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공 플레이, 팀워크 돋보이는 한양대 농구부와의 인터뷰

18년 만에 어떤 것을 이룬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을 한양대 농구부가 이뤄냈다. 농구부는 지난 7월 27일, 상주체육관에서 열린 제37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 결선리그 성균관대와의 4강전에서 승리했다. 한양대가 MBC배 농구대회의 결승에 오른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이어진 결승전에서는 86-71로 패배했지만, 상대에게 쉽지 않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올해 대학리그 1차 대회 때 성균관대에 패하며 6강 진출이 좌절됐다. 감독을 맡은 정재훈 씨는 “MBC배, 그것도 4강전에서 성균관대와 다시 맞붙게 됐을 때 선수들이 끝까지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경기에 반영됐고, 마지막 어려운 상황에서도 집중하며 결승에 진출했다”고 경기 내용을 설명했다. 

한양대의 ‘육상농구’ 어느 팀보다 빠른 속공 플레이!

한양대 농구부는 현재 총 17명으로, 정재훈 감독과 김우겸 코치가 이끌고 있다. 농구부의 명성은 자자하다. 1965년에 창설돼 국내 모든 대회를 석권하며, 지난 1987년에는 3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기술 향상과 팀워크를 위해 일본 관서 연맹과 지난 1974년부터 자매결연을 해 매년 교환경기를 진행해왔다. 농구부의 주장을 맡은 김민진(체육학과 4) 씨는 “전통적으로 ‘육상농구’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어느 팀보다 빠른 속공 플레이가 장점인 팀”이라고 농구부를 소개했다.

 

▲ 농구부 주장 김민진(체육학과 4) 씨는 한양대 팀의 강점으로 '속공 농구'를 꼽았다. ⓒ 한양대 농구부 
▲ 농구부 주장 김민진(체육학과 4) 씨는 한양대 팀의 강점으로 '속공 농구'를 꼽았다. ⓒ 한양대 농구부 

지난해 겨울, 한양대 농구부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지난해 팀의 주축이었던 이근휘(체육학과 4), 오재현(스포츠산업학과 4) 씨가 ‘얼리 드래프트’로 프로에 진출하며 팀 전략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선수들은 절실함을 갖고 동계 훈련에 임했다. 농구부는 올해 첫 대회인 대학리그 1차 대회의 단국대전에서 승리했지만, 남은 경기에서 패배하며 예선탈락을 경험했다. 정 씨는 “이후 선수들이 심기일전해 3차 대회에서는 6강에 진출했고, 9월에 있을 대학 왕중왕전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진 씨도 이번 시즌에 대해 우려가 많았다. 김 씨는 “남아있던 선수들은 대학리그 경기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전력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모든 선수가 동계훈련부터 치열하게 운동하면서 하나의 팀으로 성장해 준우승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장으로서 이번 시즌 우리 팀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고, 지금까지 달려온 만큼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런 한양대가 더 보완해야 할 점은 기본 슈팅과 팀 수비다. 정 씨는 “슛율을 높이기 위해 새벽과 야간에 개인적으로 슈팅 연습을 하고 있으며, 훈련 시 팀 수비 훈련과 리바운드 연습을 좀 더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표승빈(체육학과 1, 왼쪽),  정우진(체육학과 2, 가운데), 김민진(오른쪽) 씨의 경기 중 모습.  ⓒ 김민진 학생
▲ 표승빈(체육학과 1, 왼쪽),  정우진(체육학과 2, 가운데), 김민진(오른쪽) 씨의 경기 중 모습.  ⓒ 김민진 학생

“이 정도로 분위기가 좋은 팀은 처음이다.”

학기 중에 선수들은 수업을 듣고 야간에 훈련을 한 차례 진행한다. 그 외 시간에도 개인 기량 증가를 위해 새벽과 수업이 없는 시간에 연습을 진행한다. 정 씨는 “저학년 선수들이 선배들이 해오던 부분을 상기하면서 열심히 하다 보니 선후배 간의 믿음과 배려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정 씨가 감독으로 부임한 후 한양대 농구부는 ‘원팀’을 강조하는 팀이 됐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을 가진 선수들이 먼저 출전 기회를 받는다. 정 씨는 “화려한 개인 기량보다는 기본에 충실하고, 팀이 이기는데 자신을 희생하는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며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선수들이 잘 따라와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이에 적응된 것일까. 한양대 농구부의 팀 분위기는 어느 팀보다 좋다. 김민진 씨는 “지금까지 운동하며 이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던 적은 없었다”며 “분위기가 좋다는 것이 마냥 신나고 웃으면서 하는 게 아니라 운동 시간에 선수들 모두가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팀원 서로가 치열하게 선의의 경쟁을 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 김형준(체육학과 3, 왼쪽) 씨와 김민진(오른쪽) 씨의 모습.  한양대 농구부는 뛰어난 팀워크를 자랑한다. ⓒ 김민진 학생 
▲ 김형준(체육학과 3, 왼쪽) 씨와 김민진(오른쪽) 씨의 모습.  한양대 농구부는 뛰어난 팀워크를 자랑한다. ⓒ 김민진 학생 

팀과 감독단 그리고 주장 

김민진 씨는 주장의 역할 중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의 조율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팀원이었을 때는 선수 입장에서만 생각했지만, 지금은 감독의 의견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선수 의견만 내세울 순 없다는 점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4학년인 김민진 씨의 개인 목표는 프로 농구 선수가 되는 것이다. 김 씨는 “프로팀의 부름을 받아 프로 선수가 되고 싶고, 팀 목표로는 이번 대회 준우승을 했으니 마지막 대회에서는 최종 우승을 하는 것이 목표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감독은 가장 기대하는 선수로 김민진 씨와 이상현(체육학과 4) 씨를 꼽았다. 정 씨는 “4학년 선수들이 대학 마지막 대회에서 누구보다 더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했다”며 “투지를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형준(체육학과 3, 왼쪽) 씨와 표승빈(체육학과 1) 씨가 장난을 치고 있다. 체육계는 선후배 간의 군기가 중요한 곳도 많다. 한양대 농구부는 '원팀'을 강조하기에 팀워크가 좋다.  ⓒ 김민진 학생 
▲ 김형준(체육학과 3, 왼쪽) 씨와 표승빈(체육학과 1) 씨가 장난을 치고 있다. 체육계는 선후배 간의 군기가 중요한 곳도 많다. 한양대 농구부는 '원팀'을 강조하기에 팀워크가 좋다.  ⓒ 김민진 학생 

한양대 농구부의 올해 마지막 경기는 9월 초 대학리그 왕중왕전이다. 경기가 마무리되면, 9월 말경 KBL 드래프트가 개최되며 김민진 씨와 이 씨가 드래프트에 참여해 프로 선수단 입단을 준비한다. 정 씨는 선수들에게 “겨울 훈련부터 잘 견뎌주고, 결승 진출을 이룬 선수들이 대견스럽고 고맙다”며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한 단계 발전한다면 더 좋은 경기와 결과를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민진 씨는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저희가 대단한 선수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항상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덕분에 조금이라도 더 뛸 수 있는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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