성화 강의 개설, 장학금 조성, 학생 교육 및 편의 시설 확충 등에 쓰인다. ‘한양 노벨 렉처 시리즈(Hanyang Novel Lecture series)’는 기부금 활용의 모범적인 사례다. 이 프로젝트는 기초 과학 분야 연구를 위한 시설을 신축하고, 노벨상 수상자를 초청해 강연을 여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화학 분야에서는 미국의 노벨상 수상자를 초빙해 2개월여 동안 한양대 교수들과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로 했다. 내년도 하반기에는 200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크레이그 멜로(Craig Mello) 매사추세츠대 교수를 초청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다방면에서 사랑의 실천이 나타나 알맞게 사용되고 있다. 장근석 동문(연영 06)은 12억 기부를 통해 연극영화과의 장학금 조성에 도움을 주었다. 또한 김철종(원자력 58) 동문은 카페라운지 설립에 기여를 해 학생들에게 편의시설을 제공했다.

 

   
▲ 사랑의 실천을 몸소 실천한 장근석 동문(연영 06)과 김철종 동문(원자력 58). 두 사람은 지난 10월 그 공로를 인정받아 한양대학교 '나눔 교수'로 위촉되기도 했다. 

 

이처럼 기부는 대학 재정 상황에 부담감을 줄여주고 적절한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학생들의 교육과 복지에 보탬이 되는 환경 개선도 기부가 있어 가능하다. 우수한 환경에서 성장한 인재가, 다시 모교 발전을 위해 기부하도록 만드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 기부의 순환적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 올해 입학 예정인 서지민(논현고 3) 학생은 4년 간 전액장학금을 약속 받고 진학을 기다리고 있다. 서지민 학생은 “학교의 든든한 지원을 받게 돼 기쁘다”며 “제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이 되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밝혔다. 기부는 이처럼 돌고 돌아 대학의 건강한 미래를 책임진다.

 

 

기부금 조성 한계를 뛰어 넘어

 

기부의 순환적 구조는 긍정적이지만, 대학의 총 재정수입 중 기부가 차지하는 비율은 아쉬운 상황이다. 미국 대학의 평균 기부율이 12%인 것에 비해 전국 대학 중 기부율이 세 손가락 안에 뽑힌다는 한양대도 4%에 불과하다. 이에 한양대에서는 2013년 1월부터 집중거액모금 캠페인을 기획해 ‘Beyond engine of Korea’ 슬로건 하에 기부를 진행하고 있다. 기부율을 세계 유수 대학의 수준까지 끌어올려 대학 발전에 내실을 다지자는 것. 한양발전 후원회를 출범시켜 조용한 거액모금 단계를 이행했고 2015년 10월에는 캠페인을 대내외로 공표하며 기부의 범위를 대중적인 단계로 확장시켰다. 이 캠페인은 오는 2018년까지 계속된다.

 

   
▲ 한양대학교의 장기적인 기부 캠페인은 2018년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출처: 대외협력처 대외협력팀)

 

한편 대외협력팀에서는 장학금 관련 기금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가장 큰 목표는 각 과마다 장학제도를 완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장학재단 확장에 힘쓰고 기부자 초청행사를 기획하는 등 장학금제도를 활성화시킬 예정이다. 안종길 팀장은 “장학금 제도가 잘 돼있는 학교는 평판이 좋을 수 밖에 없고, 학생들의 학교 만족도 향상과도 직결된다”며 장학금의 활성화를 지향점으로 밝혔다. 또한 ‘고시반 되돌려주기 장학금’을 기획, 고시반에서 사회로 진출한 동문들이 후배 사랑을 실천하게끔 장려할 방침이다. 적극적인 기부 문화와 올바른 기금 사용이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가는 길을 밝힌다.

 

 

김상연 기자 ksy144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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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설비 기자 sbi444@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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