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흐름을 통찰하고,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한양대학교 교수들이 전해주는 고품격 지식·교양 콘텐츠, '하이-큐'(HY-Q)!

신소재공학부 안진호 교수가 전하는 두 번째 에피소드
'반도체 패권 전쟁, 모든 것을 거머쥘 기업은?!'

“반도체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 스마트폰, 전기차,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 등 현대 기술의 핵심에는 빠짐없이 반도체가 자리하고 있다. 20세기의 석유가 산업의 심장이었다면, 21세기의 핵심 자원은 단연 반도체다. 이에 따라 전 세계는 지금, 기술이자 전략 무기로서의 반도체 패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한양대학교가 선보이는 지식·교양 콘텐츠 시리즈 '하이-큐(HY-Q)'의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신소재공학부 안진호 교수가 출연해 ‘반도체 패권 전쟁’의 흐름과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명한다. 30년간 반도체 연구에 몸담아온 안 교수는 현재 한양대학교 연구부총장을 겸임하며 현장과 정책, 산업을 아우르는 입체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하이-큐] Q2. 반도체 패권 전쟁, 모든 것을 거머쥘 기업은?! |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부 안진호 교수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산업의 흐름은 더욱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과거 인텔이 개발한 CPU는 순차 연산의 대명사로 PC혁명을 이끌었지만, 오늘날에는 병렬 연산에 특화된 GPU가 인공지능의 핵심 엔진으로 주목받는다. GPU를 처음 개발한 기업은 바로 엔비디아. 원래는 게임용 3D 그래픽 칩을 제작하기 위해 개발된 GPU가 오늘날 딥러닝과 생성형 AI를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은 것이다. 안 교수는 “CPU가 소수의 똑똑한 사무직이라면, GPU는 수천 명의 알바생이 단순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 구조”라고 비유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텔과 엔비디아의 격차가 벌어진 이유는 바로 이러한 연산 구조의 차이 때문이다. AI가 요구하는 ‘대용량 병렬처리’ 능력은 CPU보다 GPU에 훨씬 더 적합하고, 이로 인해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AI 기술의 진화는 이제 ‘말하는 인공지능’을 넘어, ‘움직이는 인공지능’으로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테슬라의 ‘옵티머스’와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AI가 시각과 청각, 판단과 행동 능력을 갖춘 물리적 존재로 확장되면서, 인공지능을 구동하는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고성능 반도체를 제조하는 핵심 기술이 바로 ‘EUV 노광기술’이다. 빛으로 회로를 그리는 이 최첨단 기술은 현재 네덜란드의 ASML이 독점하고 있으며, 이 장비를 도입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구도는 여전히 불확실성과 변수로 가득하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수출 규제를 강화했고, 중국은 EUV 기술의 국산화를 목표로 막대한 국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기술 난이도는 높지만, 중국이 언젠가 돌파구를 마련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는 근본적인 변화를 맞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어떨까? 현재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서버에 핵심적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아우르는 종합 제조사로 도약을 시도 중이다. 하지만 메모리 중심의 산업 구조만으로는 미래 패권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한국은 시스템 반도체, AI 반도체, 파운드리 영역까지 영역을 확장해나가야 한다고 안 교수는 강조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독자적 기술력으로 ‘협력 가능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설명이다.

영상은 “GPU를 앞세운 엔비디아, 부활을 노리는 인텔, 메모리 강자 SK하이닉스, 종합 반도체 제조사 삼성전자, 혹은 지금은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제3의 기업… 과연 다음 반도체 제왕은 누가 될까?”라는 질문으로 마무리된다. 정답은 아직 없지만, 그 판이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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