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생들은 질문하는 법을 잘 모른다. 질문 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인기 강좌인 ‘혁신과 잡종의 과학사’를 강의하는 남영 교수가 이 강의의 중요한 코너인 ‘한 줄 질문’을 책으로 엮었다. 한 줄 질문은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를 보완하기 위한 저자 나름의 해법으로, 수업을 듣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학생들이 무엇이건 질문을 하고 답을 해주는 방식이다. 단 그 방법론을 찾는 과정에서 수줍음이 많은 편인 우리나라 학생들이 편하게 질문할 수 있도록 간단히 질문을 써내는 ‘한 줄 질문’이라는 행사를 착상하게 되었다. 남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남영 교수는 2017년 1월 10일 '젊은 과학도를 위한 한 줄 질문Ⅰ,Ⅱ'를 출간했다.

1. 안녕하세요. 먼저 독자 분들을 위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양대학교 창의융합교육원의 교수 남영입니다. ‘과학 기술의 철학적 이해’, ‘혁신과 잡종의 과학사’와 같은 수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공대를 졸업하여 컴퓨터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가졌었지만,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 번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과학사를 전공하고 교수가 되었죠.

2. 이 책을 어떻게 집필하게 되셨나요?

『젊은 과학도를 위한 한 줄 질문 Ⅰ,Ⅱ』는 제가 맡았던 수업인 ‘혁신과 잡종의 과학사’의 ‘한 줄 질문 시간’에 받은 질문을 바탕으로 집필한 책입니다. 한 줄 질문 시간은 중간고사, 기말고사 전전 주에 수업을 듣는 모든 학생들에게 받은 질문에 제가 답을 하는 시간입니다. 제 전작인 『태양을 멈춘 사람들』이 ‘혁신과 잡종의 과학사’ 수업의 내용을 기반으로 집필한 책이라면, 이 책은 형식을 바탕으로 저술한 책인 것이죠.

3. 책 내용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혁신과 잡종의 과학사’라는 수업을 약 5-6년 간 진행하고 나니, 제게는 수 백명의 학생들이 남긴 천여 개의 질문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 중에 일부를 뽑아 이 책을 저술하게 되었죠. 선별한 질문들을 각 카테고리별로 묶어 두었으니, 전공에 따라 더 중요한 카테고리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인터뷰를 진행하는 학생들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라고 했으니, 각 권의 4부만 떼어 읽어보아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웃음) 책 제목 때문에 과학책이라고 생각하고 읽은 독자가 ‘과학책 같지 않다’는 서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제가 상당히 좋아하는 표현입니다. 실제로 저는 ‘과학책’이 아니길 바라고 책을 썼으니까요. ‘과학책’을 쓰고 싶었다기 보다는, 제가 원하는 형태의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 『젊은 과학도를 위한 한 줄 질문 Ⅰ,Ⅱ』
남영 / 궁리 / 252쪽


4. 한 줄 질문 시간은 어떤 시간이었나요?

학생들에게는 자신이 궁금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질문하도록 했습니다. 좁은 범위에서는 수업 내용부터 넓은 범위로는 진로, 인생 이야기까지 말입니다. 정 질문이 없다면 간단한 인사말을 써도 좋다고 이야기했어요.

한 줄 질문 시간은 자신이 궁금한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간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다른 학생들의 생각을 아는 시간이 됩니다. 또한 질문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됩니다. 질문에도 명백히 틀린 질문이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은 질문하는 법을 잘 모릅니다. 그저 답이 명확한 문제만을 풀어오도록 교육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학생들이 부족해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중간고사 전, 첫 번째 한 줄 질문 시간을 통해 질문하는 법을 배우고 나면, 기말고사 전의 두 번째 한 줄 질문 시간에는 훨씬 양질의 질문들이 많아지기 때문이죠. 질문을 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것입니다.

물론 말로 질문을 주고 받는 것도 좋겠죠.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그렇게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는 것은 부담스러워서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한 줄 질문 시간을 갖게 된 것이죠. 즉문즉답을 하지 않는 것은 저 또한 양질의 대답을 학생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입니다.

5. 이 책을 어떤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먼저 젊은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학생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니 말이죠. 또 그 젊은 학생들과 소통해야 하고, 그들의 생각이 궁금한 교육자에게도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 또 과학도라고 불릴 만한 모든 이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제목은 『젊은 과학도를 위한 한 줄 질문』이라고 지어졌지만, 사실 과학도만을 위한 책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대다수의 독자 분들도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6.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는 방법을 알려줄 때도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분류와 단순화는 편할 수 있으나 왜곡을 낳게 됩니다. 따라서 분류를 할 때는 항상 조심해야 하죠. 예시를 들어볼까요. 제가 맡고 있는 '혁신과 잡종의 과학사'수업은 과학과 기술 영역의 교양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수업이 인문과 예술 영역, 사회와 세계 영역, 비즈니스와 리더쉽 영역과 같은 다른 영역에도 속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류와 단순화는 무언가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지고, 간편할 수 있지만 왜곡을 낳기도 한다는 것. 학생들이 이 점을 유의하며 세계를 관찰하길 바랍니다.
 

▶ 본 내용은 2018. 8. 2 백남학술정보관 공식 블로그에 게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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