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일 자 「스톡홀름 지하 깊은 곳, 세상에서 가장 긴 미술관이 있다」 기사
배세연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교수는 1월 15일 자 <한국경제>에 칼럼 ‘스톡홀름 지하 깊은 곳, 세상에서 가장 긴 미술관이 있다’을 기고했다. 배 교수는 스웨덴 정부가 시민들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1953년부터 진행해 온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결과인, 세상에서 가장 긴 미술관이라고 불리는 스톡홀름의 지하철역들에 대해 소개하고 일상 속에서 디자인이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배 교수는 지하철역에서의 공간 이용 방식에 대해 “의외로 다양한 공간 이용방식이 발생한다”며 “역에 입장 혹은 퇴장을 하기 위해서는 수직이동을 해야 하고, 승강장에서는 한 자리에서 서서 기다려야 하고, 긴 통로를 따라 부지런히 이동하기도 해야 한다”고 했다.
스웨덴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처음으로 실현된 곳이자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역인 T-센트랄렌(T-Centralen)에서는 온통 푸르게 채워져, 거대한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솔나 센트럼 역(Solna Centrum Station)은 일몰의 색상과 숲의 색상인 빨강과 초록으로만 온통 채워져, 스웨덴의 환경, 삼림파괴와 같은 사회적인 이야기를 벽화 안에 내포하고 있다.
오덴프란 역(Odenplan Station)에서는 공간의 상부를 흐르듯이 채우고 있는 지그재그 모양의 백색 조명 라인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동에 역동성을 부여하고 있는 반면, 할론베르겐 역(Hallonbergen Station)은 아이들의 낙서, 아이들이 오려 만든 종이 인형과 같은 작품으로 가득 차 있다. 이로 인해 위의 역들과 같이 본격적으로 예술성을 전달하는 공간이 되기보다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가벼운 즐거움과 경쾌함을 주는 귀여운 공간이 된다.
배 교수는 스톡홀름의 지하철역들에 대해 “이 지하철역들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디자인이 독특하다던가 예술적으로 잘 꾸며져 있기 때문이 아니다”며 “시민들이 생계를 위해 바쁘게 이동하는 과정에 있는 장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장소를 경제적 논리로 대하지 않고 이와는 반대적인 관점으로 대한 것에 그 특별함이 있다”고 했다.
배 교수는 일상 속 디자인에 대해 “디자인은 특별한 곳이 아닌 사람들의 당연한 일상 속에, 그리고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며 “일상 속에서 잘 디자인된 것들을 누리고 그것이 사람들의 당연한 생활의 배경이 되었을 때 사람들의 삶은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바쁘게 움직이는 일상 중에 문득 스톡홀름의 지하철역들과 같은 풍경을 마주했을 때 우리의 일상은 분명 조금은 더 풍요로워질 것이며, 디자인이 있어야 할 곳은 바로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칼럼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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